어제에
이어
주윤발의 투명한 눈빛은
사랑하는 이를 지켜야 하지만 지켜주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움이 잔뜩 묻어있는 눈빛이다. 마치 여기를 보는 것 같지만 나를 뚫고 나의 뒤의
어느 공간을 쳐다보는 것 같다. 이 장면을 잘 보면 보케가 진 뒤에 누군가 주윤발을 총으로 겨누고 있다.
주윤발은 미국인 3세로 개화기
전의 중국에서 오천련과 함께 떠나려 하지만 오천련이 중국을 떠나지 말고 같이 있자고 한다. 주윤발은 망설이고 떠나지만 다시 돌아와서 미국에 가지
않기로 했다. 그 대사를 말할 때 오천련의 눈빛 또한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이 장면에서 눈이 내리고
등려군의 노래가 나온다. 주윤발은 오천련을 구하기 위해 사람을 죽이게 되고 책 상해탄의 찢어진 부분처럼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
약속했지만 정부에 의해 두 사람을 헤어지게 된다.
이 영화를 좋아한 사람들이
가장 깊게 빠져들었던 마지막 기차역 신이다. 일분의 면회가 가능하게 되어 두 사람을 창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게 된다. 처음처럼 손바닥을 마주하고
마지막 초능력을 발휘해 주윤발의 손에 있던 반지가 오천련의 손바닥으로 옮겨간다. 이 장면에서 야니의 리플렉션 오브 패션이
흐른다.
기차는 떠나고 이때부터
오천련은 기다림의 세월을 보내게 된다. 멀어지는 오천련을 향해 달려다가 공안들에게 저지를 당하고 주윤발이 눈물을 흘린다. 주윤발이 운다.
주윤발이 울음을 터트릴 때 잘 참았던 사람들도 울게 된다. 두 사람은 어떻게 될까. 이 영화는 그런 영화다.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한
영화다. 주윤발 오천련식 로맨스 영화다. 액션이나 코미디는 사랑을 위해 존재하는 영화적 허용의 한 부분일 뿐이다. 유진위 감독이 이 당시에 한창
월광보합과 선리기연을 만들 때라 이 영화도 선리기연 같은 느낌의 감동이 있다. 지켜주는 사랑, 옆에 같이 있어 주는 사랑, 약속을 지키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 이 영화는 그런 영화다. 말도 안 되는 영화. 그래서 행복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