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발칙한 영화가 있다. 공포영화로 분류되어 있는데 공포영화가 맞긴 하지만 공포영화라고만 하기에는 영화 속 세계관이 굉장하다. 인간이 가지는 여러 감정과 더불어 그로테스크하며 아방가르드가 가득하다. 생각을 해체하고 사고를 분열하는 영화가 잔뜩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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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러닝타임이 두 시간으로 26명의 감독이 5분 정도로 짧게 만든 단편영화 모음집 같은 영화다. 알파벳 A부터 Z까지 하나씩 맡아서 단어에 들어맞는 주제를 정해서 영화를 만들었다. 기저에 흐르는 큰 주제는 죽음이지만 공포 속에는 불안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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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가르드 함은 그 어떤 예술 영화도 뛰어넘는 것 같다. 아주 신선하고 매우 잔인하고 몹시 적나라하다. 똘기가 발칙함을 뛰어넘는다. 어떤 작품은 미쟝센 하나만으로도 그 똘기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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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평소에 나는 이런 생각을 하는데, 여자를 좋아하는 색마가 죽기를 거부하고 불사가 되기 위해 약을 개발해서 나이 70에 드디어 불사의 몸이 된다. 절대 죽지 않는다. 이제 여자를 마음대로 만날 수 있다. 불사의 몸이 된 그날 지구에 무엇 때문에 종말이 와서 멸망하고 만다. 그래서 불사인 남자 혼자서만 살아남는다. 죽고 싶은데 죽을 수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한 번 써봐야지 하고 있는데 이 비슷한 내용의 영화도 이 속에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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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움에는 초현실적인 공포도 있지만 사람들의 시선, 외모 비하에서 오는 자기 멸시도 있다. 여기저기서 탈코르셋을 외치고 있고 운동도 일어나지만 미를 추구하고 탐하는 것은 본능이라 그것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 단편영화 중에서도 그걸 잘 녹여서 만든 작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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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스러움은 대단하니 좋아하는 사람은 봐도 좋을 듯, 감독 모두가 호러 영화감독들이라 영화를 공부 중인 사람에게는 아주 좋을 것 같다. 전 세계 여러 감독들이 참여했다. 일본 영화가 3편이나 있는데 한국은 참여가 없어서 아쉽다. 일본은 그들답게 변태성욕을 주제로 죽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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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도 있고 클레이 애니메이션도 있다. 아주 발칙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화가 시각적으로 몹시 적나라하고 아주 자극적이고 무엇보다 대단히 잔인하다. 이 영화는 ‘발칙’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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