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화영’ 이 영화는 아주 불편하다. 이 영화에 나오는 엄청난 폭력에 눈을 돌리고 싶고 귀를 막고 싶다. 하지만
그러면 안 되는 영화다. 이 영화는 학생이라는 단어보다 청소년이라는 단어가 굳이 말하자면 억지로 맞는 것 같다. 그렇지만 학생들은 봐서는 안
되는 영화, 볼 수 없는 영화다
.
박화영 이 영화를 보면 자연스럽게 김영하의 단편소설 ‘비상구’가 따라온다. 자기들만의 언어를 내뱉고
자기들만의 질서를 만들어 작은방에서 솜뭉치처럼 뭉쳐서 생존해 가는 아이들. 어른들이 봐도 모른척하는 세계의 아이들. 이전 영화로는 봉태규의
데뷔작 ‘눈물’이 있었다. 당시 봉태규는 정말 양아치를 데려다 몰래 촬영을 했나 싶을 정도였다. 바로 박화영의 박화영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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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영의 생존방식은 스스로 익히게 되고 그 방법은 왜곡된 방식이다. 박화영을 가장 잘 나타내는 대사
‘니들은 나 없으면 어쩔 뻔 봤냐’라는 말은 박화영의 외로움을 다른 말로 드러내는 대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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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영의 외로움은 자신의 엄마로부터 나타난 것으로 외로움을 잊기 위해, 외로움을 이기기 위해 지옥
같은 정글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발버둥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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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우리 없을 때 뭐 하냐는 은미정의 말에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린다고 한다. 박화영의
외로움은 인간의 가장 밑바닥의 것, 가장 근원적인 것이다. 박화영은 세상의 엄마처럼 무분별한 사랑을 주고 희생을 자처해서 폭력을 ‘당해야’하는
곳에는 망설임 없이 달려든다
.
정작 아이들에게 화는 내지 못하고 비웃음 뒤에서 마저 그 아이들에게 의존을 하는 박화영은 슬픔이다.
박화영은 그 어떤 사람들보다 무서운 욕을 하고 폭력적인 언어를 내뱉지만 그 말을 할 때마다 박화영이 슬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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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멍한 눈빛으로 표정 없이 치킨을 먹을 때, 그것이 유일하게 자신이 혼자 누릴 수 있는 것임을
알았을 때 박화영의 치킨을 먹는 이 장면은 더없이 슬프게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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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면서 왜! 아무도! 그 누구도 박화영을 끌어안아주지 못했나! 선생, 엄마, 경찰 들은 왜
어째서 박화영을 내치기만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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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영은 비정상적이다. 너무나 부자연스럽고 이해되지 않는 행동, 생각, 사고를 하는데 영화가 박화영을
이렇게 대하는 태도가 온당하게 다가온다. 그것은 박화영은 그렇게밖에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화영은 아직 학생, 아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상식에서 너무나 동떨어진 박화영이 온당하게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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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영은 출소 후에도 엄마로서 살아간다. 그리고 데리고 있는 아이들이 또다시 박화영을 깔보고 비난하며
비웃음치고 상처를 줄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된다. 그 순간 박화영은 더없이 슬프고 안타깝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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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은 나 없으면 어쩔 뻔 봤냐, 상처로 똘똘 뭉친 아이. 하지만 상처가 났을 때 그것이 상처인지도
모르고 다시 상처를 받는 아이. 그래서 상처를 또 다른 상처로 덮는 아이 박화영의 이야기, 영화 박화영이다
#영화#박화영#한국영화
#이말도안되게살아가는세계가#우리가살아가는세계에같이껴있다는것
#니들은나없으면어쩔뻔봤냐
#김가희는상도타고살도빼고그랬다한다
리뷰에 감독님께서 코멘트를 달아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