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기분 안 좋게 만난 두 사람은 기적처럼 좋아하는 사이가 된다. 두 사람은 예쁜 사랑을 키워가고 반지를 끼워주며 결혼을 약속하고 마이가 그토록 원하는 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해 주겠다며 히사시는 바로 예약을 한다. 마이는 너무 행복해서 무섭다고 하고, 그 불안은 현실이 되고 만다. 난소의 종양이 뇌까지 침입하여 몇 년을 식물인간으로 지낸다. 쓰러진 첫날부터 히사시는 마이가 일어나는 그날이 올 때까지 폰으로 매일을 하루하루 기록해나간다. 그리고 예약한 결혼식장도 매년 3월 17일에 올지 모르니 계산을 하고 예약을 해 놓는다. 매일이 지옥 같지만 곁에 있어주기로 약속한 히사시는 정말 그렇게 한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마이가 눈을 뜬다. 하지만 아이의 지능으로 돌아와 있지만 재활을 열심히 한 덕분에 말도 하고 노래도 흥얼거린다. 하지만 히사시를 기억하지 못하는 마이. 마이는 히사시의 기억을 찾으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혼자서 비가 오는 날 휠체어를 타고 히사시의 아파트로 갔다가 넘어져 울고 만다. 마이를 찾아서 자신의 아파트 입구까지 온 히사시. 거기서 이까짓 기억이 뭐라고 히사시는 마이에게 자신의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에 괴로워하지 말라며 곁을 떠난다. 기억에 없는 모르는 남자가 늘 옆에 있었는데 사라지자 마이도 허전함을 느낀다. 엄마와 산책을 하다가 웨딩홀 앞을 지나게 되다가 웨딩플래너를 만나고 히사시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마이는 혼자 움직일 수 있게 되어 휠체어를 타고 히사시가 있는 곳으로 간다. 하지만 마이의 입장에서 히사시는 전혀 모르는 남자일 뿐이다. 기억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남자. 그리고 가면서 비밀번호를 몰라서 열지 못하던 자신의 휴대폰을 여는데 히사시에게 526개의 문자메시지가 와 있다. 첫날부터 기록해둔 마이에 대한 히사시의 사랑. 그리고 마이는 히사시가 있는 섬으로 가서 둘이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의 결말은 결혼식을 올리며 행복하게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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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않고 국수 한 그릇을 먹는 정도로 말을 해버렸는데 이 영화는 그런 이야기다. 클리셰에 신파에 이 허무맹랑하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는 일본의 실화다. 몇 년 동안의 기억만 있는 남자와 이 남자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는 여자. 그런 여자를 보며 그녀 곁을 떠나는 남자. 그런 남자를 다시 찾아온 여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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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꼭 하고 싶어요. 

계속 기다려줬고 믿어줬고 옆에 있어줬는데 아직도 기억이 안 나요. 

그래도 상관없어요. 

저 히사시 씨를 한 번 더 좋아하게 됐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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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의 말에 히사시는 바보 같은 웃음으로 “나는 계속 좋아하고 있어”라고 현재형으로 말을 한다.  히사시는 늘 마이의 편이었다. 이 장면이 좋아서 나도 모르게 몇 번을 봐버렸다. 영화 속 마이가 뇌사상태가 되어 있을 때 실제 환자처럼 얼굴은 엉망이 되어 있다. 그 곁을 매일 지켜주고 말을 걸어주고 하는 히사시는 정말 그녀를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은 했다, 가 아니라 사랑한다,의 진행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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