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미야마 타카는 전철에서 처음 본 후쿠쥬 에미를 보고 반하고 만다. 소심한 성격의 타카는 어떡하면 에미에게 말을 걸까 고민고민하고, 그러는 동안 에미가 전철에서 내린 걸 알고 무작정 따라서 내려서 에미를 찾는다. 그리고 저 앞의 에미를 불러 마음을 말한다. 이렇게 말을 하는 자신도 놀란 타카는 휴대전화 번호를 가르쳐 달라고 한다. 하지만 휴대전화는 없다는 에미. 아, 거절이라 생각한 타카는 인사를 하고 가려는데 에미는 정말 휴대전화가 없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역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타카는 타카라가이케- 자신의 고향 이야기를 하려는데 에미를 시간을 보고 가야 한다고 일어난다. 타카는 내일 다시 만날 수 있냐고 묻는다. 그때 고개를 돌리는 에미는 눈물을 흘린다. 처음 만나서 눈물을 흘리는 에미는 타카에게도 관객에게도 의아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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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다음 날부터 만나서 서로를 알아가고 수줍은 데이트를 한다. 타카는 에미를 만나기 몇 시간 전부터 행복하다. 데이트할 장소를 미리 답사하고 에미가 어떤 음식을 좋아할지 먼저 먹어보기도 한다.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기에 이런 장면은 참 행복하게 보인다. 두 사람은 서서히 알아가고, 타카는 반짝이는 트리의 전구 앞에서 에미에게 마음을 고백을 한다. 그리고 에미는 자신은 엄청 잘 우는데 괜찮냐고 묻는다. 이후 타카의 이사를 에미는 돕고, 타카의 친구들과 알아가고 타카의 집에서 에미는 맛있는 소고기 스튜를 만들어준다. 타카는 자신의 집에서 엄마가 해주던 스타일과 비슷하다고 하고 에미는 초콜릿을 넣어서 만들어서 그렇다고 말한다. 타카는 그건 우리 집에서만 하는 방법인데 에미가 어째서 알고 있는지 묻고 지난번에 말해줬잖아, 같은 말을 듣는다. 타카는 전혀 기억이 없지만 그렇게 넘어가고, 그날 두 사람은 사랑을 나눈다. 에미는 이때에도 눈물을 흘린다. 전철이 끊어지기 전에 에미는 집으로 가고, 두고 간 에미의 수첩을 보면서 타카는 이상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수첩에는 앞으로 일어날, 앞으로 일어난 일에 대해서 적혀 있고,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선율, 리듬, 화성이 변형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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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소설’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를 영화로 만든 판타지다. 그동안 일본은 수많은 시간의 어긋남, 시간의 후퇴, 타임리프, 시간의 격차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었다. 이 영화 역시 다른 영화처럼 시간의 뻔한 클리셰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아무 생각 없이 보다가 그만 빠져들게 되는, 보고 나면 영화가 주는 매력과 감동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되는, 그런 기묘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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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후쿠시 소우타는 정말 멋진 외모를 지니고 있고, 고마츠 나나는 이렇게 예쁠 수 없을 정도로 예쁘게 나온다. 두 사람은 극 중에 서른 살로도 나오지만 멋진 외모가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데, 그 아름다움이 너무 깊어서 실은 슬프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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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는 타카와 만날 때마다 매 순간, 희한한 타이밍에 울고 만다. 타카는 눈물이 많았던 에미가 왜 그랬는지 알게 되었을 때, 그 순간, 그때는 보는 나도 그만 영화에 이입이 너무 되어 버렸다. 타카는 앞으로 흘러가는 시간 속에 살고, 에미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 속에 살기 때문에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오직 스무 살, 그리고 한 달 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에미가 울었던 매 순간은 그 시간이 마지막이기 때문에 에미는 눈물을 그렇게 흘렸었다. 타카가 에미를 처음 만난 그날이 에미에게는 마지막 날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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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는 세상의 시선도, 사회적 인식도, 직업도, 돈도 전혀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두 사람을 위해 사랑을, 그 짧은 순간일지라도 그때의 사랑을 택한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사랑이 에미에게는 무엇보다 제일 소중한 것이다. 에미에게 화를 낸 타카가 자정이 지나서 에미에게 전화를 하여 이렇게 말한다. “내일의 나는 너에게 못되게 굴 거야, 괴롭기 때문에, 하지만 지금은 극복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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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서 에미는 울지 않게 되고 타카가 눈물이 많아진다. 행복하기만 해야 할 두 사람의 사랑은 슬프기만 하다. 흔한 우연을 운명이라 여기는 두 사람. 한 사람을 위해 일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억지스러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고 슬프고 감동적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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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을 하고 싶어 하고 사랑을 한다. 우리는 하나의 선으로 그 선은 일직선이다. 서로 교차하고 싶어 하지만 선은 서로 일직선으로 죽 이어진다. 누군가 노력으로 선을 조금 기울인다면 우리는 언젠가 서로 만나는 날이 온다. 그 순간은 비록 짧고 찰나지만 그 순간을 우리는 영원으로 기억을 한다. 사랑은, 사랑이라는 건 시공을 초월하고 모든 것을 무너지게 만드는, 인간이 가지는 아주 기이하고 묘한 감정이다. 이 영화는 그것을 너무 콕 집에서 보여주어서 내 마음을 들켜버린 것 같은, 눈물샘을 그대로 뚫어 놓은 것 같은 영화였다. 20대가 본다면 참 좋을 영화, 20대라면 보라고 하고 싶은 영화. 누군가 나를 욕해도 어쩔 수 없다. 이 영화는 환상적이고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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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라는 직감이 들면 다가가야 한다고 마음에게 말하라고 하는 영화.
영화를 보면 끝에 눈물이 나지만 다시 한 번 영화를 보면 처음부터 눈물이 흐를 것 같은 영화.
그 사람이 보고 싶어, 그 사람을 위해서 몇 년을, 그 한 사람을 위하여 무언가를 준비하고 다가가려고 했던 사람에게는 눈물로 몸을 촉촉하게 선사하는 영화.
사랑에 대해서, 깊은 사랑에 대해서 말을 하는 영화.
사랑을 이어가는 것은 사람의 의지와 노력과 용기라고 말하는 영화.
누구에게나 가장 아름다웠던 사랑의 순간이 있다고 말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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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보면 어느새 두 사람을 향해 응원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