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 범죄와의 전쟁 시공그래픽노블
알렉스 로스 외 지음, 이규원 옮김 / 시공사(만화)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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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이든 정신적이든 범죄는 그 손길이 닿은 모든 것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떠난다.
흉터를 남기고 죽음을 불러오며, 마음과 영혼을 파멸시킨다.
그리고 종국에는 절망만을 남긴다.

마커스, 이건 네 모습이 아니다.
이럴 이유가 없지 않니.
네 부모님이 어떻게 되셨는지 알고 있단다.
네가 어떤 기분인지도 알아.
나 역시 총을 든 자들에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었단다.
아직도 그 분들이 보고 싶어.
혼자가 되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 잊은 적이 없단다.
부모님을 되살릴 수는 없겠지만 부모님을 빼앗아 간 폭력의 고리를 끊을 수는 있어.
폭력의 편에 서지는 말거라, 마커스.
가족을 앗아 간 것의 편이 되어선 안돼.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것은 비극의 순간 그 자체가 아니라 어떤 선택을 통해 그 순간을 넘기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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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숨
배명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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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고 우아하고 아름다운 사람들.

제목만큼이나 생명으로 가득찬 이야기.


상상력이 부족해서 이야기가 그리는 세계를 완벽하게 따라갈 수 없어서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읽기를 잘했어.

가능하다면 나도 첫숨에서 살고 싶다.

사람은 그냥 문이었으면 좋겠다. 별로 넓지도 않은 아파트 복도에 다닥다닥 마주 보고 선 현관문 같은 존재. 아니면 창문이어도 좋다. 아파트 6층 건물 두 면을 가득 메운 똑같이 생긴 수십 개의 창문들. 이 문들은 보통 닫혀 있다. 창문에는 늘 커튼이나 블라인드가 쳐 있다. 바로 이 점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닫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인간은 문이다. 닫혀 있는 채로 두는 게 더 나은 문. 굳이 모든 문을 열어봐야 하는 건 아니다.

무대는 비현실이다. 약속된 마법이며 경계가 분명한 격리된 시공간이다. 그래서 무대는 여간해서는 현실로 번지지 않는다. 경계를 확실히 해서 거리낌 없이 비현실을 담아내게 하는 것. 그게 바로 무대의 기능이다. 좋은 무대를 갖는다는 것은 좋은 마법이 담길 신전을 지니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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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 변호사 고진 시리즈 5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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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멓고 끈적끈적한 바닥 모를 늪 같은 악의를 상상했었는데...

그 상상이 빗나가 버렸네.

한 권 내내 펼쳐놓기만 하던 복선을 마지막 장에서 모조리 쓸어담는 작가님의 솜씨는 찬양.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살인 그 자체뿐, 살인을 한 사람의 내면이란 건 영원히 볼 수 없는 달의 반대편일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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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갖히면 우리는 새로운 것을 갈망하게 된다. 그 새로움이 얼마나 쉽게 우리를 배신할 수 있는지, 혹은 오랜 습관이 주는 안락함이 사라지면 얼마나 깊이 그리워질 지를 망각하고서. (195쪽)

변화들은 영원하지 않지만, 변화는 영원하다. (2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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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7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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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하지 않은 중국어 고유명사 때문에 처음에 좀 헤매는 순간을 지나고 나니 완전 재미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추리소설 읽은 기분.
첫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정교한 짜임새가 가장 큰 매력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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