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숨
배명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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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고 우아하고 아름다운 사람들.

제목만큼이나 생명으로 가득찬 이야기.


상상력이 부족해서 이야기가 그리는 세계를 완벽하게 따라갈 수 없어서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읽기를 잘했어.

가능하다면 나도 첫숨에서 살고 싶다.

사람은 그냥 문이었으면 좋겠다. 별로 넓지도 않은 아파트 복도에 다닥다닥 마주 보고 선 현관문 같은 존재. 아니면 창문이어도 좋다. 아파트 6층 건물 두 면을 가득 메운 똑같이 생긴 수십 개의 창문들. 이 문들은 보통 닫혀 있다. 창문에는 늘 커튼이나 블라인드가 쳐 있다. 바로 이 점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닫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인간은 문이다. 닫혀 있는 채로 두는 게 더 나은 문. 굳이 모든 문을 열어봐야 하는 건 아니다.

무대는 비현실이다. 약속된 마법이며 경계가 분명한 격리된 시공간이다. 그래서 무대는 여간해서는 현실로 번지지 않는다. 경계를 확실히 해서 거리낌 없이 비현실을 담아내게 하는 것. 그게 바로 무대의 기능이다. 좋은 무대를 갖는다는 것은 좋은 마법이 담길 신전을 지니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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