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회경험이 별로 없다. 세상물정도 솔직히 잘 알지 못한다. 그저 내가 생각하는 옭고 그름이 존재할 따름이다.
이 나이 먹도록 다른 친구들에 비해 아르바이트나 그밖에 사회생활이 많이하지 않았다. 어쩌면 운이 좋았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다. 집안 사정을 어려웠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나름대로 생활 할 수 있었다.
내가 아르바이트를 구하면서 친구들과 한 이야기다. 그 당시 나는 다른 친구들이 어떤 아르바이트를 하는지 궁금했다. 사실 그 친구보다 더 좋은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싶어 그런 것이지만, 처음 구하는 아르바이트라 머든지 힘들었다.
“야 아르바이트 구하기 너무 힘들다야, 너는 요즘 머 하냐?”
“나는 편의점 야간 왜!”
“얼마받냐! 최저시급 챙겨 주냐?”
“최저시급 야 요즘 그거 챙겨주는 편의점이 어디있냐! 직영이면 모를까?”
전주에 사는 친구의 이야기였다. 군대에서 안 친군데 밖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사회로 뛰어든 친구였다.
최저시급 5천5백8십원, , , 오천오백팔십원 지금까지 그저 많은 곳이 이 정도는 챙겨주는 가드라인 정도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생각이 틀린건가 내가 정말 세상물정 모르는 놈인가
난 한번 면접이나 봐보자 하는 심정으로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편의점들을 확인했다. 전부 시급에 5580이라는 숫자가 통일을 이루며 적혀 있었다. 면접을 보니 조금 다르긴 했지만.
“아 그럼 야간이 가능하다는 말씀이죠.”
“아 내, 그런데 시급이 얼마 받을 수 있나요.”
“아 얼마로 말고 있는데요.”
갑자기 당황하고 말았다. 왜 내가 물어봤는데 다시 물어보는지, 혹시 떠보는 건지 그냥 질러버리자.
“최저시급 정도면 적당하지 않나요.”
“최저시급이 얼만지는 알아요”
“내 5천5백8삽원.”
“최저시급 혹시 그 정도 받는 친구들이 있나요.”
“내 친구들이 그 정도는 받는다고 해서요. 야간되면 더 받고”
거짓말을 해버렸다. 사실 그 정도로 받는 친구들은 없었다. 역시 직영점을 제외하고는
“자 잘들어 보세요. 앉아요.0”
“아 예”
“잘 생각해보세요. 편의점 편하게 일하는 거죠.”
“예 그런 편이죠.”
“근데 식당 서빙이 더 힘든데 똑같이 5580원 받고 있거든요. 편의점이 너 쉽게 돈버는 건데 더 적게 받을 수밖에 없어요. 더 많이 받고 싶으면 더 힘든 일 찾아야죠.”
“그런가요.”
나는 그냥 “알겠습니다.”만 하고 나왔다. 쉽게 일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저 분은 최저시급을 최대시급쯤으로 생각하는 건가 내가 세상물정이 어두워서 그런지, 저분이 세상물을 너무 먹어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최저시급은 최저시급이었으면 한다. 말 그대로 쉽게 돈버는 것이라면 최저시급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더 힘들고 고생하고 노력하는 것이라면 최저시급에서 더 플러스해서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는 세상물정 모르는 놈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