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간 버스를 기다리다가, 30분간 온 동네를 빙빙도는 버스를 타고 내려서, 10분을 걸어야 이곳에 올수 있었다. 이제 다리가 점점 말은 듣지 않는다. 마음 같아서는 매일같이 오고 싶지만 오면 올수록 가슴이 찢어지는 것이 이건 정말 못할 짓이다.

그나마 산 높이 딸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행이었다. 그리도 그녀의 딸은 누울자리가 없지는 않았다. 산 밑자락 사돈네 묘들이 줄지어 있다. 누가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묘자리 뿐이다.

제일 밑이 딸이었다.

주섬주섬 등에 맨 가방에서 조화를 꺼냈다. 생화를 살까도 고민 했지만 무덤가에 시들어져 있는 꽃은 보기 싫었다.

귀자야 엄마왔다. 꽃도 가져왔는데 인사도 안하냐

최대한 덤덤하게 말을 하고 있지만 대답이 들려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 계속 말을 걸고 싶다.

이 나쁜년아 엄마가 왔는데 왜 대답을 안해!”

너 그거 나쁜버릇이다.”

꽃은 여기다 꽂아 둘테니까, 매일 봐라

알았지

또 대답을 안하네. 나쁜년아, 아이고 나쁜년아

결국 가슴에 담아온 것이 터지고 만다. 항상 이곳에 오고 싶으면서 오고 싶지 않은 것이 이것 대문이다. 대답하지 않는 딸 앞에 서있는 자신이 허망하고 야속하다.

아이고 이년아 엄마 나두고 어니갔냐! 엄마라고 불러봐라, 엄마 왔다.”

이제 다리도 풀려 무덤앞에 주저앉고 말았다. 가슴이 찢어져 오는데 그저 살고 있다.

내가 죽어야 가슴이 아프지 않을까.

내가 죽어야 가슴이 아프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