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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1 : 여성과 공포 - 전5권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도러시 매카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평점 :
- 회색 여인과 초대받지 못한 자를 중심으로 -
찰스 디킨스가 사랑한 작가 엘리자베스 개스켈. '회색 여인'은 남성이 지배하는 사회 구조에서 무력한 약자일 수밖에 없는 여성의 입장을 첨예한 문제의식과 강력한 서스펜스로 그려낸 소설로,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1 - 여성과 공포라는 테마의 다섯 권 중의 하나이다.
'회색 여인'은 '회색 여인', '마녀 로이스', '늙은 보모 이야기' 총 3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 아주 아름답고 젊은 여인의 그림. 이 아름답던 여인이 어느 날 공포로 얼굴색을 완전히 잃은 채로 나타난다. 그래서 그 여인을 '회색 여인'이라 부른다. 무슨 연유로 그 여인은 공포에 떨면서 살았던 것일까? 여러분은 그 까닭을 그녀가 딸에게 쓴 편지를 읽으면서 그 회색 여인이 왜 그리 공포에 떨면서 살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고, 공감하면서 가슴 아파할 것이다. 또한 그녀의 편지 마지막 부분에 드러나는 진실을 알게되고 놀랄 것이다.
남성들이 지배하는 사회 구조에서 여성은 한낱 영원히 무력한 약자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기만하다. 이보다 더한 공포가 과연 있을까?
'초대받지 못한 자'는 자신의 집에서 초자연적 현상 즉 유령을 목격하고 이에 맞서 진실을 파헤쳐가는 여성 작가 도러시 매카들이 1941년 발표한 소설이다. 유령의 집, 교령회, 스펠링 그라스를 이용한 유령과 대화 등이 독자로 하여금 공포스러운 분위기와 오싹함까지 느끼게 하고 있지만 패멀라의 멋진 활약으로 유령의 실체를 파악하게 되고, 진실이 무엇인지를 알아냄으로써 유령을 사라지게 한다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에서 가장 흥미진진했던 부분은 로더릭과 패멀라가 유령의 존재에 뒤로 물러나지 않고 끝까지 추리하고 실체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한숨 소리와 울음 소리, 냉기, 빛, 연기.... 한밤중 일어나는 이런 초자연적 현상을 직접 목격했을 때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까? 그러나 두 사람은 위험에 처한 스텔라를 위해 현명하게 이성적으로 유령의 실체에 다가가려 노력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놀라운 사실. 이 소설에서 반전의 키는 패멀라의 추리에서 나왔다. 반전을 통해 밝혀지는 유령의 실체를 알았을 때 우리는 한 여인의 삶을 동정하게 될 것이다. 죽어서도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자식을 지키고 싶었던 여인과 자신을 사람들로부터 철저하게 희생적이고 마음씨 착한 완벽한 성녀의 이미지로 남기를 바라는 여인을 만나게 될 것이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초대받지 못한 자'를 읽기를 추천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이 소설은 이미 1944년 'The Uninvited' 제목의 공포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만큼 스토리 구성이 탄탄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회색 여인', '초대받지 못한 자' 모두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여름철 읽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