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살리는 집
노은주.임형남 지음 / 예담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나의 꿈은 퇴직 후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아닌 마당이 있는 집을 짓고 싶다는 것이다.

이런 꿈을 갖게 된 것은 내가 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따뜻한 곳에서 자라야 하는 식물도 있지만 밖에서 월동을 해야 다음해에 아름답고 튼실한 꽃을 피우는 식물도 있기 때문이다. 조그만 화원을 마당에 따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내가 어릴 때는 마당에서 맘껏 뛰어놀면서 자랐는데 우리 아이들은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아래층 눈치보면서 조심 조심 키워 늘 미안한 마음이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 태어날 우리 손주들에게는 앞마당에서 맘껏 뛰어놀게하고 싶었다. 자연과 함께 편안히 휴식할 수 있는 공간. 이것이 미래의 내가 생각하는 집이다. 그래서 내가 이 책을 읽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프롤로그에 있는 첫 문장이 집에 대한 나의 생각과 어찌나 딱 맞아떨어지는지 그래서인지 책을 펼치고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집이란 내가, 그리고 우리 가족이 살기 위해 존재하는 곳입니다. 그저 머무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힘들고 괴로운 일들을 잊고 편안하고 즐거운 상태가 될 때, 우리는 진정으로 ‘살아 있다’라고 느낍니다.-p4 

 

1부 첫머리의 '나는 지금 여기서 행복한가'하는 물음에서부터 반성 모드로 접어든다. 나를 포함한 우리들은 정말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재산을 모은다. 여름을 즐기는 베짱이보다 겨울을 생각하며 땀 흘리는 개미가 되어 앞으로 행복하기 위해 지금의 어려움을 견디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 정말 우리의 미래는 행복이 보장된 걸까. 우리는 왜 미래의 불확실한 행복을 위해 오늘을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갈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내가 원하는 집. 자연이 있는 소박한 집은 먼 미래에 지어질 꿈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현실속의 집이 되어가고 있었다.

 

2부의 제목들을 나열해보니 내가 원하는 집이 만들어 져 있다. 나만의 사색 공간이 있고 햇빛이 가득한 남쪽의 창이 있으며, 편안히 요리할 수 있는 주방과 바람이 향기로운 화장실이 있는 집. 더불어 나만의 놀이 공간, 숨쉴틈이 있는 다락과 차를 마실 수 있는 마루가 있고 푸른 자연과 가까이 할 수 있는 발코니와 옥상 정원이 있는 집이 바로 내가 원하는 곳이다.

 

3부. 우리를 살리는 집은 과연 어떤 집일까.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친구같은 집. 특히 단열과 환기. 환기도 기계적 환기가 아닌 자연적 환기가 잘 이루어져야함을 강조하고 있다. 내가 지금 현재 살고 있는 집은 아파트이다. 저자 역시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아파트라는 공간은 우리가 버려야 할 공간일까. 그건 아니다. 이웃간의 정을 만들어 가고,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아파트 역시 우리가 살아갈만한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4부는 실제 작가가 건축한 집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속의 집들을 바라보니 한결같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집들이고 느낌이 있는 집들이었다. 삼대가 사는 집을 보니 나와 흡사한 생각으로 집을 지은 것 같아 꼼꼼히 살펴보며 읽었다. 고생하신 부모님이 자연에서 위로받으실 수있는 따뜻하고 맘 편한 집. 자식들에게는 먼 훗날 마음속에 그리움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그리운 집. 이렇게 내가 원하는 집은 머리에만 그려져 있는 먼 미래의 집으로 남아있으면 안 될 것 같다. 머릿속에 들어있는 것을 현실 속으로 내놓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지금 당장은 아니래도 가까운 시일에 이루어지도록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작은 것부터 찾아봐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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