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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 신화 2 : 아폴론 헤르메스 데메테르 아르테미스 - 정재승이 추천하는 뇌과학을 중심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12가지 키워드로 신화읽기 ㅣ 그리스·로마 신화 2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정재승 추천 / 파랑새 / 2022년 2월
평점 :

그리스·로마 신화 1편에 이어 2편을 읽었다. 뇌과학자 정재승이 추천하는 신화 읽기로 소개된 그리스·로마 신화는 제1권은 '권력'이라는 키워드로, 제2권은 '창의성'이라는 키워드로 내용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창의성'이란 남들이 일반적으로 수행하는 생각과는 다른 사고 과정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말한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만으로 창의성이라 할 수는 없다. 여기에는 반드시 과거보다 더 나은 생산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한다.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며, 가장 고등한 능력의 하나 '창의성'에 촛점을 두고 이 책을 읽어보자. 결국은 그리스·로마 신화 자제가 창의성을 담은 이야기가 아닌가?
1편에 이어 2편은 아폴론, 헤르메스, 데메테르, 아르테미스의 이야기로 꾸며진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일지라도 그리스·로마 신화는 다시 읽어도 언제나 흥미롭다. 질투....신이나 인간이나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하는 운명일까? 헤라의 질투로 야기된 신화 속 이야기는 참으로 많다. 레토 역시 헤라의 질투로 고통을 받는 중, 아들 아폴론은 어머니 레토를 괴롭히는 피톤을 죽이고 델포이 신전을 세운다. 가이아의 아들 피톤을 죽인 사실은 용서받지 못할 큰 죄이다. 아폴론은 자신의 죄에 대한 벌로 목동이 되어 9년 간 양 떼를 돌보는 일을 하면서 아드메토스를 도와 펠리아스가 요구한 불가능한 일을 해낼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정작 자신에게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생긴다. 에로스가 쏜 화살을 맞고 다프네에 반해 쫒아다니지만 다프네 역시 에로스의 화살을 맞고 아폴론을 두려워하고 싫어했던 것이다. 아, 신의 사랑도 결국 비극적인 결말로 끝나버린다. 에로스의 화살은 그 어떤 신도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는 말인가?
신들 중 가장 꾀가 많고 솜씨가 뛰어난 헤르메스. 아폴론조차도 요람의 아기인 헤르메스에게 속아 넘어가다니... 이를 심판해 줄 신은 제우스. 교묘한 꾀로 아폴론을 속인 헤르메스. 아폴론의 자존심은 큰 상처를 입을 수 밖에.... 그러나 헤르메스가 직접 만든 리라는 음악의 신 아폴론의 화를 충분히 누그러뜨리고도 남았다. 두 신에게 우정이 생기게 한 것은 음악.... 음악은 인간뿐 아니라 신들의 감정도 바꿀 수 있을만큼 위대한 것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인간에게 농사 짓는 법을 가르친 데메테르. 인류에게 문명은 정착 생활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농경 생활을 하면서 정착한 인류. 데메테르는 어떤 신보다 인간을 사랑한 신이었다. 인간에게 이보다 더 위대한 신이 있을까? 그러나 자신의 딸 페르세포네을 하데스에게 준 제우스 때문에 그녀는 누구보다 괴로워했다. 자신이 창조해 낸 모든 아름다움까지도 모조리 망가뜨릴 정도로.... 결국 인간의 땅에는 더 이상의 곡식이 자라나지 않았으니 이보다 더 큰 불행이 어디 있을까? 데메테르에게 불행을 안긴 신이 제우스. 그 역시 인간의 땅이 황폐해진 것을 도저히 볼 수 없을 정도로 인간을 사랑했던 것일까? 결국 페르세포네를 일 년의 절반은 땅 위로, 절반은 지하 왕국에서 하데스와 함께 살게 해 주었다. 많은 신들 중, 인간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보호하는 데메테르. 그러나 인간 위에 신들이 존재함을 잊고 오만방자함을 보인다면 에리식톤처럼 가차없는 벌을 받을 수 있음을 잊지 말기를......
자존심이 강한 여신이면서 순결의 여신 아르테미스. 자신을 무시하는 자에게는 재앙을 내린다. 테세우스의 아들 히폴리토스는 아르테미스 여신을 섬기는데 일생을 바치기로 하는데, 이를 질투하는 아프로디테 여신. 그의 새 어머니인 파이드라에게 에로스의 화살을 쏘게 한 결과 자신의 허물을 히폴리토스에게 씌우고는 목숨을 끊는다. 아버지 테세우스는 결국 아들에게 저주의 말을 내뱉는데.... 신의 질투로 빚어진 결말은 히폴리토스의 죽음으로 끝난다. 영원히 사람들의 기억에 남은 히폴리투스는 하늘의 별자리 이니오쿠스(마차부자리)로 불리며 남게 된다. 하늘의 별자리는 신화 속 이야기이다. 무수한 많은 밤하늘의 별자리처럼 그리스·로마 신화 역시 끝도 없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력의 보물. 그리스·로마 신화는 상상력의 교과서이다. 현실 세계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것들, 인간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것들, 이미 인간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평범한 것들에 상상력을 불어넣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더 한층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성한 이야기가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