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남자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85
빅토르 위고 지음, 이형식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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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의 '웃는 남자'는 상권과 하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권의 이야기는 전체적인 이야기로 볼 때 서두에 해당된다.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의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 17세기 영국의 귀족 사회, 그리고 하층민의 생활에 대한 상세한 묘사와 주인공 그윈플레인이 스물 다섯의 성인이 되기까지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하권은 우르수스 일행이 서더크의 여인숙 태드캐스터에서 자리를 잡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비록 가난해도 한 가족이 되어 화목하게 살던 우르수스와 그윈플레인, 데아. 하층민이며, 어릿광대였던 그윈플레인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로드(lord)의 신분이 된 것이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그윈플레인이 로드가 되어 의회에서 장엄하고도 연설하는 가치 있는 연설을 하는 장면일 것이다. 그는 자신의 공연을 보러 온 하층민들의 무지, 가난함, 굶주림, 매춘, 착취 등 불행한 삶을 살아 온 창백한 얼굴을 대변하여 부조리함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한다 .

그윈플레인과 데아를 자식으로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두 아이가 행복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이들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우르수스는 거친 듯 보이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지극히 인간적인 인물이다. 타인의 고통에 나몰라하는 귀족과는 다르게 가진 것이 없어도 서슴 없이 나누고, 두 사람의 울타리가 되어 준 우르수스. 그윈플레인의 부재로 충격을 받게 될 데아를 안심시키기 위해 복화술과 몸짓으로 애쓰는 모습 또한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준다.

'웃는 남자' 그윈플레인은 결코 웃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의 얼굴에 나타날 수밖에 없는 그 웃음.... 그건 절망의 또다른 표현일 것이다...그래서 그의 웃음은 반어이며 역설인 것이다. 소설 '웃는 남자'는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당시의 정치적 · 사회적 무질서, 특히 계급 사회가 빚은 극심한 빈부 격차, 신분 차별의 부조리 속에서 평등의 의미와 함께 인간의 존엄성을 깊이 있게 되새겨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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