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 MIDNIGHT 세트 - 전20권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열린책들에서 창립 35주년을 기념하여 주옥같은 세계문학 중단편을 모아 noon 세트 10권과 midnight 세트 10권을 출간하였다. 이번에 읽은 작품은 1942년 발표된 프랑스 대문호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다. 실천주의 철학가이기도 한 그는 1957년 노벨문학상을 받는다. 이방인은 주인공 뫼르소라는 남자를 통해 알베르 까뮈의 사상이라고 할 수 있는 부조리의 철학을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다.

양로원에 있는 어머니의 사망 소식. 그러나 뫼르소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보이지 않는다. 장례식 내내 별다른 감정을 보이지 않던 그는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열두 시간 잘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기뻐한다. 다음날 뫼르소는해수욕장에서 만난 옛 동료 마리를 만났고, 그녀와 하룻밤을 보낸다. 주말이 지나고 출근한 뫼르소는 열심히 일하고 집으로 돌아오고, 이웃인 레몽의 저녁초대를 받고 그의 집에 가서 아랍계 애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의 부탁으로 편지를 대필해 준다. 며칠 뒤 친구들과 바닷가를 찾은 그는 레몽을 노린 아랍 청년들과의 싸움에 휘말려 총을 쏜다.

그는 재판 전까지 수감 생활을 하고 재판을 하는데, 자기 운명이 자기와 상관없이 결정되어가는 모습에 회의를 느낀다. 검사는 뫼르소가 어머니 죽음 앞에서 무덤덤했고, 다음날 마리를 만난 점 등을 들어 그를 공격한다. 결국 뫼르소는 사형을 언도받고 사형수가 되어 형이 집행될 날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고 만다. 뫼르소는 자신을 찾아온 사제가 종교에 귀의할 것을 강요하는 것에 화를 내고, 자신에겐 삶과 죽음에 대한 나름의 확신이 있다고 주장한다. 뫼르소는 죽음을 앞두고 어머니 죽음을 떠올리면서 사형집행일을 기다린다.

소설 속 주인공 뫼르소는 타인과 다른 생각과 태도를 지닌 남자이다.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행동은 단연 어머니의 죽음을 대하는 그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어머니의 시신을 눈으로 확인하려하지 않았고, 심지어 담배를 피우기까지 한다. 이런 모습은 재판 과정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그를 손가락질하며 죄인으로 단정해 버리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보통 사람과 다른 생각과 행동.... 어머니의 죽음에 슬퍼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가식없이 사람들앞에서도 솔직하게 그대로 보여주는 뫼르소는 자기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다. 그러나 사회는 그를 비난한다. 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그는 이 사회의 이방인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가 사람들에게 비난받는 일은 어머니 장례식에 보인 태도 이외에도 다음 날 있었던 마리와의 일련의 행동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뫼르소의 행동은 어머니 장례식을 치른 사람의 행동이 아니다.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행동이다. 그러나 뫼르소는 자기 주변에 일어나는 것들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어머니 죽음에 대해서도.... 마리와의 사랑에 대해서도....자신을 사랑하느냐는 마리의 말에도 솔직하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하는 뫼르소. 그러면서도 그녀가 원하면 결혼해도 좋다고 말한다. 뫼르소는 이렇듯 자신의 삶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무관심한 태도 즉 방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까뮈가 쓴 이 책의 서문은 1958년 발간한 영문판 '이방인'에 실린 것으로 당시 자신의 작품과 사상을 둘러싼 각종 오해와 비난에 대해 쓴 내용이다. 뫼르소는 사회속에서 변두리의 사적이고 고독하며 관능적인 삶을 살면서 그 가장자리를 떠도는 사회의 이질적인 존재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의 살인에 대해 어떤 변명도 하지 않는다. 술책을 부리려고도, 거짓말을 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세상의 관례를 따르지 않는, 진실을 말하는 그의 솔직함은 오히려 사람들의 분노만 샀고 그들에 의해 뫼르소의 삶이 결정되어졌다. 결국 그는 타의에 의해 철저한 이방인이 되어버린 것이다.

까뮈의 소설은 나에게 여운을 많이 남긴다. 죽음을 앞두고 감옥에 누워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처음으로 세상의 애정어린 무심함을 향해 자신을 연 뫼르소를 생각해본다. 그가 느꼈던 깨달음을..... 이방인을 처음 읽었던 고등학교 여학생의 마음에 어떤 울림이 있었는지 아련하기만 하다. 다시 읽어도 어려운 이 느낌은 그때도 똑같았었다.. 앞으로도 몇 번을 더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