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 MIDNIGHT 세트 - 전20권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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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열린책들에서 창립 35주년을 기념하여 세계문학 중단편을 모아 noon세트 10권과 midnight 세트 10권을 출간했다. 이번에 읽어 본 책은 1884년 발표된 톨스토이의 대표적인 중편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주인공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준 작품으로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한다. 특히 이반이 죽음을 맞는 과정과 그에 따른 태도가 자세하게 묘사된 작품으로, 성공만을 향해 모든 것을 내던지고 달려왔던 이반 일리치가 자기 삶이 잘못 되었음을 깨닫고 죽는 과정이 처절하게 그려져 있다.

주인공 이반 일리치는 잘나가는 판사로, 새로 이사할 집에 커튼을 달다가 사다리에서 떨어진다. 하지만 대수롭지않게 여긴 이 사고는 점점 그에게 통증을 안기고, 결국 자신이 죽게 되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반은 죽음을 앞두고 많은 것을 생각한다. 결국 자기 인생의 방향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마지막 순간 죽음을 수용한다.

- p74 "내가 죽어가야 한다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주인공 이반 일리치가 소설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그 순간부터 우리는 죽음을 향해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예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를 망각하고 산다 이반 일리치 역시 죽음이 다가옴을 느끼지만 쉽게 자신의 병과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에게 죽음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인간이 이 얼마나 모순적인가. 이런 이반의 모습은 이반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죽음에 대해 거의 동일하게 나타나는 모습이기에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공감이 가는 것이다. 소설 속의 뾰뜨르 이바노비치 역시 이반의 부고 소식을 듣고는 '이반 일리치에게 일어난 일이지 나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다. 나에게는 일어나서도 안 되며 일어날 수도 없다.'고 생각하니말이다.

"그게 아니야. 네가 살면서 추구해 온 모든 게 거짓이고 기만이야. 네 눈을 가려 삶과 죽음을 못 보게 한 거야."

죽음을 부인하던 이반은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 점점 정신이 황폐해져만 간다. 그리고 분개한다. '도대체 왜?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러는 거야?'. 이반은 평생 자신이 잘 살아왔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의 지난 삶이 올바른 삶이 아니었음을 즉 자신이 인생을 잘못 살았다는 생각을 하고 지나간 삶의 모든 것을 완전히 새로운 각도에서 되짚어 보았다. 마지막 순간 이반은 자신의 잘못된 삶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면서 이반은 죽음을 맞는다.

죽음을 수용하기까지의 내면심리가 아주 섬세하게 그려져있는 이 소설은 마치 톨스토이가 죽음을 맛본 경험을 쓴 것 같다. 죽음은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삶의 진실이다. 애써 외면하고 무시하면서 살다가 결국 죽음의 순간이 되어서야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후회와 아쉬움을 남기며 눈을 감는다. 그런데 왜 우리는 죽음의 순간을 맞이해서야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것일까?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읽은 우리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바람직한 삶이란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바로 이것이 톨스토이가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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