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 MIDNIGHT 세트 - 전20권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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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열린책들에서 창립 35주년을 기념하여 주옥같은 세계문학 중단편을 모아 noon 세트 10권과 midnight 세트 10권을 출간하였다. 이번에 읽은 오스카 와일드 편에는 '행복한 왕자' 이외에도 '나이팅게일과 장미', '어부와 그의 영혼', '별 아이'가 실려있다. '행복한 왕자'는 1888년 동화집 '행복한 왕자와 다른 이야기들'을 통해 발표한 동화이다.

'행복한 왕자'를 처음 접했던 것은 어린 시절 부모님이 처음으로 사주신 동화책에서였다.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 용광로로 사라지는 행복한 왕자의 결말을 읽고 어린 나이임에도 슬퍼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다. 그 때 읽고 몇 십만에 다시 읽어본 '행복한 왕자'. 지금 읽어보니 단순히 어린이용 동화라기보다는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오스카 와일드는 영국의 대표적인 유미주의작가로 신에게 탁월한 재능을 받았다는 찬사까지 받았다. 그는 동화, 희곡, 시, 동화 등 여러방면에 걸쳐 글을 썼고 그에 따른 대중적 인기도 대단했다.

궁궐에서 부족함 없이, 아무 걱정없이 살았던 왕자. 동상이 되어서 현실의 삶이 고통스러운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러나 아무것도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없었던 왕자는 제비에게 부탁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주는데,,,, 조각상이 볼품없게 되자 사람들은 용광로에 넣어 녹이지만, 그의 부서진 심장은 녹지 않아 쓰레기 더미에 버려진다. 죽은 제비와 함께....

무엇이 왕자를 행복하게 만든 것일까? 궁전에서의 삶은 근심 걱정없는, 모든 것이 다 아름답고 행복한 삶이었다. 그러나 높은 담장에 둘러싸여 있어 담장 너머 도시의 그 어떤 것도 알지 못했다. 과연 궁전에서의 생활은 그를 행복하게 만들었을까? 그것은 물질적이고 이기적인 행복이다. 그러나 왕자가 죽고 동상으로 세워지고 난 후에 왕자는 온갖 추악함과 비참함이 보이는 도시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도시에서 처참하게 살아가는 가난한 이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주고 만다. 그리고 가난하고 불쌍한 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한 왕자는 더없는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오스카 와일드가 활동했을 당시의 영국 사회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물질주의가 팽배하다는 면에서 다를 바가 없다. 가진 자들의 위선과 이기주의는 결코 가난한 이들에게 눈길을 돌리지 않는다. 행복한 왕자 역시 궁전에서 살았을 때는 몰랐던 것을 자신이 죽어 동상이 되었던 최악의 상황에서 비로소 알게 된 것이다. 즉 높은 담장을 올려보았을 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동상이 되어 밑을 내려다보니 보인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주었다. 물론 왕자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제비의 도움과 희생이 없었으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었다. 왕자의 숭고한 사랑과 제비의 희생.....

'행복한 왕자'를 읽으면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안도현 작가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가 떠오른다. 무한 경쟁시대 속에서 이기적인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타적인 삶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다는 점에서 자연스레 연결이 되었다. 숭고한 희생과 따뜻한 마음을 안고 죽은 왕자와 제비처럼 진정한 행복이란 물질적 소유가 아닌 소외 계층에 대한 배려와 애정, 나눔이 실천될 때 이루어질 수 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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