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망초 을유세계문학전집 112
요시야 노부코 지음, 정수윤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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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년 단행본으로 출간

아련한 나의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소설 '물망초'. 이 작품은 여자 아이들을 위한 잡지 '소녀의 벗'에 1932년 4월호부터 12월호까지 연재되었으며, 1935년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소설 내용으로 본다면 여학교에 다니는 개성이 강한 세 유형의 10대 소녀들 사이에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여학교를 다닌 독자라면 소설 속 상황에 감정이입이 저절로 될 정도의 흡입력 있는 이야기로 독자를 소설 속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세 친구

아이바 요코는 부잣집 딸로 자신이 원하는 것은 다 하고 사는 여학생으로, 요코 주위에는 그녀에게 아첨하고 따르는 별 볼 일 없는 친구들이 많다. 잘난 공주라 생각하기에 무엇이든 자신이 일을 주도해 나가야만하는 성격의 소유자. 그러나 요코에게 마키코는 자기뜻대로 할 수 없는 존재이기에 더욱 집착을 한다. 유게 마키코는 말이 없지만 포스가 있으며, 어울리는 친구 없이 혼자서 고독을 즐기는 소녀이다. 사에키 가즈에는 일명 모범생으로 공부만 하는 책벌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연금으로 엄마, 두 동생이 생활한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물과 기름 같은 세 소녀의 이야기는 과연 특별한 사이가 될 수 있을까......

노부코의 또 다른 이름 마키코

가장 관심이 가는 인물은 마키코. 자아가 강하고 개성이 분명한 마키코에게 엄마는 무한한 지지를 보낸다. 마키코는 자신이 원하는 길을 뚫고 나가는 힘이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당시 일본의 사회적 분위기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남존여비 사상이 일반적이었다. 마키코의 아버지와 작가 노부코의 아버지는 바로 전근대적인 사고를 지닌 인물이다. 공부란 남자가 하는 것이며 여자는 시집을 잘 가서 현모양처의 길을 걸어야한다는 생각한다. 꿈은 가질 수 있지만 실현불가능한 것....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노부코는 여성으로서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해 고민한다. 그리고 그녀는 소설가가 되기로 마음 먹고 자신의 길을 걸어갔으며 결국 소설가로서 일본문학사에 이름을 새겨놓았다. 마키코 역시 앞으로 노부코처럼 자신의 원하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할 것이고, 그 길을 향해 뚫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우정

서로가 살아온 환경과 삶의 방식이 다르고, 각자 꿈꾸는 미래가 다르다. 이 세 사람에게 우정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천방지축 자기 멋대로 하는 요코가 마음의 병을 얻는다. 세상에는 자신이 얻을 수 없는 것도 있다는 것을 마키코로부터 배우게 된다. 우정이라는 것은 집착으로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임을.... 오히려 마키코는 가즈에에게 마음이 쏠린다. 와타루의 가출은 마키코와 아버지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신의 행동에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가즈에를 질투했던 요코는 학교를 쉬는 동안 많은 변화를 겪는다. 그동안의 교만함과 허영심을 버린 것이다. 그리고 가즈에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보낸다. 자신을 도와달라는 편지 그것은 두 사람의 친구가 되기를 간절히 원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세 사람에게 과연 우정이 존재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에 'yes'라고 대답하며, 마키코가 작가 노부코처럼 일본 사회를 이끌 깨어있는 멋진 여성이 될 것이라 확신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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