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 200주년 기념 풀컬러 일러스트 에디션 아르볼 N클래식
메리 셸리 지음, 데이비드 플런커트 그림, 강수정 옮김 / 아르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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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은 자연 철학, 특히 화학에 몰두한 후 동물의 신체 구조. 즉 생리학과 관련된 분야에 전념하게 된다. 그리고 생명의 발생과 근원을 밝히는데 성공했고, 생명이 없는 것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끊임없는 열정으로 단 하나의 목표를 추구하면서 창조물을 완성시켜나갔다.

 

'새로운 종은 나를 창조주이자 근원으로 찬양할 테고,

행복하고 탁월한 많은 생명체들이 나로 인해 생겨나겠지.

나만큼 완벽하게 자손의 감사를 받을 자격을 갖춘 아버지는 세상에 없을 거야'

 

이 얼마나 이기적인 생각인가.

그가 만든 피조물은 너무도 흉측한 괴물의 모습을 지녔고, 자신 조차도 공포와 혐오감에 결국 도망치게 된다.

 

그가 만든 괴물은 흉측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인간의 언어를 배우고, 인간이 갖는 고통, 기쁨, 연민, 고독, 행복의 감정을 느낄 수 있으며, 심지어 선과 악의 양면성을 갖고 있는 인간을 비판하기도 한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끝없이 물으며, '실낙원',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으며 지성을 스스로 채워나간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지식이 쌓이고 정신이 확장됨과 동시에 자신이 얼마나 흉칙한 몰골을 하고 있는 것에 더욱 비탄에 빠졌으며, 오두막 사람들과 교감을 나눌 길이 없다는 자신을 비참하게 생각한다.'실낙원'을 읽으며 신의 손에서 완벽한 피조물로 태어나 창조자의 특별한 보살핌 아래 행복하고 풍족하게 살았던 아담의 처지와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면서 자신조차도 역겨워할 정도의 흉측한 모습을 만들어낸 창조자에게 분노와 미움, 복수심을 갖게 되고 급기야 자신의 모습을 닮은 여자를 만들어 달라고 프랑켄슈타인에게 부탁한다.

 

괴물은 인간일까, 아니면 단순히 과학이 만들어낸 실험적 동물일까

인간의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으며, 무엇보다 고독, 외로움에 힘들어하는 괴물.

보통의 인간보다 더 월등한 지적 능력을 갖고 있는 피조물을 인간이라 말해야 옳을까 아니면 괴물이라 말해야 옳을까....책 속의 프랑켄슈타인은 이기심에서 괴물을 만들어냈으며, 그 결과물의 외적인 모습만 보고 달아난 너무도 무책임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만든 피조물을 끝까지 괴물이라 말하고 있다.

 

심지어는 윤리성, 도덕성이 전혀 없는 살인자 괴물로 취급했으며, 자신과 추한 여자를 만들어준다면 세상과 단절된 괴물로 영원히 인간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않겠다고 약속한 그의 부탁을 완성 직전 파괴했으며, 그 댓가로 결혼식 첫날 밤 자신의 아내를 죽인 그를 쫒아 죽이려한다. 그러나 결국 그가 만든 피조물의 파괴하지 못한채 눈을 감는다. 자신이 말한대로 파멸한 삶을 살았던 것이다.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학문적인 열망과 야망 속에서 탄생한 프랑켄슈타인과 그의 피조물은 너무도 닮았다. 주체할 수 없는 지적 호기심, 복수를 향한 끊임없는 갈증, 고독과 미움 속에서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 프랑켄슈타인이 자신이 만든 피조물에 책임을 느끼고, 애정과 연민의 감정을 보였다면 결코 불행한 삶을 살지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복제 인간의 문제를 다룬 '아일랜드'가 떠오른다. 복제 인간과 괴물. 둘 다 이기적인 인간이 만들어낸 생물체로, 인간의 감정을 그대로 갖고 있으며, 진정한 자아를 찾으려 한다. 복제 인간과 괴물. 이 둘을 자아를 가진 인간으로 인정해야함이 옳은 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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