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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꿈꿔라 - 용기 있는 어른 김수환 추기경이 청소년들에게 남긴 메시지 ㅣ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12
김원석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고인이 되신 김수환추기경에 대한 청소년들을 위한 위인전이다.
저자는 평화방송/신문에 일하고 아동문학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원석이고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고 특히 그가 쓴 동시 ‘예솔아’는 노래로 만들어져 대한민국동요대상을 받기도 했다.
미국의 마틴 루터 킹 목사처럼 우리나라에는 지금은 고인이 되셔서 더 안타까운 법정스님과 김수환 추기경 같은 정신적인 지도자가 있었다.
김수환 추기경이 성장하는 시기는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과 군사독재정권 등 현대사를 깊게 장식하는 어려운 시기였다.
많은 사람이 그를 진보적인 인물로 알고 있지만, 그는 진보적인 사람도 보수적인 사람도 아닌 ‘균형’을 유지하는 지도자였고, 언제나 정의와 사랑의 가치를 지키고, 그것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목숨을 걸 수 있는 용기가 있었다.
저자는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엇이 되는 일에 가장 집착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삼는데 무엇이 될까 만 생각하고 어떻게 살까 를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이 리더의 자리에 오른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불행을 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래서 리더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개인적인 성공과 영광 위한 리더이기 보다 모두의 행복을 생각하는 리더가 되라고 이 책을 썼다.
김수환 추기경은 일제시대에 태어나 부모의 권유로 사제의 길을 걷게 되고 사제가 된 후 독일 유학길에 올라 학업을 계속하고자 했으나 갖은 사건과 일로 학업을 마치지 못했다. 아마 개인적인 욕심이 있었던 사람이었다면 그런 사건과 일을 멀리하고 공부에 전념했을 테지만 그는 학위보다는 소임에 충실했다. 1969년 당시 47세로 세계 최연소 추기경이 되었고 1971년 말에 박정희 정권에 KBS TV로 생중계되는 명동대성당 자정미사를 통해 추기경은 잘못된 권력자에게 목숨을 걸고 도전하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명동대성당은 1987년 박종철 군 추모미사 때 전두환 정권의 야만성과 폭력성을 신랄하게 비판해 성당 주변에 삼엄한 경찰병력이 주둔하기 시작했고, 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 싸우는 격전지가 되어버렸다.
개신교의 강원용 목사 그리고 불교의 법정 스님과 더불어 또한 종교간의 소통에도 앞장을 섰다.
성북동에 길상사라는 절에 개원 법회 날, 김수환 추기경 방문했고 이후부터 부처님오신날이면 추기경은 어김없이 법정 스님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화답하듯 법정 스님 역시 명동대성당에서 법문을 했다. 그것은 세상에 보여주기 위한 가식적 이벤트가 아니라, 진심으로 존중하고 진심으로 소통하기 때문에 이루어질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 장면으로 종교가 없는 사람들 조차 따뜻한 마음과 소통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그는 2009년 87세의 나이로 선종할 때까지 종교를 떠나 모든 이의 정신적 지도자였으며 사회의 큰 어른이었다.
김수환 추기경과 동시대에 같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가슴이 뜨거워진다.
내 아이도 이 책으로 이런 내 생각과 그분에 대한 존경을 느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