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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새벽이 ㅣ 샘터어린이문고 78
허혜란 지음, 안혜란 그림 / 샘터사 / 2024년 4월
평점 :
출산을 경험하기 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내가 새벽이가 되어 나와 나의 어머니에 대한 추억만을 찾으려고 했을텐데요. 엄마가 되고 난 시점에서 책을 읽으니 새벽이 엄마의 모습에 이입이 많이 되었습니다. 64페이지의 일러스트를 보며 임신 했을 때 기억들이 생생하게 떠올랐어요.
아들을 가지면 죽는다는 소리에 늘 불안해 하는 새벽이 엄마의 모습에서 어렵게 쌍둥이를 임신하고 혹시나 잘못될까 늘 불안에 떨던 저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나의 그런 마음들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을 거라는 생각에 뒤늦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미안해. 아가야. 용서해줘!', '사랑해, 사랑해', '살자, 아가야! 우리 같이 살자' 는 엄마의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듣고 아, 사랑이라는 말이 이런거구나. 참 듣기 좋다. 엄마가 계속 말해 줬으면 좋겠다며 웅얼거리며 미소를 지어보이는 아기의 모습에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p.65
평소에 나는 뭐든지 잘 못한다고 생각했다. 걸핏하면 혼날까 봐 날마다 조심했다. 뭔가를 잘못한 것 같지도 않은데 그런 마음이 늘 들었다. 그래서 억울했다. 이유 없이 분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네 잘못이 아니다'라는 엄마의 말을 들으니, 그리고 그 말을 그대로 받아서 읊조리니 그런 마음이 스르르 빠져 나가는 것 같다.
샘터 어린이책 '헬로, 새벽이'는 자신도 모르게 자기부정과 자기혐오가 생기기 쉬운 오늘날의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라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책입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많은 군중에 편입되고 그 안에서 비교당하고 비교하며 다른 사람을 선망하거나 깎아내리며 스스로 위축되기도 하는데요. 잘난 것 , 우수한 것, 특별한 것을 찬양하는 분위기 속에서 심지어 자신을 부정하고 비하하기에 이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 읽으며 기억이 잘 나진 않겠지만 엄마 배 속에서 스스로를 지켜낸 용감무쌍한 존재라는 점을 이야기 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신비하고 아름다운 새벽이의 이야기가 아이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필요한 자양분이 될거에요.
본 포스팅은 샘터사 서포터즈로 책을 지원받아 읽고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로 직접 작성된 포스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