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수업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다산초당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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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독서 삼매경에 빠지면서 이렇게 멋지고 좋은 글을 쓰는 작가를 왜 이제서야 알게 되었을까 하며 안타까웠던 적이 많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 슈테판 츠바이크이다. 그래서 오늘은 그가 생을 마감하기 2년 전의 기록을 모아서 만든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수업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그의 미공개 에세이 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를 소개하려고 한다. 그래서 그가 마지막에 어떤 마음을 가지고 스스로의 생명을 끊었는지 고스란히 느끼면서 그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었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수업 미공개 에세이 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는 생애 마지막 2년 동안 쓰인 것이라고 하기에는 생각보다 어둡지 않다.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다. 그 이유는 회고록에 가까워서인지 2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의 일화만 적힌 것이 아니라 그의 학창 시절 이야기까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에피소드에서는 그의 진한 후회와 아쉬움이, 어떤 챕터에서는 큰 깨달음이, 또 다른 챕터에서는 작가로서의 사명 등 주제가 다양하여 묵직하지만 독자가 미치도록 감정적이지 않게 조율이 꽤 잘 되어 있다.







총 아홉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 인상 깊었던 몇 가지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가장 먼저 나에게 돈이란이라는 이야기이다. 독일이 전쟁 배상금(1차 세계대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만든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국민들. 깨진 창문을 교체하는 비용이 일주일 전의 4층짜리 건물 가격보다 더 비싸지는 기이한 돈의 미친 죽음의 춤을 그들은 무려 3년을 버텼다. 이 스토리는 아마 현재의 짐바브웨나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보면 피부로 느낄 것이다.







물론 작가가 이 하이퍼인플레이션 자체를 말하려던 것은 아니다. 이 책 전체의 그의 시각은 항상 일정했다. 순간의 시간이 아닌 길게 지속된 시간의 결과를 그리려는 의도가 전반에 깔려 있어 이 챕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처음에는 당황했던 이들이지만 점차 돈의 신뢰도를 믿지 못하면서 자신들이 신뢰할 수 있는 중요한 가치에 더욱 매진했다. 바로 일, 사랑, 우정, 예술, 자연 등등. 먹고살기도 힘든 상황에 이전의 3년 치 생활비로 오페라 티켓을 사면서. 그러면서 우리의 진정한 안전에 대하여 정의를 내린다. 그것이 돈이 아니라고.







다음으로 이 책의 제목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 어두운 시절에이다. 이 에피소드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을 읽을 때마다 생각이 날 것 같이 뇌리에 박혔다. 그는 오스트리아인이다. 독일인들이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후 독일인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독일어를 쓴다는 이유만으로 모두에게 부끄러움의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던 그. 하지만, 작가이기에, 그렇게 죄스러움을 가지게 만든 그들의 언어이지만 자신이 가진 유일한 무기이기에 독일어를 버리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그는 말한다. 밝은 대낮에는 우리가 별을 볼 수 없듯, 삶의 신성한 가치 또한 평온하게 살아 있을 때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별이 영원히 찬란하게 반짝이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어두운 하늘이 필요하듯 우리가 영혼과 자유를 우리의 육체에서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둠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쫓겨난 오스트리아인이 독일어를 쓴다는 이유만으로 죄스럽다고 고백하는 사람의 말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동안 살면서 어떤 심정으로 글을 썼는지가 느껴져서 저절로 가슴이 먹먹해졌다.







전 에피소드가 다 좋았기에 몇 가지만 추리기에 너무 고민을 많이 했다. 필요한 건 오직 용기뿐에서는 학창 시절의 그가 얼마나 길게 후회를 하면서 다짐했으면 환갑이 다 된 나이에 에세이로 작성을 했을까 싶었고, 로댕과의 만남에서 얻은 영원한 교훈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배웠으면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이야기인 하르트로트와 히틀러를 보면서 작가의 상상력이 상상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보면서 기이함과 소름 끼침을 번갈아가면서 느낄 수 있었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수업 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를 읽고 나면 현재 우리가 겪는 어지간한 어려움은 어려움으로 느껴지지도 않을 것이다. 인간으로서 상상하기 힘든 고통의 시대를 걸었던 그의 이야기. 김겨울, 김하나 작가가 강력하게 추천하는 그의 미공개 에세이이다. 평소 슈테판 츠바이크의 작품을 좋아하던 사람, 현재 자신이 나아갈 앞길은 고사하고 코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갇혀 있다고 느끼시는 분, 삶의 용기를 조금 더 내보고 싶은 분이라면 읽고 났을 때 후회하지 않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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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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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한국경제 대전망
류덕현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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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등의 이유로 뉴스를 접한 사람들의 최대 이슈는 미국의 대선이다. 그 결과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었다. 뉴스에서 표면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만으로 우리가 향후 국제 상황을 모두 이해하기에는 어렵다. 류덕현·이근 외 31명의 작가들이 출간한 2025 한국경제 대전망은 트럼프 당선 이후의 경제 변동에 대하여 공약별, 중국, 유럽,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별로 나누어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이를 우리나라에 적용하여 향후 경제 전망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준다.


2025년에는 지정학적 위험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 이어지면서 각국의 자국 이익 확대를 위한 각고의 노력이 지속될 예정이다. 미국의 대선과 금리 정책, 중국의 부동산 경기와 첨단 제조업 발전, 일본의 엔화 약세 조절, 인도의 고성장 지속 여부, 유럽의 과도한 난민 유입으로 불거진 사회 문제, 골드만 삭스가 내놓은 전망 중 경제 대국으로 등극할 전망인 인도네시아 등의 국제적인 상황부터 각 저자별로 나누어서 상세하게 3부 중반까지 다루었다.



3부 나머지에서는 조금 더 경제 이론에 입각한 전망을 설명하였다. 현재 복잡해진 통화·금융 정책,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문제, 미국 대선의 나비 효과로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현상, 주식과 부동산 전망까지 다루었다. 이런 문제들을 국제 정세를 적용하여 대한민국의 경제전망을 비롯하여 향후 나아갈 방향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현재 트럼프가 내놓은 공약을 기준으로 하나씩 분석하여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부분에서는 표면적인 공약만 다룬 것이 아니라  지난번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있을 때와 상세하게 비교하였다. 


그렇다고 무작정 핑크빛 희망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읽으면서 적나라한 우리나라 산업의 미국 의존도를 말하는 부분에서는 어쩔 수 없는 한국의 형편에 쓴 물이 올라왔다. 4부에서는 한국의 첨단 산업인 K-팝, 반도체, 전기차, K-배터리, K-방산, 바이오헬스, 플랫폼 산업, 생성형 AI 산업까지 폭넓게 다루었다. 이런 부분에 모두가 경계하는 중국 침투를 극복할 방법 제시 및 향후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산업의 현시점과 과제 및 미래의 모습까지 상세하게 서술하고 한다.



마지막 5부에서는 눈에 확연하게 보이는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위하여 점점 각국에서 사용하는 정책들과 한국이 현재 가진 문제점 그리고 각종 조세와 재정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안타깝지만 어느 한 기관이나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저출산의 문제, 점차 많은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과제, 향후 글로벌 부유세의 실현 유무, K-푸드의 미래까지 상당히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에필로그에서는미중 갈등의 예상 방향까지 다루고 있어 투자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읽으면서 인도와 인도네시아 관련 부분이 꽤 인상적이었다. 대규모 인구 규모, 넓은 영토, 발전 가능성, 저렴한 인건비 등에 대하여 서술하지만 겨우 타결된 삼성전자 인도 공장 파업 건을 보면 아직은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야 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할 때인 것 같다. 2024년도 수월하지는 않았던 해이다. 여기에 2025년부터는 장밋빛 희망이 가득하다고 말해주고 싶은 심정은 굴뚝같지만 올해 못지않게 살얼음판을 걸어야 하는 해로 남을 것 같다.



그동안 신문을 보고 공부를 열심히 해오신 분이라면 큰 틀에서 정리를 하면서 2025년을 그리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제 갓 경제 공부를 시작하는 분이라면 전체적으로 국제 정세가 어떻게 흘러가며 이것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간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미국의 대선이 끝났다. 트럼프 당선 이후 경제 변동을 각국에 적용하여 그것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까지 상세하게 설명한 류덕현·이근 외 31명의 작가들이 출간한 2025 한국경제 대전망으로 새해를 준비하시길 추천한다.


#2025한국경제대전망 #21세기북스 #류덕현 #이근 #경제추격연구소 #거시경제 #트럼프당선이후경제변동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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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몸값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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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읽으면서 책을 덮고 가장 길게 여운이 남은 책이 북하우스에서 역사 추리 소설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죽은 자의 몸값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까지 읽은 아홉 권 중에서 가장 중세 전쟁에 관하여 잘 드러난 부분이 아니었을까 한다. 단순하게 약속을 지켰으면 끝이라는 마인드가 아니라 깔끔한 이행을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나, 말로 한 서약만으로도 서로를 믿어주는 모습 등등. 지금까지의 내용과는 다른 부분이 많았던 내용으로 들어가 보자.







< 역사적 배경 설명 >



잉글랜드의 왕인 헨리 1세가 죽고 난 후 그의 딸인 모드 황후를 제치고 스티븐이 왕이 되었다. 이후 둘은 서로 자신이 잉글랜드의 왕이라 주장하며 내전이 일어났다. 스티븐 왕은 1138년 글로스터 로버트 백작이 정통 계승자가 마틸다(모드 황후의 이름)라고 주장하며 반란을 일으켰다. 내전 초기에 스티븐 왕은 전투에서 여러 번 승리를 하지만 몇몇 주교들이 마틸다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모두 체포한다. 이에 교황의 서신에도 불구하고 풀어주지 않으면서 그는 성직 제후들의 지지를 잃고 만다.






죽은 자의 몸값의 배경 시기인 1141년 2월엔 링컨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스티븐 왕은 생포당하고 만다. 이후 두 달 뒤 4월 마틸다는 대관식을 위해 영국으로 왔다. 그러나 그녀의 과한 세금과 거만한 행동으로 인하여 귀족들의 분노를 가져왔고 이에 신변의 위협을 느낀 모드 황후는 옥스퍼드로 피신한다. 이때 글로스터의 로버트 백작을 생포하게 되고 이후 스티븐 왕과 서로 교환하게 된다. 같은 해 9월 스티븐 왕은 윈체스터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었으며 이듬해 포위된 마틸다는 노르망디로 도주한다. 




<줄거리>





1141년 2월. 잉글랜드 북부에서 백작들이 반란을 일으켜(8권 마지막에 메리엣의 형과 그의 친구가 가담한 반란) 스티븐 왕이 친히 부대를 이끌고 전투를 하러 갔다. 거기에 슈롭셔 주 행정장관이 길버트 프레스코트와 휴 베링어도 참전했으며 안타깝게도 이 전투에서 스티븐 왕과 행정장관이 포로로 잡히게 된다. 슈롭셔 주 고드릭 포드의 수녀원도 공격을 당했으며 이는 웨일스의 통치자 오네인 귀네드의 동생 무리였다. 이 전투에서 엘리스는 죽기 직전에 이곳 수녀들에 의해 발견되어 생명을 건진다.







수녀는 포로인 그를 행정 장관의 보좌관인 휴 베링어에게 넘긴다. 잉글랜드 어를 알아듣는 것 같지만, 못 알아듣는 척 웨일스 어로만 내도록 말하는 모습에 휴는 웨일스 출신인 캐드펠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캐드펠은 말한다. 네 가치가 높으면 우리의 행정장관과 포로 교환을 하려고 하니 잘 협조 좀 하라고. 이에 엘리스는 깔끔하게 협조한다. 이때 눈앞에 여신같이 아름다운 여성이 등장하여 엘리스는 한눈에 사랑에 빠지고 만다. 행정장관의 딸인 멜리센트에게 빠진 엘리스의 사랑이 막막하기만 한데.







휴의 이종사촌을 그곳에 담보로 잡아 놓고 행정장관이 도착하는 대로 엘리스를 석방하기로 서로 협정을 맺는다. 엘리스의 사촌인 엘리드를 포함한 웨일스 사람들이 갖은 노력을 하여 거의 다 죽어가는 모양새이지만 프레스코트는 무사히 도착했다. 이제 엘리스는 포로 신분에서 벗어나 자신의 나라로 돌아갈 행복한 상황이지만 마냥 좋지만은 않다. 그 사이에 멜리센트와 서로 사랑에 빠졌기 때문에. 그래서 미래의 장인에게 애원이라도 해 볼 요량으로 그의 병상으로 찾아갔으나 담당 수사에게 걸려서 쫓겨나게 된다.



그냥 떠나려고 하는 찰나에 행정장관이 살해된 것을 캐드펠이 모두에게 알린다. 알리바이가 완벽한 웨일스 인만 미리 보내어 사정을 설명하게 하고 나머지는 모두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수도원 안에서 나갈 수 없게 된다. 멜리센트는 우리의 사랑을 막는 모든 것은 죽음을 불사하고 치우겠다는 엘리스의 말 때문에 그를 의심하고 너무 상심한 그녀는 고드릭 포드의 수녀를 따라 수녀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그곳으로 가버린다. 도무지 범인을 알 수 없는 상황인데 이들의 사랑은 과연 무사할까?



<나의 생각>







북하우스에서 역사 추리 소설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죽은 자의 몸값까지 오면서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범인은 마지막 몇 페이지에서 확실해진다. 범인이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으면서 책 한 권이 거의 끝나면 고구마 백 개 먹은 기분이 들어야 하는데 그런 것조차 없다. 게다가 마지막 몇 페이지에서 범인이 밝혀지면서 마무리를 하면 어색함과 급함이 느껴지기 마련인데 이런 것도 없었다. 시청률이 매우 높은 드라마조차 끝날 무렵엔 급하게 마무리됨을 느끼는데 이런 것이 작가의 역량 차이가 아닐까? 








이번 죽은 자의 몸값은 이전 시리즈와 달리 즐거움뿐만 아니라 묵직한 울림까지 있어 책을 덮고 나서도 자꾸 생각이 난다. 그것은 바로 용서의 의미이다. 그것도 자잘한 잘못이 아닌 자신의 부모를 죽인 사람에 대한 용서. 과연 나라면 멜리센트처럼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용서라는 방법을 택할 수 있을까? 심지어 이미 잡은 범인이며 저항의 의지는 전혀 없고, 자백과 증거는 차고도 넘쳐 완벽하게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는데 말이다.






물론 용서는 멜리센트만의 문제는 아니다. 스스로가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모시는 직속 상관의 범인을 자기 손으로 잡은 휴 베링어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상황은 북쪽에서는 모드 황후 편에 선 반란군이, 서쪽에는 웨일스 인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며 자신들의 군주인 스티븐 왕은 포로로 잡힌 상황이다. 휴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마지막으로 기댈 곳이 사라진 셈이다. 아마 나라면 용서할 수 있었을까? 성향상 지난한 복수보다는 깔끔하게 법이 정하는 한도 내에서 최대 형량을 주었을 것 같아서 더 고민이 되었다.






세상의 법과 신의 정의, 죄와 벌 사이에서 수많은 생각을 들게 한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죽은 자의 몸값였다. 아니! 추리 소설은 재미있으려고 읽는 것이 아닌가! 여기에 이런 생각할 거리라니! 뭔가 어린 시절 사탕을 사 먹었는데 다 먹고 나니 그 안에 풍선껌을 만난 기분이랄까? 정세랑 작가가 극찬한 작품이니 나를 믿기보다 그녀를 믿고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극중 인물들의 매력에 빠져 옆에 있는 사람이 조금 못나 보이는 부작용이 있긴 하지만 후회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귀신들린아이 #엘리스피터스 #북하우스 #캐드펠수사시리즈 #캐드펠서포터즈 #추리소설추천


*** 출판사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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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밤 -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83
루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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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루리 작가의 그림동화 긴긴밤에 대한 후기를 며칠 전 블로그 이웃의 글에서 보게 되었다. 아마 평소에 눈여겨보던 블로그 이웃이 아니었다면 그저 그런 동화책으로 치부하고 그냥 넘겨버렸을 지도 모를 책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내게 배울 점을 한가득 안겨주시던 이웃이었기에 차근차근 읽어보고는 기존의 어린이 문학과는 결이 다름을 알게 되어 바로 읽어보았다. 아마 내용을 읽어보면 누구나 이 도서는 나이와 관계없이 가슴에 무언가를 남긴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제21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루리 작가의 그림동화 긴긴밤의 줄거리부터 살펴보자.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흰바위코뿔소인 노든은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랐다. 어린 마음에 자신이 코끼리와 다름을 느끼지만 코끼리들이 자신들도 어릴 때 그랬다는 말에 아직 코와 귀가 덜 자란 줄로만 알고 자랐다. 그곳의 할머니 코끼리는 오히려 그런 외모가 무슨 상관이냐는 식으로 아래와 같은 말을 하며 코가 자라지 않는 것도 별로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코가 긴 코끼리는 많으니까 자신들과 있으면 된다고.


​​




이곳에 사는 코끼리들은 일정한 나이가 되면 인간들이 테스트를 하여 일부는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일부는 이곳에서 지내게 한다. 바로 사방이 철망으로 둘러싸인 곳으로 데리고 가서 큰 소리를 내면서 무섭게 군 후 먹이를 주었을 때 이것을 받아먹으면 고아원에, 도망을 가면 자연으로 보내준다. 사람들은 이때 이 아이의 습성을 자신들이 테스트한다고 하지만 이때 코끼리는 자신이 살고 싶은 곳을 미리 정하여 그에 따라 인간이 정하도록 연기를 한다고 한다. 





노든은 이곳이 좋지만 바깥세상이 너무 궁금했다. 그래도 자신이 이곳에 남으면 가족들이 좋아해 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으나 이들에게서는 전혀 다른 대답이 들려왔다. 그리고 이곳에서 훌륭한 코끼리가 되었으니 이제 밖으로 나가 훌륭한 코뿔소가 되는 일만 남았다며 격려까지. 그래서 노든은 밖으로 나간다. 자연에서 사는 게 너무나도 서툰 그였지만 그것을 보고 특별함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여자와 함께하며 딸까지 낳는다. 언제까지나 행복할 줄 알았던 그였지만 인간들의 욕심에 의해 아내와 딸을 한 번에 잃고 만다.





이때 상처를 입은 노든은 인간들에게 발견되어 동물원으로 오게 된다. 이곳에서 만난 바깥세상에 대한 동경이 큰 또 하나의 코뿔소 앙가부. 그래서 둘은 탈출을 하려고 노력한다. 아내를 잃은 곳에서 다쳤던 다리가 아파 저는 모습에 잠시 병원으로 옮겨간 틈을 타 욕심 많은 인간이 와서 앙가부의 뿔을 잘라가서 죽고 만다. 동물원 관계자들은 또 같은 일이 벌어질까 봐 미리 노든의 뿔을 일부 잘라버린다. 그로서 이제 흰바위코뿔소는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뿔이 잘린 채 한 마리 남게 된다. 







같은 동물원 펭귄 마을에서는 언제나 하얗고 이쁜 알만 있었지만 갑자기 점박이의 못난 알이 어디선가 생기면서 다들 알을 멀리한다. 그러나 수컷 펭귄 치쿠와 윔모는 정성스럽게 알을 서로 품는다. 그러던 어느 날 이곳에 전쟁이 발발하고 동물원도 초토화가 되면서 웜모는 죽고 치쿠는 알을 통에 담아 물고 노든과 함께 도망을 간다. 노든은 자신이 아내에게 배운 대로 자연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치쿠에게 알려주지만 사막을 건너는 바다를 찾는 일은 치쿠에게 너무 힘이 들어 어느 날 죽고 만다. 알을 꼭 부화시켜서 키워달라는 유언과 함께.






제21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루리 작가의 그림동화 긴긴밤 결말은 어떻게 되었을까? 노든은 알을 잘 부화시켰을까? 언제나 복수심에 불타던 노든은 인간에게 복수를 했을까? 희고 이쁜 알이 아닌 알에서는 어떤 펭귄이 나왔을까? 노든은 이 아이를 바다에 무사히 데려다주었을까? 이 작품에서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까지 눈을 뗄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은 곱고 아름다운 동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차갑고 냉정한 세상에 대한 부분이 매우 잘 나타나 있어 성인을 위한 동화책이라고 하기에도 손색이 없으라 정도이다. 







먼저 노든의 생애를 보면 태어났을 때부터 부모는 없었으며 독립을 하고 나서는 자신의 유일한 가족인 아내와 딸을 무자비하게 잃게 된다. 이후 그나마 마음을 붙일 수 있었던 앙가부조차 이를 갈면서 싫어하던 인간들에 의해 빼앗기게 된다. 삶의 의지를 잃어갈 무렵 하루 종일 떠드는 치쿠로 인해 앞으로 묵묵히 나아갈 수 있었으며 상실의 아픔을 느낄 새도 없이 알에서 부화한 아기 펭귄을 만나게 된다. 이렇게 행복을 느끼는 작은 순간과 상처와 상실의 고통을 느끼는 긴 시간. 이것이 우리의 삶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 아닐까?






또 눈에 띄는 부분은 죽을 것처럼 힘든 순간에도 항상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것이 노든과 같은 코뿔소인 적은 딱 한 번밖에 없었다. 대부분은 너무나도 다른 종이어서 서로의 단어조차 가늠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다르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 그들은 서로 살아야 할 이유와 앞으로 나아갈 힘을 나누게 된다. 동화여서 종이 아예 다르니 더욱 확연하게 보이지만 우리 개개인도 어떻게 보면 다 하나의 다른 종의 동물이라고 볼 수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범주에 타인을 집어넣기에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아예 종이 다른 반려동물을 더 선호하고 더 사랑하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게 만든 제21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루리 작가의 그림동화 긴긴밤이었다. 인간관계 때문에, 모든 우주가 나를 배척한다는 마음이 느껴질 때 읽으면 좋을 책이다. 물론 그 이외에도 교훈적인 내용이 많기에 어린이와 읽기에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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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들린 아이 캐드펠 수사 시리즈 8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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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성소의 참새에서는 혼란스러운 시대적 배경이 전혀 개입되지 않아서 담백한 맛이 있었다. 그러나 북하우스에서 역사 추리 소설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8 귀신 들린 아이는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 사이의 갈등으로 인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덕분에 스케일이 생각보다 크게 작용을 한다. 물론 현대적 의미의 큰 스케일은 아니지만. 읽으면서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들에서 언급하는 것과 같이 날것의 폭력을 경험할 수 있어 현대인이라는 것에 감사함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1140년 9월 중순 19세 메리엣이 수사가 되기 위하여 수도원으로 들어온다. 데려다주던 아버지 레오릭과의 분위기가 매우 안 좋음을 캐드펠은 한눈에 알아챈다. 이곳에서는 1년 정도 수습 기간을 거쳐 신께 맹세를 하고 수사가 될 수 있었지만 그는 이상하게도 매우 조급하게 빨리 될 수 있는 방법을 묻는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는 동료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고 선을 긋고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수도원 식구 모두 사과를 따러 나갔다가 한 수도사가 나무에서 떨어져 크게 다치게 된다.






이 모습을 본 메리엣은 그가 죽은 줄 알고 새하얗게 질렸으며 그 반응이 캐드펠이 의아함을 느끼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날 밤 모두 잠든 숙소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 모두 놀라 달려간다. 그곳은 바로 메리엣의 방. 그는 몽유병 비슷한 상태였다. 캐드펠은 갑자기 깨우면 다칠 수도 있다는 판단하에 그를 진정시켜 그대로 다시 잠에 들게 한다. 이런 일이 몇 차례 지속되었고 일단 잠에서 깨고 나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이에 견습생들이 그를 귀신 들린 아이라고 부르게 된다.






메리엣이 견습생 시간을 보내던 중 윈체스터 주교좌성당 참사 회원인 엘뤼아르가 슈루즈베리에 도착했다. 이유는 왕의 편에 서 있던 헨리 주교의 명으로 북쪽의 두 영주의 노선을 확인하기 위하여 파견된 클레멘스가 파견되었는데 돌아올 시간이 한참 지났으나 오지 않아 그의 행적을 찾고 있었다. 그가 길을 떠난 후 친척 집인 메리엣의 집에 하루 머물렀던 것까지 확인하였으나 그 이후는 종적이 묘연했다. 이 시기는 메리엣이 견습생으로 수도원에 들어오기 일주일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휴 베링어와 캐드펠까지 연합하여 그를 찾으러 나갔다. 덕분에 사람은 찾지 못하였으나 행적과 거리가 먼 곳에서 말을 찾게 된다. 그러던 중 얄밉기 그지없는 제롬 수사가 사람들의 소문을 듣고 메리엣의 방을 찾아와 그가 숨겨 놓은 머리카락 뭉치를 찾아 메리엣이 보는 앞에서 태우게 된다. 이에 눈이 돌아간 그는 제롬 수사를 죽이려고 목을 조르지만 캐드펠의 호통에 놓아주게 된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메리엣은 채찍질을 당하고 징벌의 방에 가둬지게 된다.






캐드펠은 그가 이곳에서 그대로 생활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그를 마크 수사가 있는 세인트자일스로 보내자고 건의하였고 메리엣도 흔쾌히 그곳으로 갔다. 점점 추워지는 겨울이 오기에 세인트자일스 사람들은 땔감을 구하러 산으로 들어갔다가 그곳에서 불에 타다만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바로 클레먼스였다. 이를 마크 수사가 휴 베링어와 캐드펠에게 알리게 되고 점차 사건의 퍼즐이 하나씩 맞춰가게 된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메리엣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일까?






북하우스에서 역사 추리 소설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8 귀신 들린 아이까지 읽으면서 기성 작가도 글을 쓰면 더 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번 책은 긴장으로 인하여 온몸에 힘이 들어가서 읽었다. 그리고 거의 마지막이 될 때까지 도무지 누가 범인인지 알 수가 없었다. 심지어 메리엣은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까지 하고 있는 마당인데도. 개연성이 부족하니 자백이 자백이 아니라 수사의 혼란을 주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될 정도였다.






아마 마지막까지 읽고 나면 작중에서 너무나도 이상하게 행동했던 등장인물들의 행태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조직과 개인, 개인과 개인의 문제였다면 이번에는 가족 간의 의사소통 부재가 모든 문제를 불러일으켰다. 오해라는 것이 얼마나 쉽게 발생하게 되며 그것에 사랑이 얹어지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셜록 홈즈 같은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읽어야 할 책이 줄어드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면서도 다음 책으로 손이 가는 기이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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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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