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몸값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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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읽으면서 책을 덮고 가장 길게 여운이 남은 책이 북하우스에서 역사 추리 소설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죽은 자의 몸값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까지 읽은 아홉 권 중에서 가장 중세 전쟁에 관하여 잘 드러난 부분이 아니었을까 한다. 단순하게 약속을 지켰으면 끝이라는 마인드가 아니라 깔끔한 이행을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나, 말로 한 서약만으로도 서로를 믿어주는 모습 등등. 지금까지의 내용과는 다른 부분이 많았던 내용으로 들어가 보자.







< 역사적 배경 설명 >



잉글랜드의 왕인 헨리 1세가 죽고 난 후 그의 딸인 모드 황후를 제치고 스티븐이 왕이 되었다. 이후 둘은 서로 자신이 잉글랜드의 왕이라 주장하며 내전이 일어났다. 스티븐 왕은 1138년 글로스터 로버트 백작이 정통 계승자가 마틸다(모드 황후의 이름)라고 주장하며 반란을 일으켰다. 내전 초기에 스티븐 왕은 전투에서 여러 번 승리를 하지만 몇몇 주교들이 마틸다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모두 체포한다. 이에 교황의 서신에도 불구하고 풀어주지 않으면서 그는 성직 제후들의 지지를 잃고 만다.






죽은 자의 몸값의 배경 시기인 1141년 2월엔 링컨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스티븐 왕은 생포당하고 만다. 이후 두 달 뒤 4월 마틸다는 대관식을 위해 영국으로 왔다. 그러나 그녀의 과한 세금과 거만한 행동으로 인하여 귀족들의 분노를 가져왔고 이에 신변의 위협을 느낀 모드 황후는 옥스퍼드로 피신한다. 이때 글로스터의 로버트 백작을 생포하게 되고 이후 스티븐 왕과 서로 교환하게 된다. 같은 해 9월 스티븐 왕은 윈체스터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었으며 이듬해 포위된 마틸다는 노르망디로 도주한다. 




<줄거리>





1141년 2월. 잉글랜드 북부에서 백작들이 반란을 일으켜(8권 마지막에 메리엣의 형과 그의 친구가 가담한 반란) 스티븐 왕이 친히 부대를 이끌고 전투를 하러 갔다. 거기에 슈롭셔 주 행정장관이 길버트 프레스코트와 휴 베링어도 참전했으며 안타깝게도 이 전투에서 스티븐 왕과 행정장관이 포로로 잡히게 된다. 슈롭셔 주 고드릭 포드의 수녀원도 공격을 당했으며 이는 웨일스의 통치자 오네인 귀네드의 동생 무리였다. 이 전투에서 엘리스는 죽기 직전에 이곳 수녀들에 의해 발견되어 생명을 건진다.







수녀는 포로인 그를 행정 장관의 보좌관인 휴 베링어에게 넘긴다. 잉글랜드 어를 알아듣는 것 같지만, 못 알아듣는 척 웨일스 어로만 내도록 말하는 모습에 휴는 웨일스 출신인 캐드펠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캐드펠은 말한다. 네 가치가 높으면 우리의 행정장관과 포로 교환을 하려고 하니 잘 협조 좀 하라고. 이에 엘리스는 깔끔하게 협조한다. 이때 눈앞에 여신같이 아름다운 여성이 등장하여 엘리스는 한눈에 사랑에 빠지고 만다. 행정장관의 딸인 멜리센트에게 빠진 엘리스의 사랑이 막막하기만 한데.







휴의 이종사촌을 그곳에 담보로 잡아 놓고 행정장관이 도착하는 대로 엘리스를 석방하기로 서로 협정을 맺는다. 엘리스의 사촌인 엘리드를 포함한 웨일스 사람들이 갖은 노력을 하여 거의 다 죽어가는 모양새이지만 프레스코트는 무사히 도착했다. 이제 엘리스는 포로 신분에서 벗어나 자신의 나라로 돌아갈 행복한 상황이지만 마냥 좋지만은 않다. 그 사이에 멜리센트와 서로 사랑에 빠졌기 때문에. 그래서 미래의 장인에게 애원이라도 해 볼 요량으로 그의 병상으로 찾아갔으나 담당 수사에게 걸려서 쫓겨나게 된다.



그냥 떠나려고 하는 찰나에 행정장관이 살해된 것을 캐드펠이 모두에게 알린다. 알리바이가 완벽한 웨일스 인만 미리 보내어 사정을 설명하게 하고 나머지는 모두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수도원 안에서 나갈 수 없게 된다. 멜리센트는 우리의 사랑을 막는 모든 것은 죽음을 불사하고 치우겠다는 엘리스의 말 때문에 그를 의심하고 너무 상심한 그녀는 고드릭 포드의 수녀를 따라 수녀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그곳으로 가버린다. 도무지 범인을 알 수 없는 상황인데 이들의 사랑은 과연 무사할까?



<나의 생각>







북하우스에서 역사 추리 소설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죽은 자의 몸값까지 오면서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범인은 마지막 몇 페이지에서 확실해진다. 범인이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으면서 책 한 권이 거의 끝나면 고구마 백 개 먹은 기분이 들어야 하는데 그런 것조차 없다. 게다가 마지막 몇 페이지에서 범인이 밝혀지면서 마무리를 하면 어색함과 급함이 느껴지기 마련인데 이런 것도 없었다. 시청률이 매우 높은 드라마조차 끝날 무렵엔 급하게 마무리됨을 느끼는데 이런 것이 작가의 역량 차이가 아닐까? 








이번 죽은 자의 몸값은 이전 시리즈와 달리 즐거움뿐만 아니라 묵직한 울림까지 있어 책을 덮고 나서도 자꾸 생각이 난다. 그것은 바로 용서의 의미이다. 그것도 자잘한 잘못이 아닌 자신의 부모를 죽인 사람에 대한 용서. 과연 나라면 멜리센트처럼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용서라는 방법을 택할 수 있을까? 심지어 이미 잡은 범인이며 저항의 의지는 전혀 없고, 자백과 증거는 차고도 넘쳐 완벽하게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는데 말이다.






물론 용서는 멜리센트만의 문제는 아니다. 스스로가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모시는 직속 상관의 범인을 자기 손으로 잡은 휴 베링어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상황은 북쪽에서는 모드 황후 편에 선 반란군이, 서쪽에는 웨일스 인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며 자신들의 군주인 스티븐 왕은 포로로 잡힌 상황이다. 휴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마지막으로 기댈 곳이 사라진 셈이다. 아마 나라면 용서할 수 있었을까? 성향상 지난한 복수보다는 깔끔하게 법이 정하는 한도 내에서 최대 형량을 주었을 것 같아서 더 고민이 되었다.






세상의 법과 신의 정의, 죄와 벌 사이에서 수많은 생각을 들게 한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죽은 자의 몸값였다. 아니! 추리 소설은 재미있으려고 읽는 것이 아닌가! 여기에 이런 생각할 거리라니! 뭔가 어린 시절 사탕을 사 먹었는데 다 먹고 나니 그 안에 풍선껌을 만난 기분이랄까? 정세랑 작가가 극찬한 작품이니 나를 믿기보다 그녀를 믿고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극중 인물들의 매력에 빠져 옆에 있는 사람이 조금 못나 보이는 부작용이 있긴 하지만 후회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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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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