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수업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다산초당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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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독서 삼매경에 빠지면서 이렇게 멋지고 좋은 글을 쓰는 작가를 왜 이제서야 알게 되었을까 하며 안타까웠던 적이 많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 슈테판 츠바이크이다. 그래서 오늘은 그가 생을 마감하기 2년 전의 기록을 모아서 만든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수업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그의 미공개 에세이 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를 소개하려고 한다. 그래서 그가 마지막에 어떤 마음을 가지고 스스로의 생명을 끊었는지 고스란히 느끼면서 그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었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수업 미공개 에세이 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는 생애 마지막 2년 동안 쓰인 것이라고 하기에는 생각보다 어둡지 않다.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다. 그 이유는 회고록에 가까워서인지 2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의 일화만 적힌 것이 아니라 그의 학창 시절 이야기까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에피소드에서는 그의 진한 후회와 아쉬움이, 어떤 챕터에서는 큰 깨달음이, 또 다른 챕터에서는 작가로서의 사명 등 주제가 다양하여 묵직하지만 독자가 미치도록 감정적이지 않게 조율이 꽤 잘 되어 있다.







총 아홉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 인상 깊었던 몇 가지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가장 먼저 나에게 돈이란이라는 이야기이다. 독일이 전쟁 배상금(1차 세계대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만든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국민들. 깨진 창문을 교체하는 비용이 일주일 전의 4층짜리 건물 가격보다 더 비싸지는 기이한 돈의 미친 죽음의 춤을 그들은 무려 3년을 버텼다. 이 스토리는 아마 현재의 짐바브웨나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보면 피부로 느낄 것이다.







물론 작가가 이 하이퍼인플레이션 자체를 말하려던 것은 아니다. 이 책 전체의 그의 시각은 항상 일정했다. 순간의 시간이 아닌 길게 지속된 시간의 결과를 그리려는 의도가 전반에 깔려 있어 이 챕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처음에는 당황했던 이들이지만 점차 돈의 신뢰도를 믿지 못하면서 자신들이 신뢰할 수 있는 중요한 가치에 더욱 매진했다. 바로 일, 사랑, 우정, 예술, 자연 등등. 먹고살기도 힘든 상황에 이전의 3년 치 생활비로 오페라 티켓을 사면서. 그러면서 우리의 진정한 안전에 대하여 정의를 내린다. 그것이 돈이 아니라고.







다음으로 이 책의 제목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 어두운 시절에이다. 이 에피소드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을 읽을 때마다 생각이 날 것 같이 뇌리에 박혔다. 그는 오스트리아인이다. 독일인들이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후 독일인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독일어를 쓴다는 이유만으로 모두에게 부끄러움의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던 그. 하지만, 작가이기에, 그렇게 죄스러움을 가지게 만든 그들의 언어이지만 자신이 가진 유일한 무기이기에 독일어를 버리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그는 말한다. 밝은 대낮에는 우리가 별을 볼 수 없듯, 삶의 신성한 가치 또한 평온하게 살아 있을 때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별이 영원히 찬란하게 반짝이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어두운 하늘이 필요하듯 우리가 영혼과 자유를 우리의 육체에서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둠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쫓겨난 오스트리아인이 독일어를 쓴다는 이유만으로 죄스럽다고 고백하는 사람의 말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동안 살면서 어떤 심정으로 글을 썼는지가 느껴져서 저절로 가슴이 먹먹해졌다.







전 에피소드가 다 좋았기에 몇 가지만 추리기에 너무 고민을 많이 했다. 필요한 건 오직 용기뿐에서는 학창 시절의 그가 얼마나 길게 후회를 하면서 다짐했으면 환갑이 다 된 나이에 에세이로 작성을 했을까 싶었고, 로댕과의 만남에서 얻은 영원한 교훈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배웠으면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이야기인 하르트로트와 히틀러를 보면서 작가의 상상력이 상상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보면서 기이함과 소름 끼침을 번갈아가면서 느낄 수 있었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수업 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를 읽고 나면 현재 우리가 겪는 어지간한 어려움은 어려움으로 느껴지지도 않을 것이다. 인간으로서 상상하기 힘든 고통의 시대를 걸었던 그의 이야기. 김겨울, 김하나 작가가 강력하게 추천하는 그의 미공개 에세이이다. 평소 슈테판 츠바이크의 작품을 좋아하던 사람, 현재 자신이 나아갈 앞길은 고사하고 코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갇혀 있다고 느끼시는 분, 삶의 용기를 조금 더 내보고 싶은 분이라면 읽고 났을 때 후회하지 않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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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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