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들린 아이 캐드펠 수사 시리즈 8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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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성소의 참새에서는 혼란스러운 시대적 배경이 전혀 개입되지 않아서 담백한 맛이 있었다. 그러나 북하우스에서 역사 추리 소설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8 귀신 들린 아이는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 사이의 갈등으로 인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덕분에 스케일이 생각보다 크게 작용을 한다. 물론 현대적 의미의 큰 스케일은 아니지만. 읽으면서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들에서 언급하는 것과 같이 날것의 폭력을 경험할 수 있어 현대인이라는 것에 감사함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1140년 9월 중순 19세 메리엣이 수사가 되기 위하여 수도원으로 들어온다. 데려다주던 아버지 레오릭과의 분위기가 매우 안 좋음을 캐드펠은 한눈에 알아챈다. 이곳에서는 1년 정도 수습 기간을 거쳐 신께 맹세를 하고 수사가 될 수 있었지만 그는 이상하게도 매우 조급하게 빨리 될 수 있는 방법을 묻는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는 동료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고 선을 긋고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수도원 식구 모두 사과를 따러 나갔다가 한 수도사가 나무에서 떨어져 크게 다치게 된다.






이 모습을 본 메리엣은 그가 죽은 줄 알고 새하얗게 질렸으며 그 반응이 캐드펠이 의아함을 느끼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날 밤 모두 잠든 숙소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 모두 놀라 달려간다. 그곳은 바로 메리엣의 방. 그는 몽유병 비슷한 상태였다. 캐드펠은 갑자기 깨우면 다칠 수도 있다는 판단하에 그를 진정시켜 그대로 다시 잠에 들게 한다. 이런 일이 몇 차례 지속되었고 일단 잠에서 깨고 나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이에 견습생들이 그를 귀신 들린 아이라고 부르게 된다.






메리엣이 견습생 시간을 보내던 중 윈체스터 주교좌성당 참사 회원인 엘뤼아르가 슈루즈베리에 도착했다. 이유는 왕의 편에 서 있던 헨리 주교의 명으로 북쪽의 두 영주의 노선을 확인하기 위하여 파견된 클레멘스가 파견되었는데 돌아올 시간이 한참 지났으나 오지 않아 그의 행적을 찾고 있었다. 그가 길을 떠난 후 친척 집인 메리엣의 집에 하루 머물렀던 것까지 확인하였으나 그 이후는 종적이 묘연했다. 이 시기는 메리엣이 견습생으로 수도원에 들어오기 일주일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휴 베링어와 캐드펠까지 연합하여 그를 찾으러 나갔다. 덕분에 사람은 찾지 못하였으나 행적과 거리가 먼 곳에서 말을 찾게 된다. 그러던 중 얄밉기 그지없는 제롬 수사가 사람들의 소문을 듣고 메리엣의 방을 찾아와 그가 숨겨 놓은 머리카락 뭉치를 찾아 메리엣이 보는 앞에서 태우게 된다. 이에 눈이 돌아간 그는 제롬 수사를 죽이려고 목을 조르지만 캐드펠의 호통에 놓아주게 된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메리엣은 채찍질을 당하고 징벌의 방에 가둬지게 된다.






캐드펠은 그가 이곳에서 그대로 생활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그를 마크 수사가 있는 세인트자일스로 보내자고 건의하였고 메리엣도 흔쾌히 그곳으로 갔다. 점점 추워지는 겨울이 오기에 세인트자일스 사람들은 땔감을 구하러 산으로 들어갔다가 그곳에서 불에 타다만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바로 클레먼스였다. 이를 마크 수사가 휴 베링어와 캐드펠에게 알리게 되고 점차 사건의 퍼즐이 하나씩 맞춰가게 된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메리엣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일까?






북하우스에서 역사 추리 소설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8 귀신 들린 아이까지 읽으면서 기성 작가도 글을 쓰면 더 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번 책은 긴장으로 인하여 온몸에 힘이 들어가서 읽었다. 그리고 거의 마지막이 될 때까지 도무지 누가 범인인지 알 수가 없었다. 심지어 메리엣은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까지 하고 있는 마당인데도. 개연성이 부족하니 자백이 자백이 아니라 수사의 혼란을 주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될 정도였다.






아마 마지막까지 읽고 나면 작중에서 너무나도 이상하게 행동했던 등장인물들의 행태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조직과 개인, 개인과 개인의 문제였다면 이번에는 가족 간의 의사소통 부재가 모든 문제를 불러일으켰다. 오해라는 것이 얼마나 쉽게 발생하게 되며 그것에 사랑이 얹어지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셜록 홈즈 같은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읽어야 할 책이 줄어드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면서도 다음 책으로 손이 가는 기이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귀신들린아이 #엘리스피터스 #북하우스 #캐드펠수사시리즈 #캐드펠서포터즈 #추리소설추천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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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한 커피사 - 달콤쌉싸름하면서 새콤짭짤한 커피인문학
박영순 지음, 유사랑 그림 / 이글루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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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어떤 것의 역사책이라고 하면 구성에서 떠오르는 폼이 있다. 하지만 이글루에서 출판한 커피의 탄생과 미래를 다룬 박영순 작가의 파란만장한 커피사는 기존의 역사 관련 저서들과는 결이 많이 다르다. 굉장히 캐주얼하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관심 있는 부분부터 읽어도 크게 상관이 없는 구조이다. 어떤 챕터여도 흥미를 최고로 끌어올리기에 결국은 전체를 다 읽게 될 테니까. 종이 재질이 너무 좋아 줄을 긋기에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공부하듯이 읽은 책 내용으로 들어가 보자.



이 책은 총 4장 50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각 챕터마다 우리가 커피를 마시면서 한 번쯤은 궁금해서 머릿속에 물음표를 떠올렸을 법한 질문의 대답들이 적혀 있다. 물론 평소에 상상하지 못한 관련 에피소드도 많다. 사실 서평을 시작할 때 많이 힘들었다. 전체를 다 소개해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그중에서 몇 가지를 골라야 했기 때문이다. 온갖 루머도 많고 설도 많은 세계이기에. 인상 깊었던 내용 중에 우리나라와 관련이 있는 것과 매우 흥미로웠던 것 몇 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가장 먼저 꼽은 것은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파트이다. 미디어에서 흔히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외국인들에게 굉장히 생소한 것으로 다루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얼음이 들어간 제품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생겼으리라 생각한다. 일단 나부터. 그러나 의외로 얼음을 넣은 커피는 중동이나 아시아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냉장 기술이 발달하면서 상쾌하게 즐기기 위하여 얼음을 넣었다고 한다. 이후 20세기 초에는 미국의 남동부와 북동부에서 여름철에 이용하였다고 한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열광하는 현상이 휴식을 더욱 요구하는 고단한 우리의 일상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p.63


그런데 이런 음료에 우리가 열광하는 이유에 대한 작가의 견해를 보면서 마음이 참 쌉쌀해졌다. 우리의 인체는 전자제품과 마찬가지로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쿨링 기능이 필수라는 것. 냉장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 인류는 신체적, 정신적 활동을 한 후 오른 체온을 식히기 위하여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현재에는 차가운 카페인이 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작가의 주관적인 견해라고 하기에는 충분히 과학적이어서 독자는 깊은 공감을 끌어낼 수밖에 없다.



"커피는 '신의 음료'로 받아들여져 "커피를 몸에 담은 자는 지옥불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p.111


두 번째로는 커피를 탄압하다는 챕터이다. 탄압이 단순히 자국민의 건강이나 이것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다른 노동력 확보를 위한 행위에 대한 인권 존중의 이유가 아니라 권력자의 통치를 위한 전력으로. 의외로 커피를 세계적인 음료로 만든 일등공신이 이슬람의 무슬림이었다. 마호메트가 수행을 하면서 죽음의 위기를 맞게 되는데 이때 그를 살린 음료가 커피였다는 것. 그래서 신성한 음료로 유행했지만 지배 계급이 오스만튀르크로 바뀌면서 초기에 박해가 시작되었다.



당시 메카는 이집트에 머물고 있는 오스만튀르크 군주의 명을 받고 있었고 당시 메카의 총독은 카이르 베그였다. 그는 어느 날 그것을 마셨을 때 사람들을 각성시키고 기분을 돋우게 한다는 말을 듣고 사람들을 방종에 빠뜨릴 것을 우려하여 금지하였다. 이를 위하여 메카 최고의 명의 입을 빌렸는데 카이로에 있던 군주가 이 소식을 듣고 자신이 허용한 것을 금지하였며 카이르 베그를 고문하여 그를 죽게 만들었다. 어떻게 보면 이슬람교도들이 말하는 신성한 음료를 못 마시게 한 벌을 받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기독교 세계에서 가장 강인하다고 칭송받던 영국 남자들이 커피 때문에 침대에서 참새처럼 나약해졌다며 남편들이 단지 턱수염만으로 남자임을 증명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비아냥거렸다."

-p.115


이후 이슬람에서 또 한 번의 박해가, 다음에 찰스 2세 때 영국에서 있었다. 시대적으로 보면 조금 독특하게 여성들이 청원을 넣고 일어난 것이다. 그 이유는 남자들을 사막처럼 메마르게 하고 쇠약하게 하는 음료이기에. 이에 찰스 2세는 기다렸다는 듯이 청원을 받아들여 음용을 금지했다. 당시 그는 지식인들이 카페에 모여 정보를 고유하고 서민들을 교육시키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러니 시민 계몽이 그에게는 트라우마였던 것.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획기적인 사건의 주동자가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유가 진짜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가면 비엔나커피 빼고 다 있다"라는 말이 있다. 명칭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풍자하는 것이다."

-p.146


남북 전쟁에서 소총의 개머리판에 그라인더를 달았다는 이야기, 말 한 마리가 끄는 마차라는 의미의 아인슈페너, 이에 대항하여 나온 것이 말 네 마리가 끄는 마차를 의미하는 피아커 이야기, 우리나라에서 일제강점기 때부터 커피나무를 키웠다는 스토리, 디카페인은 지극한 효심에서 발생되었다는 배경, 세상에서 가장 큰 카페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이야기 등 흥미로운 각 에피소드 별 역사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감성을 가득 담은 음료이기에 많은 이가 좋아하는 음료이기에 관심도가 꽤 생길 내용이 가득하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글루 출판사에서 출간한 박영순 작가의 파란만장한 커피사는 캐주얼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 목차를 보면 왜 이렇게 구조를 강조하는지 알 것이다. 게다가 이 도서의 카테고리는 역사가 아니라 인문학이다. 그러니 이 부분을 반드시 염두에 두고 읽지 않는다면 초반에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 고개를 갸웃거리게 될 수도 있다. 사실 조금 착각하고 읽어도 큰 문제는 없다. 왜냐하면 지루하지 않고 잡지를 읽는 것처럼 쉽고 재미있지만 유익하기 때문이다.



잠에서 깨어나기 위해,  정신을 맑게 하려고, 감성에 젖으려고 마시던 음료에는 생각보다 많은 스토리가 얽혀 있었다. 원두에 꽤 긴 역사를 새겨 넣은 에피소드들로. 이 도서에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다양한 동물의 배설물로 만들어진 원두를 얻기 위해 원두로 동물을 고문한다는 내용이었다. 비싸지만 맛이 좋아 많이 찾는다고 한다. 그 외에 원두 자체에 이상한 짓을 해 놓은 것을 찾는 사람도 많다. 어쩌면 당신일 수도. 소비자가 없으면 생산자도 사라지게 된다. 이번 기회에 선량한 소비자가 되는 방법을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파란만장한커피사 #박영순 #이글루 #커피인문학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내용으로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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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의 참새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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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를 읽을 때 언제나 감탄하는 포인트가 있다. 바로 엘리스 피터스가 어지간하면 어떠한 것에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64세의 나이에 첫 권을 출간한 것이다. 비슷한 케이스로 출근하기 싫은 날엔 카프카를 읽는다에서 소개한 찰스 부코스키 또한 49세에 작가로 발을 들였으며 이언 플레밍도 46세에 007로 작가 데뷔를 하였다. 의외로 40대 후반에 처음으로 글을 써서 작가가 된 사람이 꽤 많았다.  꿈을 이루는 데는 나이는 크게 상관없음을 되새기며 북하우스에서 역사 추리 소설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성소의 참새를 시작하도록 하자.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 레벡>




<레밥(Rebab) 혹은 라밥(Rabab)을 연주하는 두 음악가 레벡의 유래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본문에 이번 사건의 용의자이자 피해자인 릴리윈이 소중히 아끼는 악기로 레벡이 나온다. 현악기이며 활이 필요하다는 것, 악기 자체가 목재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알 수 있는 내용이 없어서 공부해 보자. 고대 그리스의 리라와 아랍의 라밥에서 유래한 악기이다. 13세기 필사본에는 한 줄의 현이 있다고 나와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세 줄 현도 나왔다. 레벡은 9세기 중앙 아시아에서 비잔틴 제국으로 전해졌으며 10세기 이후에는 유럽까지 유입되었다. 간단한 악기로 보이지만 유럽에서 찰현악기 중 가장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언제나 조용하게 빌드업을 해나가던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북하우스에서 역사 추리 소설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성소의 참새는 초반부터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박진감 넘치는 소리로 시작한다. 마치 사냥개들이 사냥감을 뒤쫓는 듯한 느낌으로. 1140년 봄 어느 날 밤 수많은 사람들에게 쫓겨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 한 남자가 수도원으로 뛰어들어온다. 그것도 모든 수사들이 새벽 기도를 드리며 성가를 하는 시간에. 이에 모두들 깜짝 놀라 밖으로 나가본다.





그곳에는 160cm대(캐드펠의 키가 160cm 초반인데 그와 비슷하다고 나옴)의 매우 여윈 남자가 피투성이가 되어 제단 천자락을 잡고 쓰러져 있었다. 그 뒤에는 술에 취하고 성난 폭도들 같은 마을 사람들이 뒤쫓았다. 살인과 절도 사건의 가해자라는 이름 하에 쫓긴 이는 릴리윈. 그는 노래를 하고 재주를 넘어 받은 돈으로 먹고사는 사람이었다. 그날 마을에는 월터의 아들 대니얼의 결혼식이 있어 릴리윈을 고용한 것. 하지만, 이런저런 소란으로 인하여 그는 3페니를 받기로 하였으나 겨우 1페니만 받고 쫓겨났다.







그 후에 신랑의 아버지가 머리를 강타 당하고 금고가 털린 것. 하지만 릴리윈은 수도사들에게 자신이 한 것이 아니라며 단호하게 말한다. 이 시대에는 죄인이더라도 40일 동안은 수도원에서 보호해 줘야 할 의무가 있었다. 신성불가침 영역이기에. 다음 날 행정 장관의 보좌관인 한 관리가 와서 사건의 사안을 들어본 후 그 기간 동안은 절대로 수도원 밖으로 나오면 안 된다고 못을 박고 돌아갔다. 나오는 즉시 체포하겠다는 말과 함께. 






하지만 월터는 살아 있었고 범인이 누구인지 보지 못했다고 한다. 실마리가 그다지 없는 상황에서 월터에 집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사람이 살해되어 강에서 발견된다. 이 과정에서 릴리윈도 일정 부분 거짓말을 했으며 새신랑도 엄청난 비밀이 있었고, 그의 누나 또한 타인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었다. 게다가 살해당한 사람도 이 모든 판도를 휘두를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다. 과연 이들의 비밀은 서로 어떻게 엮여 있으며 릴리윈은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짓에 대한 혐의를 벗고 자유롭게 밖을 돌아다닐 수 있을까? 그리고 범인은?






지금까지 모든 작품이 천천히 에스컬레이터 되는 느낌이었다면 이 작품은 여기저기에서 폭죽이 팍팍팍 터져서 도무지 범인이 누구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을 보면서 한편으로 범인이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기에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물론 사람의 생명에 손을 댄 부분은 제외이니 오해하지 마시길. 눈치가 빠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제목의 참새는 릴리윈을 의미한다. 이 정도면 그의 이미지가 충분히 연상이 될 것이다.







매번 느끼지만 주인공 캐드펠과 휴 베링어와의 케미는 지금까지 봐온 어떤 작품보다도 더 잘 어울렸다. 눈빛만 봐도 상대방의 의중을 바로 캐치할 정도며 둘이 주고받는 말에는 위트가 넘치는 블랙 코미디 같은 말이 많다. 처음에는 베링어의 멋짐에 반하여 등장을 기다렸지만 뒤로 갈수록 이 둘이 주고받는 말이 기대가 되어 투 샷의 장면을 무척 기다리게 된다. 누가 왜 어떻게 저지른 범행인지를 하나씩 맞춰가는 재미도 있지만 이 둘의 대화의 묘미를 찾아가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북하우스에서 역사 추리 소설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성소의 참새는 개인의 문제에서 불거진 사건이어서 스케일이 크지 않음에도 인간의 추악함을 풀어내는 과정의 촘촘함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또한 특정한 역사적 사건이 결부되지 않아 당시 서민의 삶을 자세하게 엿볼 수 있는 기회도 누릴 수 있었다. 게다가 영화로 찍는다면 배경이 매우 협소하여 이야기의 밀도도 높게 느껴진다. 셜록 홈스나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후회 없이 읽으시리라 믿는다.



#성소의참새 #엘리스피터스 #북하우스 #캐드펠수사시리즈 #캐드펠서포터즈 #추리소설추천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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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나만의 책 쓰는 법 - 챗GPT, 클로드 등을 활용한 창의적 글쓰기
케이(KAY) 지음 / 유아이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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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반쯤 모 대형 서점에서 AI 창작 공모전을 연 적이 있었다. 말 그대로 AI가 작성한 글이 그 대상이며 이에 매일 벽을 마주하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글을 쓰는 작가들에게 맹비난을 받았다. 당시 서점의 공모전도, 작가들의 반응도 모두 이해가 갔다. 이처럼 어느새 창작의 영역에도 AI가 침투해 있기에 단순하게 배척하기보다는 파트너로서 함께 가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 도움을 줄 유아이북스에서 출간한 케이 작가의 AI로 나만의 책 쓰는 법을 소개한다.



목차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듯이 케이의 AI로 나만의 책 쓰는 법은 챗 GPT와 함께 글 쓰는 방법에 관한 책이다. 단순한 아이디어 하나로 시작하여 창작물의 입체적인 캐릭터 생성, 자료 조사, 아이디어의 확장, 개인의 문체, 퇴고까지 글쓰기 전체 과정에서 인공지능의 도움을 어떻게 받을 수 있는지에 관하여 상세하게 서술한다. 또한, 기존의 도서들과 달리 소설, 논픽션, 자서전, 전자책까지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위의 사항을 알더라도 생성형 AI를 접해 본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첫 화면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 이런 점까지 고려하여 세 번째 챕터에서는 챗 GPT 입문 클래스가 정리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프롬프트부터 시작하여 일상 속, 직장인의 업무, 창의적 작업, 학습 등에 이용하는 방법까지. 게다가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주의해야 할 점과 그들의 언어 세계 향후 나아갈 방향까지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장황한 설명이 아닌 핵심 사용 방법만 기술되어 있어 담백하고 깔끔하게 학습할 수 있다.



마지막 별책부록에서는 AI 작가 수업 23강이라고 하여 실제로 글을 쓰는 과정과 작가의 일상 등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보통 별책부록은 짧은 것이 기본인데 이 도서에서는 약 100페이지 가까이 할애하여 이 부분만 잘 따라가더라도 한 달에 책을 한 권 뚝딱 써낼 수 있다. 매번 AI는 굉장히 겸손하게 말한다. 내가 말한 것을 그대로 사용하지 말며, 언제나 진실성에 대한 검토를 하며, 저작권에 신경을 쓰고 나에게 너무 의존하려고 하지 말라고. 자신에 대하여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문구들이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피식거리게 된다.






위의 이미지는 케이의 AI로 나만의 책 쓰는 법의 추천사이다. 아래에 우리가 잘 아는 인물의 이름이 적혀 있지만, 사실은 이들의 기존 글을 토대로 AI가 가상으로 작성한 것이다. 작가 소개를 읽고 내려온 분이라면 케이가 AI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이 책은 사람의 손이 닿긴 했지만, 사람이 쓴 것이 아니다. 첫 페이지의 추천사를 보면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 정도면 작가라는 존재의 앞날이 너무도 막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아직은 아니라는 것을. 무척이나 다행스럽게.



지난번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한 황석영 작가는 소설 장길산을 쓸 때 챗 GPT가 있었다면 날고 기었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하여 막연하게 알고 있을 때도 고개를 끄덕였는데 이 책으로 차근차근 공부하다 보니 저 말의 진위가 정말 소름 끼친다는 것을 다시금 체감하였다. 본문에서 이런 점을 가장 많이 느낀 부분은 시대적 사건과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 생활상 등에 대하여 AI를 활용하라는 말에서였다. 한동안 글쓰기 자료에 대한 펀딩이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이집트 신화, 우리나라 근대, 조선 시대의 각종 범죄 사건, 캐릭터의 행동을 묘사하는 단어, 세상의 독약, 각종 마법, 인류 역사상 생성된 미스터리, 책을 쓰기 위한 가이드북, 전문직에 관련된 각종 사전식 책 등등. 하지만 이제 이런 것이 나열된 책이 아니라 내가 구상하는 아이디어 안에서 발생할 개연성 있는 종류의 것으로 AI가 뽑아주다니. 한 달 20달러로 많이 편해진 세상이라는 느낌과 함께 어딘지 모르게 묘한 불편함이 함께 다가왔다. 아마도 인간 필요성의 축소에 대한 씁쓸함인 것 같다.



그동안 나는 챗 GPT를 어떻게 사용해 왔을까 한번 뒤돌아 보았다. 일단 블로그로 한정하여 말하자면 조회수 1,2위를 달리는 글들의 이미지는 다 AI의 도움을 받았다. 두 소녀의 갈등이나 계곡에서 추락하는 기차의 모습, 유령이 기다리는 기차 등등에서 소설과 후기의 분위기가 잘 느껴진다는 말들이 많았다. 앞으로 이것을 오늘 읽으면서 공부한 케이 작가의 AI로 나만의 책 쓰는 법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 위한 이런저런 시도들을 더 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자료 찾는 방법도.


https://blog.naver.com/astel_erste/223511541834


https://blog.naver.com/astel_erste/223554722550



이 도서는 챗 GPT와 함께 글 쓰는 방법에 대하여 단순하게 이런 것도 물어보고 저런 것도 물어보라고 알려주지 않는다. 질문의 구체적인 예가 가득 실린 책이다. 프로그램을 사용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질문의 방향성이 중요하다. '화내고 있는 여자를 그려줘'보다는 '18살 한국 소녀가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삿대질하며 화내는 모습을 그려줘'의 이미지가 훨씬 리얼하다. 이런 점을 배울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성이다. 글쓰기나 챗 GPT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큰 도움이 될 테니 속는 셈 치고 읽어보길 강력하게 추천한다.


#AI로나만의책쓰는법 #케이 #황충연 #유아이북스 #챗GPT로글쓰는방법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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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속의 여인 캐드펠 수사 시리즈 6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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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작가가 극찬한 북하우스에서 역사 추리 소설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얼음 속의 여인을 출간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으며 BBC에서 드라마로 나오기도 했던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지난여름 5권까지 출간되었으며 향후 다섯 권씩 마지막 21권까지 나올 예정이다. 이번에 6권에서 10권까지 나와 한동안 애태우던 마음을 잠시 달랠 수 있게 되었다.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이 등장하여 실화인지 허구인지 구분이 되지 않아 더 빠져드는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보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12세기 영국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가 왕위 쟁탈전을 위하여 온 나라가 반으로 나누어져 싸우던 무정부 시대이다. 모드 황후는 프랑스로 피신을 갔다가 4권 마지막에서 잉글랜드로 입성하였으며 덕분에 뒤로 갈수록 더 격렬한 왕위 찬탈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작품 속 배경인 슈주르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은 잉글랜드 슈롭셔주에 실존하는 수도원이다. 또한 캐드펠을 포함하여 라둘푸스 수도원장, 로버트 페넌트 부수도원장 등 높으신 분들은 대부분 실존 인물이다. 






눈이 많이 오는 슈롭셔주 11월 말.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의 왕위 찬탈이 모드 황후의 잉글랜드 서쪽을 장악 이후 더욱 거세졌다. 이에 스티븐 왕의 군대가 우스터 지역을 휩쓸어버렸다. 그래서 이 지역의 많은 사람이 슈루즈베리 수도원으로 피난을 오게 된다. 그때 우스터시 수도원의 보좌 수사인 허위드가 이곳을 찾아와 두 아이와 한 수녀가 이곳으로 향한 후 행방불명되었다고 한다. 우스터의 유명 가문인 로랑스 당제 경의 조카들인 이들을 찾으러 황후 편에 선 로랑스가 왕의 땅인 이곳에 직접 올 수 없어 수사가 온 것이었다.







이곳의 행정관과 수도원장의 허락을 얻어 이들이 직접 아이들과 수녀를 찾으러 떠난다. 때마침 브롬필드 수도원에서 환자가 발생하였으며 의학적 지식을 가진 자가 없어 이곳에는 캐드펠이 파견된다. 열심히 치료를 하던 중 이 환자와 아이들 무리와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되지만 머리의 충격으로 인하여 기억을 잃어 더 이상의 정보를 캐내지 못한다. 이에 직접 우리들의 주인공은 그들이 마지막 목격된 곳부터 역으로 추적을 해나가기로 하고 밖을 나선다.







그는 산속으로 수색을 왔다가 그곳에 살고 있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찾던 아이 중 소년 이브를 드디어 만나게 된다. 이브에게 그동안의 일을 물었더니 원래 누나의 유모였던 집으로 간 후 누나는 약혼자를 불러 함께 그곳을 떠났으며 자신은 누나를 찾으러 수녀만 그곳에 두고 나왔다는 것. 캐드펠은 이브를 데리고 브롬필드로 가는 도중 잔뜩 언 개울을 건너다가 얼음 속에서 무언가를 찾게 되고 어둠 속에서 그것을 본 그는 이브의 누나 에르미나인 줄 알고 일단 조용하게 브롬필드로 향한다.







다음 날 행정 장관의 보좌관 휴 베링어와 함께 다시 그곳을 찾아 조심스레 얼음을 깨고 그녀를 데리고 온다. 하지만 그녀는 에르미나가 아니라 힐라리아 수녀였다. 시신도 있고 같이 있었던 사람도 있고 상황을 설명할 이도 있었지만 도무지 사건의 퍼즐을 채울 수 없었던 그들. 끈기를 가지고 사건을 추적하며 에르미나를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오히려 더 큰 사건과 마주하고 만다. 바로 큰 도적 떼가 동네 하나씩을 깔끔하게 태우고 모든 것을 죽이고 재물과 가축 그리고 먹을 것만 가지고 감쪽같이 사라지는 반복적인 사건.







단서들을 찾아가다가 드디어 에르미나의 연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엄청난 상처를 입고 누워 있었지만 그곳에는 에르미나가 없었다. 자신도 아무리 찾아다녀도 더는 찾을 수 없다는 말과 함께. 브롬필드로 돌아온 캐드펠. 이브는 어떤 사건으로 인하여 다시 눈이 휘날리는 허허벌판으로 나가게 되고 그곳에 에르미나가 찾아온다. 로랑스 당제 경의 부하인 올리비아와 함께. 과연 그들은 이브도 되찾고 사건의 가해자도 잡고 온 백성을 괴롭히는 도적 떼도 물리칠 수 있을까? 







이번 이야기에는 굉장한 사실이 하나 숨어있었다. 전혀 상상하지 못한 존재였으며 그가 어떻게 캐드펠과 연결이 되는지 마지막 몇 페이지에서 알게 된다. 그 부분을 읽을 때 온몸에 소름이 돋아 팔을 쓸어내리며 읽었다. 그리고 이 사실이 앞으로 시리즈의 전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매우 궁금해졌다. 지금까지 엘리스 피터스의 이야기에서는 한번 엮인 사람들과의 관계가 생각보다 빠르게 다시 엮였던 던 전적 때문에 혹시 다음 권에서? 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과연 그가 어떤 존재인지 직접 읽으면서 나와 같은 감정을 꼭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북하우스에서 출간한 엘리스 피터스의 역사 추리 소설 캐드펠 수사 시리즈 얼음 속의 여인은 지금까지의 사건들 중 가장 복잡하였다. 커다란 한 사건 안에 나머지 일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건들 속에 우연으로 발생했던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도무지 범인을 알 수도 없었으며 이대로 책이 끝나는 것은 아닐까 실망까지 할 정도로. 하지만 그녀의 명성답게 당연하게 범인은 아주 사이다 마신 듯 깔끔하게 잡아낸다. 역사든 추리든 어느 쪽이든 좋아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만족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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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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