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의 참새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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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를 읽을 때 언제나 감탄하는 포인트가 있다. 바로 엘리스 피터스가 어지간하면 어떠한 것에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64세의 나이에 첫 권을 출간한 것이다. 비슷한 케이스로 출근하기 싫은 날엔 카프카를 읽는다에서 소개한 찰스 부코스키 또한 49세에 작가로 발을 들였으며 이언 플레밍도 46세에 007로 작가 데뷔를 하였다. 의외로 40대 후반에 처음으로 글을 써서 작가가 된 사람이 꽤 많았다.  꿈을 이루는 데는 나이는 크게 상관없음을 되새기며 북하우스에서 역사 추리 소설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성소의 참새를 시작하도록 하자.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 레벡>




<레밥(Rebab) 혹은 라밥(Rabab)을 연주하는 두 음악가 레벡의 유래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본문에 이번 사건의 용의자이자 피해자인 릴리윈이 소중히 아끼는 악기로 레벡이 나온다. 현악기이며 활이 필요하다는 것, 악기 자체가 목재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알 수 있는 내용이 없어서 공부해 보자. 고대 그리스의 리라와 아랍의 라밥에서 유래한 악기이다. 13세기 필사본에는 한 줄의 현이 있다고 나와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세 줄 현도 나왔다. 레벡은 9세기 중앙 아시아에서 비잔틴 제국으로 전해졌으며 10세기 이후에는 유럽까지 유입되었다. 간단한 악기로 보이지만 유럽에서 찰현악기 중 가장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언제나 조용하게 빌드업을 해나가던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북하우스에서 역사 추리 소설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성소의 참새는 초반부터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박진감 넘치는 소리로 시작한다. 마치 사냥개들이 사냥감을 뒤쫓는 듯한 느낌으로. 1140년 봄 어느 날 밤 수많은 사람들에게 쫓겨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 한 남자가 수도원으로 뛰어들어온다. 그것도 모든 수사들이 새벽 기도를 드리며 성가를 하는 시간에. 이에 모두들 깜짝 놀라 밖으로 나가본다.





그곳에는 160cm대(캐드펠의 키가 160cm 초반인데 그와 비슷하다고 나옴)의 매우 여윈 남자가 피투성이가 되어 제단 천자락을 잡고 쓰러져 있었다. 그 뒤에는 술에 취하고 성난 폭도들 같은 마을 사람들이 뒤쫓았다. 살인과 절도 사건의 가해자라는 이름 하에 쫓긴 이는 릴리윈. 그는 노래를 하고 재주를 넘어 받은 돈으로 먹고사는 사람이었다. 그날 마을에는 월터의 아들 대니얼의 결혼식이 있어 릴리윈을 고용한 것. 하지만, 이런저런 소란으로 인하여 그는 3페니를 받기로 하였으나 겨우 1페니만 받고 쫓겨났다.







그 후에 신랑의 아버지가 머리를 강타 당하고 금고가 털린 것. 하지만 릴리윈은 수도사들에게 자신이 한 것이 아니라며 단호하게 말한다. 이 시대에는 죄인이더라도 40일 동안은 수도원에서 보호해 줘야 할 의무가 있었다. 신성불가침 영역이기에. 다음 날 행정 장관의 보좌관인 한 관리가 와서 사건의 사안을 들어본 후 그 기간 동안은 절대로 수도원 밖으로 나오면 안 된다고 못을 박고 돌아갔다. 나오는 즉시 체포하겠다는 말과 함께. 






하지만 월터는 살아 있었고 범인이 누구인지 보지 못했다고 한다. 실마리가 그다지 없는 상황에서 월터에 집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사람이 살해되어 강에서 발견된다. 이 과정에서 릴리윈도 일정 부분 거짓말을 했으며 새신랑도 엄청난 비밀이 있었고, 그의 누나 또한 타인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었다. 게다가 살해당한 사람도 이 모든 판도를 휘두를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다. 과연 이들의 비밀은 서로 어떻게 엮여 있으며 릴리윈은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짓에 대한 혐의를 벗고 자유롭게 밖을 돌아다닐 수 있을까? 그리고 범인은?






지금까지 모든 작품이 천천히 에스컬레이터 되는 느낌이었다면 이 작품은 여기저기에서 폭죽이 팍팍팍 터져서 도무지 범인이 누구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을 보면서 한편으로 범인이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기에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물론 사람의 생명에 손을 댄 부분은 제외이니 오해하지 마시길. 눈치가 빠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제목의 참새는 릴리윈을 의미한다. 이 정도면 그의 이미지가 충분히 연상이 될 것이다.







매번 느끼지만 주인공 캐드펠과 휴 베링어와의 케미는 지금까지 봐온 어떤 작품보다도 더 잘 어울렸다. 눈빛만 봐도 상대방의 의중을 바로 캐치할 정도며 둘이 주고받는 말에는 위트가 넘치는 블랙 코미디 같은 말이 많다. 처음에는 베링어의 멋짐에 반하여 등장을 기다렸지만 뒤로 갈수록 이 둘이 주고받는 말이 기대가 되어 투 샷의 장면을 무척 기다리게 된다. 누가 왜 어떻게 저지른 범행인지를 하나씩 맞춰가는 재미도 있지만 이 둘의 대화의 묘미를 찾아가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북하우스에서 역사 추리 소설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성소의 참새는 개인의 문제에서 불거진 사건이어서 스케일이 크지 않음에도 인간의 추악함을 풀어내는 과정의 촘촘함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또한 특정한 역사적 사건이 결부되지 않아 당시 서민의 삶을 자세하게 엿볼 수 있는 기회도 누릴 수 있었다. 게다가 영화로 찍는다면 배경이 매우 협소하여 이야기의 밀도도 높게 느껴진다. 셜록 홈스나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후회 없이 읽으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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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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