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
코너 프란타 지음, 황소연 옮김 / 오브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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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는 순간, 와! 책 이쁘다~~!!
빈티지 색감, 핑크빛 장미 사진 표지가
뭔가 신비롭고 세련된 느낌...
마음을 확 당긴다.
속지까지도 아름답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작가의 책답게
솔직담백 거침없는 표현뿐 아니라
감각적인 사진들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작가는 자기자신과 삶, 그리고
지금 이순간에 집중하며
진지하게 보고, 듣고, 느끼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가 쓴 글들이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절망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알겠다.

p93
내 가슴은 무너졌다. 2년 동안 수많은 경험과 비밀을 공유하며 내 전부를 내주었지만...... 나는 짓밟혔다. 이런 기분은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다. 파괴된다면 이런 느낌일까. 다시 털고 일어날 수 없을 것만 같다. 외톨이가 된 것 같고, 실제로 혼자다.

p134
그리고 그 미소가 있었다. 그 빌어먹을 미소에 내 다리는 맥을 못 췄다. 내가 그 미소를 끌어낼 때마다, 나는 설레지 않을 수 없었다. 시간은 흘러갔지만 우리는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곳곳에 배치된 사진들과 싯구가 그가 마주한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고 감각적인지 보여주는 듯....

p143
아침의 침묵
내가 무엇에 감탄하는 줄 아는가? 바로 아침의 고요함이다. 다른 사람보다 먼저 잠에서 깼을 때,
태양이 막 고개를 내밀고 찬란한 황금빛처럼 창문 안으로 내리쬐어 내 집을 온톤 빛으로 물들일 때,
깃털처럼 최대한 가벼운 걸음으로 돌아다녀도 마룻바닥이 한두 번 삐거덕거릴 때.

p307-310
칼 융이 이렇게 말했다. “인생의 특권은 진정한 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자기 자신은 남에게 잘 보이거나 사랑받으려고 애쓰지 않을 때 비로소 보이는 법이다.....
친구나 친척, 혹은 낯선 이가 비춰주는 거울 속 모습이 당신의 진면모일 때가 종종 있다......

다소 과하고 강한 표현들이 낯설어 호불호가 있을듯.
하지만
그것조차도 그의 개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동성애자로 끊임없이 고민하고 절망하다가
커밍아웃과 함께 좀더 자기자신을 더 잘 탐구하고 사랑하게 된
그리고 자기자신과 함께 삶과 세상까지도 사랑하게 된 사람.
그런 그의 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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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구 - 4.19혁명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윤태호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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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혁명 60주년이라 더욱 의미깊은 책.
민주화운동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젊은 세대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제주4.3,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을 네권의 만화로 기획 출판.
이 책은 그 중 4.19혁명을 다룬 사일구.

"그를 이해할 수 있을까"
안정만을 외치는 장인을 향해 던지는
젊은 사위의 질문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경험하며 힘들게 목숨을 부지한 장인의 고백 형식으로
왜 두려움과 부끄러움-꼭꼭 숨길 수밖에 없었던- 속에서 4.19혁명을 겪어낼 수밖에 없었는지 그려낸다.

4.19혁명과 현대사를 혁명가의 입장이 아니라
어쩌면 가장 평범한 인물의 관점으로 훑어봄으로써
요즘 첨예하게 대립된 세대간 간격을 조금은 줄여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좀더 다양한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보려는 시도가 반갑고
이 책이 세대간 이해의 실마리를 제공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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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으로 휴식하라 - 회복과 치유를 위한 33일간의 철학 세러피
안광복 지음 / 사계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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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크고작은 상처를 주고받는 연속이다.
이 책은 상처받은 마음을 회복시키고 치유해 주는 33일간의 철학 세러피를 담고 있다.

p6 여는 글
환자용 죽을 끓이듯, 약해진 영혼이 손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철학의 고갱이를 짧고 간명하게 풀어놓았다.

어렵고 골치 아플 것같은 철학이 치유와 회복이라니.... 그런데 이 책은 편안함을 준다.
여유를 찾고싶을 때 이 책을 펼쳐야 한다.
아니, 이 책을 읽다보면 여유있는 시간을 만들게 된다.
한 꼭지에 4-5쪽인 글을 읽다보면 마음이 고요해진다.
관련된 일화와 문장들, 그리고 던져지는 질문들이 돌직구다.
나의 경험과 생각에 직접 부딪혀 반성하고 정리하게 한다.
그러면 기분이 나아지는 걸 느끼게 된다.

상황마다 던져지는 일화나 문장들이 알차다.
1장 상처받은 영혼이 위로를 바랄 때
2장 욕망과 집착으로 괴로울 때
3장 매너리즘에 빠져 허덕일 때
4장 세상에 맞설 용기가 필요할 때
5장 미래를 여는 혜안이 필요할 때

Day-5 다 이기려 하지 마라.

’나에게도 인정받을 무엇인가가 있다면 상받는 이에 대한 질투심도 수그러든다.‘

일하는 곳, 함께하는 사람들이 바뀌었다.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건 항상 어렵다.
새로운 곳에서 인정받아야 한다는 긴장감 같은 것이 마음을 괴롭게 했다.
그럴때 저 한 문장에 위로받았다. 나를 인정하고 비교하지 말라는.

Day-21 혐오하지 말고 분노하라

p149
분노는 정당하지 못한 처사에 대해 상대와 맞서게 한다. 반면, 혐오는 상대를 피하고 외면하게 만든다. 분노는 눈을 치켜뜨고 상대와 싸우는 가운데 진실을 밝히게 하지만, 혐오는 상대를 멀리한 채 편견만 키워나간다.

소수자들의 절망에 대한 책들을 읽으며
또는 뉴스로 접하는 정치적 상황을 보며
나는 혐오만 키우고 분노하지 않았던 건 아닌가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다.

처음에는 앞에서부터 한꼭지씩 읽어나가다가
내 마음의 상태에 따라 골라 읽기도 하였다.
주제에 따라 선택해서 읽어도 좋고
앞에서부터 빠짐없이 죽 읽어나가도 좋을 듯.
곁에 두고 마음의 여유를 찾고싶을 때마다 찾아 읽을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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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제학 - 왜 경제적 인센티브는 선한 시민을 대체할 수 없는가
새뮤얼 보울스 지음, 최정규 외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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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센티브의 효과, 공익에 기여하는 도덕적(내재적) 동기를 높일 수 있을까?

이기적인 인간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고전 경제학 이론에
인센티브와 인간의 도덕적 동기를 접목시킨 도덕적 경제 원리 탐구.

인간이 철저하게 이기적이라는 호모 이코노미스트를 기초로 하는 고전 경제학에
인간의 동기가 그보다는 복잡하고 고상하다는 경험적 사실을 접목시킨 실험을 통해
인간이 기꺼이 공익에 종사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도덕적인 방법을 찾아 보도록 한다.

인간의 복잡한 반응을 예측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최선을 찾아내려는
학자들의 노력이 돋보인다.
경제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을 갖춘 분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유용하게 활용할 만한 책.

수많은 학자들의 이론을 인용하고
다양하게 설계된 실험 데이타를 도표로 설명하고 있어
방대한 논문을 읽는 느낌

공정한 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 아리스토텔레스적 입법자가 되고픈 분들,
인간의 경제활동에 숨은 원칙에 대해 깊은 이해가 필요한 분들 꼭 읽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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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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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 벌어질지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코로나19를 예견한 소설이라 해서
바이러스 때문에 벌어지는 뭔가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그저 그렇게 펼쳐지리라 예상했는데.
뭔가 으스스한데 무슨 일이 벌어질지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다.
그래서 더 흥미진진...

초자연적 현상을 다룬 스릴러 같기도 하고
우한-바이러스를 예견한 공상과학 같기도 하고,
무시무시한 정보기관에 대항하는 첩보물 같기도 하고,
연인간 부모자식간 눈물어린 애정물 같기도 한,

사실 이 책은 40년전 저자가 ‘잭 니콜스’라는 필명으로 썼고
‘사실 그 작가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다’고 밝혔다는데...
그루즈에 탔다가 사고로 목이 잘려 죽었다나...
아님 외계인에게 납치되어 끔찍한 수술 후 이라크의 독재자가 되었다나...

[작가의 말]을 읽고 유머 넘치는 작가에 대해 더 궁금해진다.
이 책은 아무 정보도 없이 읽어야 가장 좋을 책.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하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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