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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뉴스로 출근하는 여자 - 빨래골 여자아이가 동대문 옷가게 알바에서 뉴스룸 앵커가 되기까지
한민용 지음 / 이야기장수 / 2025년 8월
평점 :
실은 첫부분은 좀 지루했다.
천진난만한 어린 시절, 막무가내로 떠났던 중국 유학, 여러번의 실패를 건너 합격하기까지...
성공한 사람이 늘 엮어내는 그렇고 그런 얘기 아니야?
이런 느낌?
하지만 읽어갈수록 계속 페이지를 넘기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기자 특유의 글이 갖는 매력이라고 해야할까?
"저는 사람을 설득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책이다.
끝까지 읽고난 후 그녀에게, 그리고 그녀의 삶의 방식에 설득당하고 말았다!
📖p49
"Who cares!"
무슨 상관이야, 네 맘대로 해, 같이 걷자. 그렇게 나는 온갖 유령들 사이 유일한 인간이 되어 다운타운을 누볐다. 으스스해야 마땅한 날이었지만, 내가 느낀 건 따뜻한 자유였다. 따뜻한 자유. 그것은 자유를 누림으로써 져야 할 책임이 무엇일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그 책임을 오롯이 혼자 져야 하는 것도 아닌 안전한 자유였다.
📖p54
나는 언제나 돈보다는 가치를 좇고 싶었다. 더 큰 돈을 원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정의로운 일을 하고 싶었다. 궁금한 것도 많았다. 늘 이 세상이 궁금했고, 우리 사회가 어떻게 유지되고 돌아가는지 알고 싶었다. 펜과 수첩을 들고 이곳저곳을 누비며 내가 알게 된 것을 사람들에게 들려주고도 싶었다. 펜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도 믿었다.
✏️자유, 그리고 가치를 쫓는 삶.
글 속에 그 마음이 진솔하게 녹아있다.
📖p76
나에게는 그런 의심이 있었다.
내 꿈이 정말 꼭 이루고 싶은 무언가일까? 꿈을 위한 꿈은 아닐까? '청년이여 꿈을 가져라!'라고 온 세상이 외치니 나도 하나쯤 가져야 할 것 같아서 갖게 된 것 아니냐는 거다. 사람이란 본디 해보지도 않은 일을 꿈꿀 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것은 외모만 보고 빠지는 사랑과 무엇이 다를까. 얼굴만 보고 불타오른 감정이 막상 만나보면 차게 식는 것처럼, 내 꿈도 그럴 수 있는 것 아닐까.
✏️끊임없이 의심하며,
어찌되었든 그런 의심을 딛고 꿈을 향해 나아간 사람.
📖p162
대한민국 의전서열 1위부터 쭈욱 만나고 나니, 이 세상 우리 모두는 비슷한 존재들이라는 것을 알겠다. 나보다 월등히 잘난 인간도, 못난 인간도 없다. 그러니 나는 모두에게 친절하되, 누구에게도 움츠러들지 않으려 한다.
✏️한민용 기자에게는 어떤 크고 어려운 일도 거창하지 않게 만들어버리는 그런 재능이 있는듯.
어려워하지 않고 앞장서고 나서는 그런 진취적인 성격! 젤 마음에 든다.ㅎ
📖p116
아무래도 이유는 하나였다. 나는 그게 뭐든 거창한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거창한 말, 거창한 계획, 거창한 표현, 거창한 사랑, 거창한 이별, 거창한 아픔……. 거창하게 의미 부여한 무언가가 내 손에 떨어지면, 나는 기겁하며 무게감부터 싸악 걷어낸다. 그러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좇으면서도 무의식중에 '거창함'을 덜어냈을 것이다.
🔖기자 특유의 빛깔이 느껴지는 의도된 문장들.
그녀는 천상 기자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녀의 얘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설득력있게 읽힌다.
✏️무엇이든 도전하고자 하는 청년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그녀를 닮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서 많아지면 좋겠다.
[도서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