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멀 -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산다는 것
김현기 지음 / 포르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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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휴머니멀>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담아
인간이 동물에게 자행하고 있는 끔찍한 만행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는 책.

동물원에서 보았던 동물들의 멋진 자태,
동남아 여행에서 마주쳤던 그림 그리는 코끼리,
놀라운 묘기를 보이는 쇼장의 돌고래.
구경꾼의 입장에서 본 야생동물들의 모습은 놀랍기만 했는데...
그 실상을 들여다보니 가슴아프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

파잔의 고통으로 초점잃은 코끼리의 눈빛,
상아 때문에 무참하게 죽음을 맞은 머리없는 코끼리 시체,
총맞고 죽어가는 사자와 트로피 헌팅 후 환희에 찬 헌터,
고래사냥 축제가 자행되는 핏빛 바닷물,
인간들에게 삶의 서식처를 잃고 멸종되어 가는 많은 동물들.

리얼한 사진과 이야기들이 가슴을 무겁게 내리누른다.

인류의 활동이 지구의 역사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인류세’라고 한다더니...
인간에 의해 고통받고 죽어가는 동물들의 실상이 너무 심각하다.
몰랐다는 변명을 하기엔 그 책임이 너무 막중하다.

파괴시킨 것이 인간이었다면
그들을 회복시킬 의무도 인간이 져야 하지 않을까?
너무 늦지 않게.

p278
실제로 동물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사람들은 모두 하나의 ‘직업’ 또는 ‘책임감’으로 이 일을 행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건 가족과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건, 명분과 절박함이 하나가 되는 순간 이들은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동물을 하나의 ‘생명’이 아니라, 수단 또는 자원으로 대하는 가치의 전환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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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고전 살롱 : 가족 기담 - 인간의 본성을 뒤집고 비틀고 꿰뚫는
유광수 지음 / 유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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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관점으로 고전을 읽다,
인간의 성적 본능으로 꿰뚫어보는 고전 속 가족이야기.

전래동화나 고전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생각을 담고 있다.
어려서부터 당연하게 알고 있던 이야기 속에서
미쳐 보지 못했던 인간의 본성을
뒤집고 비틀고 꿰뚫어 보는 책.

목차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저자는 고전 속에서 남탓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인간들,
특히 가부장제 남자들의 잘못된 행동을 적나나하게 파헤친다.
그것도 무척 원색적, 노골적으로 그려낸다.
그리고 시원하게 비난한다.
한편으로는 시원하면서도 왠지 씁쓸한 느낌.
.
“쥐뿔도 몰랐냐?”는 말 속에 담긴 성적인 의미,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여 희생양에게 잘못을 전가시키는 ‘타자화의 매커니즘’
이 모든 것이 열등감이라는 인간의 본성에서 유래했는 걸 보여주는 ‘쥐 변신 설화와 옹고집전’
.
열녀 이데올로기에 담긴 ‘상징폭력’
문화가 폭력이 되는 사회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희생시키는 잔인한 짓을 서슴치 않고 해치우고는 당당한 사람들 이야기 ‘열녀함약양박씨전’.

처첩의 문제나 갈등을 여자의 ‘투기’로 단순화시켜 가부장제라는 시스템 속에 남자들을 숨겨주는 이야기들, ‘구운몽’, ‘옥루몽’, ‘홍계월전’....

p178
자기의 바람을 성취하려는 벽성선과 자기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황 부인의 갈등은 욕망의 대결이었고, 그 결과가 가부장에 의해 결정될 수밖에 없는 안타깝고 불쌍한 대결이었다.

무능한 것보다 더 나쁜 무기력한 흥부와 변강쇠, 무기력하지는 않았지만 장애인이라 비난받은 심 봉사이야기, ‘흥부전, 심청전, 변강쇠전.

하나의 애완동물이나 식충이 정도로 취급받았던 아이들, 손순매아, 헨젤과 그레텔, 장화홍련전.

p256
손순의 이름도 성별도 없이 그냥 존재하던 아이가, 버르장머리 없는 쥐 떼 같았던 하멜른의 아이들이, 그리고 장화와 홍련이 학교에 다녔다면, 배우고 익혀 주체적인 사고를 할 수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편애, 과잉 보호, 집착, 결핍과 같은 자식사랑 패러독스가 담긴 ‘해와 달이 된 오누이’와 ‘여우 누이’.

아이들이 부모를 배반하더라도 이해하고 의미를 부여해야 비로소 가족이라는 의미를 갖는다는 마지막 '최고운전'까지....

저자의 노골적인 입심에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책.
그나저나 이젠 고전을 읽으며 이건 어떤 성적 의미를 담고 있는걸까 생각하게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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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뭐 하면서 살 거야? - 청소년의 진로와 경제활동에 대한 지식소설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8
양지열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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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변호사 글답게 10대들이 좋아할 트렌드를 엮은 스토리텔링에
경제생활과 관련된 법률상식을 꾹꾹 담아 넣은 책.
실은 나도 잘 몰랐던 다양한 법률에 대해 많이 배웠다.

예방법률 사무소를 표방하는 동네의 김변호사가
조카와 젊은이들의 경제활동 관련 고민을 해결해 주는데...
요즘 핫한 연예인이나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어떤 경제활동을 하는지 어떻게 계약하는지,
고용자와 사용자와의 관계와 계약의 의미, 계약서 작성방법,
더 크게는 법인을 만들고 회사를 차리는 과정까지...

김변호사와 주변인들이 실제로 일어날 법한 일처럼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니
다음엔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까 궁금해 하며 끝까지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재미와 지식을 한번에!

물론 설명이 다소 길어지는 부분에서는 지루한 감이 없지 않으나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아두면 좋을 이야기라
10대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읽어두면 좋을 책.
특히 나처럼 계약이니 매매니 잘 모른 사람들 필독서!

각 장의 키워드에 나열된 경제와 관련된 법률용어가 아주 쉽게 설명되어 있다는 것이 특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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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만든 공간 -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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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과 서양의 지리적 기후 차이로 시작된 생각의 차이, 문화의 차이가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건축의 차이를 발생시키고
서로 다른 동서양 건축이 융합해 가며 새로운 건축 양식이 만들어지고 진화했다.

건축사 발전 과정을 각종 학문적 배경을 토대로 설명하고 미래까지 예측해놓은 책.

p25
건축물은 그 시대의 지혜와 집단의 의지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결정체로, 그 시대와 그 사회를 대변한다.

p32
인간의 건축 행위는 일차적으로는 물체를 만드는 것이지만, 최종 목적은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빈 공간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한 한기 흥미로운 건축사 강의를 죽 연결하여 들은 듯,
건축학에 대해 문외한인데도 재밌게 술술 읽힌다.
건축만큼 다양한 전공 분야에 걸쳐서 연관된 곳도 없는 듯하다.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물들을 보면서 그 속에 담긴 미쳐 알지 못했던 배경을 알게되니 공간이 다시 보인다.

p145
강수량이라는 환경 요소가 동서양에 두 가지 다른 공간적 특징을 만들었다. 서양에서는 벽으로 공간의 경계가 명확하게 나누어져 있다. 서양 건축의 지붕에는 처마도 거의 없다. 반면 동양에서는 띄엄띄엄 놓인 기둥과 긴 처마로 인해 내외부 공간의 경계가 모호한 특징이 있다.

p192
외부의 색다른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문화권이 새로운 변종을 만들어 내게 되고, 그것이 시간이 지나면 시대를 이끄는 매력적인 문화가 된다는 것이다.

p338
다른 학문 간의 소통을 가로막는 벽에 구멍을 뚫어서 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해 낸 분야는 건축이었다.

건축의 발전사는 공간을 어떻게 보느냐하는 문화적 관점의 문제이면서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내는 건축가의 창조를 향한 사명인듯

작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동서양의 문화 교류를 통해 새로운 생각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지리 과학 역사 수학 철학 등 여러 학문들을 총망라하여 설명하는데 그 배경지식이 방대하다.
건축뿐 아니라 동서양의 학문적 배경이나 게임까지 왜 차이가 생겼는지 알려주고 있어 이 책 한권을 읽고나면 많이 유식해진 기분.

고대부터 현대까지 동서양의 다양한 공간을 돌며 여행하고 온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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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 (양장)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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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빚진채 살아가는 부담감, 그 무게를 이겨내고 당당해지려는 유원의 성장 이야기

소설을 읽다보면 인물들을 선 또는 악으로 구분하게 된다.
이 사람은 악한 역할이고 이 사람은 그것을 이겨내는 선한 사람이구나.
이 책에서도 그랬다.
생명을 구해주고 불구가 되어 끊임없이 보상을 요구하는 아저씨는 나쁜 사람.
그걸 착하고 여린 이 아이가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이겨낼까 생각했다.

그런데 백은유 작가가 그려내는 세계는 선하고 따뜻하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계가 그런 것처럼.
아니, 그렇다고 믿고싶은 것일까.??

아픔을, 부담을 인내하고 미워하지 않으려 애쓰는 주인공들을 보며 잔잔히 퍼지는 가슴 뭉클함을 느낀다.
그러나 그렇다고 무조건 모두 선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자꾸만 가련한 인물에 대해 질문하고 변명해 주며 토닥이고 있다.

p182
“아빠는 해로운 사람이야.나는빠는 이 세상에 해로워...... 나는 아빠랑 다르게 살 거야........”

p183
아저씨는 그 짪은 순간 자신의 무언가를 포기했다. 11층에서 떨어진 아이를 받아 내느라 아저씨의 다리는 부서졌다.

주인공 유원의 시선, 그리고 친구 수현의 시선이 세상을 따뜻하게 한다.
그리고 나의 마음도 따뜻해짐을 느낀다.

p215
그냥 그런 인물이 되어 보고 싶어, 한번 정도는 말이야. 사람들이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 말이야. 행동의 의미가 도무지 이해가 안 되어서 오히려 백 가지로도 천 가지로도 해석될 수 있는 그런 인물.

왠지 모르게 정현의 대사가 마음에 남는다.
그냥 돌멩이처럼 탓할 수 없는 대상이 되고픈 아픈 아이들.

아픔을 딛고 일어설 용기를 줄 짧지만 무게감있는 이야기, 가볍게 읽어보시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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