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 학벌주의와 부동산 신화가 만나는 곳
조장훈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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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주의가 가지고 온 욕망가득한 대한민국 사교육의 민낯,
그리고 그 욕망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단상 1
학벌주의가 가지고 온 대치동이라는 사교육 최전선의 모습.

좀더 높은 계급으로 올라가고자 하는 욕망과
대학입시라는 단 한번의 통과의례에 치열하게 뛰어드는 사람들.

무엇보다 대입과 사교육의 현실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짜증이 나면서도 쓴웃음 지으며 고개 끄덕일 수밖에 없는 현실...
저렇게 치열하지는 않았지만 나도 두 아이를 대학에 보내며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p36
참가자 스스로 절벽에 선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불평등과 차별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거대한 카지노.

저자의 주장이 전적으로 옳다싶지는 않지만....
논술강사라 역시 논술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모습이 살짝 귀엽기도...

p66
정치적인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이 글의 목적이 아니다. 다만,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의 교육이 글쓰기를 외면하고 성공한 적이 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가보지 못했던 대치동의 학원가에 대한 묘사에
호기심과 더불어 살짝 불편함을 느끼기도...
내가 이걸 왜 읽고있나 하는...
하지만 문득 궁금해진다. 그래서 어쩌라는건가?
그건 4부에 나온다.

단상2
사교육과 공교육에 저자가 하고싶은 말.

저자는 대치동 사람들에게 비판적인 듯 비판적이지 않다.
‘모두가 투사가 될 수는 없다.’는 소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잘잘못을 떠나 저자도 어쨌든 그들의 욕망을 인정하고 있고
또 그것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p105
대부분의 사람은 세상의 모순과 억압에 적당히 타협하면서 때로는 그 모순에 편승하고, 때로는 그 왜곡된 구조를 이용하며 비루한(?) 삶을 지속한다. 타인이나 사회에 직접적인 해를 입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런 삶이 꼭 비난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대입제도가 불평등과 혐오를 양산하고, 그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초래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제도가 요구하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않으면 누군가는 취업 전선에서, 누군가는 임금에서 당장의 차별과 불이익을 경험해야 한다. 차별과 부당함에서 벗어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 모순된 세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거기서 낙오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마지막 4부에서야 공교육과 사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안하고 있는데
조금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은 우리들의 몫.

p333
공교육의 몰락은 학원 사교육 탓이 아니다. 공교육과 사교육은 애초에 목적이 다르다. 공교육은 일정 정도의 지성과 사회 참여 의지를 가진 시민을 육성하고, 그 시민이 각자의 개성과 적성을 살려 행복하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데 목적을 둔다. 입시에서의 성공만을 목표로 하는 학원 사교육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p380
자녀의 안위와 성공을 위해 교육에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대치동 학부모의 애끓는 모정과 부정은 그 자체로 성스럽기도 하고 함부로 나무랄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의 과도한 교육열이야말로 입시 및 교육 제도의 개혁을 가로막고 그 빈틈을 찾애내 제도를 내부로부터 붕괴시켜온 원인이기도 하다.

단상 3
그래도 투쟁해야 하고 변화하고 있다는 희망.

학교 또는 사회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학벌이 아닌 행복에 가치를 두는
사람들.
명문대나 대기업이 아닌 자신이 하고싶은 일에서 진로를 찾으며 치열하게 나아가고 있는 아이들.
그래서 조금씩이지만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희망.
현상이 아닌 본질에서 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전적으로 나의 생각, 느낌.

저자는 끝까지 진지하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분석하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글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는 독자의 몫.
긍정적, 부정적인 많은 생각과 이야기를 만들어낼 책.

가장 아쉬운 부분은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 것.
교육의 주체가 되어야 할 아이들은 이 책에 없다.
학벌을 쫓는 학부모와 이들이 찾는 학원 사람들, 일명 입시전문가(?)들의 치열한 모습만이...
이때 아이들은 끌려다니거나 틀어박혀 공부공부, 또는 실적실적하고 있는걸까?

우리 아이들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존재들인가?
우리 아이들을 그렇게 수동적인 모습일까?
정답은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찾도록 해야 한다는
아주 구태하지만 명료한 생각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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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세계 - 인간 우주의 신경생물학적 기원
미겔 니코렐리스 지음, 김성훈 옮김 / 김영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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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걷기 프로젝트> 

하지로봇외골격과 뇌를 직접 연결하여 

하반신 마비 환자를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실험에서 성공!

‘운동하려는 생각’만으로 기계 다리를 움직일 수 있다니... 

얼마나 멋진 결과인가?

뇌의 무한한 가소성에 대한 내용이 호기심을 확 끈다.


지금까지 읽은 뇌에 관한 책들은

뇌의 각 부분의 역할에 대한 설명이 대부분이었다.

완전 과학적 또는 의학적인 책들....

그런데 이 책은 인간 사고에 대한 철학적 내용처럼

과학책인 듯 철학책인 듯 심오한 느낌.


눈에 보이지 않는 뇌의 신경학적 회로가

얼키고설켜 확장되며 움직이는 걸 따라가는 느낌.


섀넌, 괴델, 브레인넷, 뇌중심 우주론등 

낱말들이 조금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지기는 하나

읽어나가는데 방해될 정도는 아니다.

뇌의 작동기제와 가능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다.


p548

만물의 진정한 창조자인 인간의 뇌에게는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자기 소멸의 길을 걸을 건인가, 생물학적 디지털 좀비로 만들어진 새로운 종의 인류로 탄생할 것인가, 아니면 오랫동안 기대해온 것처럼 궁극적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인가?


우리 종의 미래 진화 호모 디기탈리스 Homo digitalis에 대한 의견도 흥미진진.


p514

극단적으로 보면 나는 온라인 사용과 가상의 사회적 연결이 놀라울 정도로 확대되면서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선택압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자가 밝힌 것처럼 결코 쉬운 이야기는 아니라...

과학에 대한 흥미를 지닌 이과적 성향인 분들께 추천.


p554

이 책은 여유있게 투자할 생각을 해야 한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데이터의 밀도가 높아 찬찬히 곱씹으면서 읽지 않으면 그 내용을 흡수하기 쉽지 않다. (중략) 하지만 그만큼 풍부한 이야기와 주제를 담고 있으니 그런 투자가 아깝지 않다.


뇌는 어떻게 진화해 왔고 현재 진화하고 있는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진화하여 변화할 것인가?

인공지능이 세계를 지배하는 세상...

결코 그런 미래는 되지 않을거라는 걸 믿을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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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타프 도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7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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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묘비명.

도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그리는 몽환적 이야기.


p34

<에피타크 도쿄>

필자가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도쿄를 테마로 한 장편 희곡의 제목일 터였다. 정해진 기한이 있지는 않지만 되도록 빨리 완성해야 하는 희곡.


이 책의 화자인 희곡 작가 K씨,

흡혈귀라고 주장하는 요시야,

그리고 함께 등장하는 B코.

몽환적인 분위기로

도쿄의 이모저모에 대한 그려진다.


소설이자, 희목, 논픽션, 에세이가 혼재된 무경계한 작품이라는 설명처럼

뚜렷한 주제없이 전개되는 에피소드들이

도쿄의 여러 사건들, 물건들, 장소들을 보여주고 설명하는데....


목차도 없이

주인공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전개되는 <Piece>

요시야의 시점인 <드로잉 drawing>

화자 K의 희곡 <에피타프 도쿄>

세가지 형식이 교차되는데...

서로 연결되는 듯한데 또 어떤 주제를 찾기는 힘들다.


p19

새로 싹트는 생명은 때로 몹시 잔인하고 폭력적이기까지 하다. 죽은 자의 그림자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곳에 있는 것은 현재와 미래뿐이다.


저자의 독특한 생각들이 흥미를 끈다.


p310

‘언제까지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도시는 영원이지만(아마도) 그것을 구성하는 개개인은 각자의 인생을 마치고 완결된다.


도쿄의 묘비명을 찾는 여정에

이상한 나라를 떠돌아다닌 느낌.


솔직히 일본, 특히 도쿄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진도나가기가 좀 힘들었음.

일본이나 일본 도시에 대한 정서적 문화적인 이해가 밑받침된다면...

특이한 장르에 대한 호기심이 있는 독자라면...

흥미진진 잼나게 읽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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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늙어버린 여름 - 늙음에 대한 시적이고 우아한, 타협적이지 않은 자기 성찰
이자벨 드 쿠르티브롱 지음, 양영란 옮김 / 김영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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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페미니즘, 이중 언어, 다문화, 정체성에 대해

연구하고 가르쳐온 강단 있고, 자기 주장이 강한 여성이

노인이 되었음을 자각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의 사색.


각 장이 아주 짤막한데도 강렬하다.

딱 2장 읽었가는데 너무 공감가는......

노인, 특히 늙은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솔직한 느낌.


p28 <여전히 매력적인 자태, 무르익은 여인>

마치 나이든 여자들은 전날 먹다 남은 음식처럼, 다시 데우면 여전히 먹을 수 있긴 하나, 이미 유효 기간이 지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로 들리니깐.


사실 갱년기를 넘어가면서 몸의 변화를 많이 느낀다.

그 전에도 내가 나이먹어가는구나 계속 생각해왔지만

50대의 변화는 남다르다.

자칫 늙음이 약하고 추함으로 인식될까 두렵고 걱정되고...

저자는 그 느낌을 적나나하게 표현하고 있다.

솔직담백하게...


책을 완독하기 전에 서평을 잘 쓰지 않는데

이 책은 가슴에 콕 와닿는 무언가가 있어

그 느낌을 잊고 싶지 않았다.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사뭇 궁금하면서도

빠르게 읽어버리고 싶지 않다.

천천히 되새기며 공감하며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젊은 사람들이 이 글들을 공감할 수 있을까 싶은데

그래도 젊은이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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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 - 넘겨짚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는 71가지 통찰
바츨라프 스밀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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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넘겨짚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는 71가지 통찰

 

인간은 세상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고 싶어한다.

어떤 현상을 파악하고 미래를 보여주고 싶을 때

 '~~카더라'보다 더 신뢰성 있으려면 어떤 근거를 들이대야 할까?

우리가 절대 틀리지 않는다고 믿는 숫자, 

그 숫자의 의미와 적절한 맥락을 보여주는 통계를 통해 세상을 보기 위해

알아야 할 내용.

 

인구, 식량, 에너지, 기술, 환경 그리고 국제정세까지

다양한 데이터와 통계 분석으로 보여주는 진실들이 재밌게 펼쳐진다.

 

p30

이런 범세계적 출산율 변화는 인구와 결제에 전략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1900년 유럽 대륙에는 세계 인구의 약 18펴센트가 살았지만, 2020년에는 9.5페센트만이 살아간다. 반면 2020년 현재 아시아는 세계 인구의 60페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유럽의 중요성은 줄어들고 아시아가 크게 부상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높은 출산율 덕분에 2020년부터 2070년가지 향후 50년 동안 모든 신생아의 약 75페센트가 아프리카에서 태어날 것으로 에상된다.

 

어떤가?

미래의 어떤 국가가 세계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것라고 예측할 것인가?

 

역시 나는 이런 이과적 주제가 더 재밌다는 건 안비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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