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 번은 니체를 만나라 - 흔들리지 않고 나로 살아가는 법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장기영 옮김 / 달먹는토끼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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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한번은니체를만나라 #프리드리히니체 #달먹는토끼 #서평단

지금의 삶이 과연 내가 선택한 삶인지, 나는 정말 내 기준으로 살고 있는지, 나는 스스로에게 충분히 엄격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책. 흔들리지 않고 나로 살아가는 법을 니체에게 배워보자.

이 책은 니체의 철학을 정리한 것이 아닌, 니체를 통해 자기 삶을 다시 붙드는 법을 말하려는 책이다. 위로 받기 보다, 우리를 깨어 있게 만드는, 오래 마음에 남아 삶의 방향을 바꾸게 하는 생각을 요구한다. 니체라는 철학자를 만나는 일이 아니다.

자기 삶을 살아갈 기준이 없을 때, 삶이 흔들릴 때, 기준이 흐려질 때, 혹은 이유없이 멈춰 서 있는 듯한 날, 이 책 속 문장 하나가 다시 걸음을 시작하게 하는 작은 불씨가 되었으면 하는 책.

1장. 평범함을 거부하다
2장. 자기 삶의 주인이 되다
3장. 사유의 방향을 바꾸다
4장. 세상의 기준을 벗어나다
5장. 삶의 지혜를 건네다
6장. 인간 본성을 논하다
7장. 사랑을 다시 사유하다
8장. 세상 이면을 파헤치다

목차를 보면 대충 한 권의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보인다. 지금부터 내가 기록할 부분은 딱 읽자마자 내가 간직하고픈 문장들이다. 기억해 두었다가 다시금 새겨듣고 싶은 니체의 보석같은 문장이다.

☑️평판에 신경 쓰지 마라: 평판을 의식하는 순간, 인간은 자기 자신이기를 그만두고, 타인의 눈을 자기 기준 삼는다. 자기 행위에 충분한 이유를 가진 인간은 평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칭찬을 무조건 선의로 받아들이지 마라: 칭찬은 상대의 방향을 정해주려는 시도일 때가 많다. 자신이 무엇을 잘했는지를 알게 되지만, 동시에 무엇을 계속해야 하는지도 배우게 된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라: 여유의 결핍이 사소한 것에도 압도된다. 사건보다 먼저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에 짓눌린다. 선별된 진지함은 힘에서 나온다. 심각함을 다룰 수 있는 자만이 가벼워진다.

☑️실패를 부끄러워하지 마라: 실패는 능력의 증거가 아니라 시도의 흔적이다. 성공은 안전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실패는 존재의 결함이 아니다.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시도하지 않음이다.

☑️직업을 정체성으로 착각하지 마라: 자기가 하는 일을 자기 자신이라 믿는다. 직업은 삶의 전부가 아니다. 전부인 것처럼 행동할 때 자기 시간을 잃는다. 직업은 삶을 지탱해야지, 대체해서는 안 된다.

☑️솔직함의 위험에 대하여: 솔직함은 용기의 결과가 아니다. 모든 진실이 모든 순간에 유익한 것은 아니다. 이를 무시한 솔직함은 폭력이고 오히려 신뢰를 파괴한다. 강한 인간은 선택적으로 말한다.

2장부터 8장까지 가슴에 새길만한 문장들이 가득하다. 니체의 문장들은 때로 낯설고 거칠다. 곱씹어 내 것으로 만들어야 비로소 자기 삶의 언어로 받아들일 수 있다.

복잡한 인간관계, 불만, 비교, 인정 욕망 속에서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위로 받기 보다는 각성하는 시간이 되었다.

신은 죽었다..나는 다이너마이트다..라고 나를 이해하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없을 것이라 했지만, 우리가 모두 니체를 기억하고 존경한다.

만약에 지금 니체가 살아있다면 어떨까? 이미 대답은 다 들은 듯 하지만 말이다. 삶에 바로 적용되는 통찰을 얻고 싶다면, 자기만의 기준을 세우고 싶다면, 선택하면 된다.

읽어야 할 책이란 독자를 강화하는 책이지, 안심시키는 책이 아니다. 책을 고르는 기준은 즐거움이 아닌훈련이다. 사유를 단련하는 책을 고른다면 제대로 찾았다. 마지막으로 책 비닐 커버 진심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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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라이트 ㅣ 토치 3부작 1
모이라 버피니 지음, 강동혁 옮김 / 자음과모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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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라이트 #모이라버피니 #자음과모음 #서평단

두 소녀가 마주보고 있는 책 표지를 보니 주인공들인가보다. SONGLIGHT가 뭔지 알길은 단 하나, 책속으로 들어가는 방법뿐. 그럼 묵직하고 매혹적인 세계로 들어가 보겠다.

엘사는 송라이트가 시작되었을 때 너무 겁이 났다. 다른 사람들의 속생각을 엿보고 그들이 입으로 다른 말을 하면서 실제로 느끼는 것들을 감지하기 시작했을 때, 외로움과 두려움이 가득 찼다. 그래서 라이를 만날 때마다 위로가 된다.

라이 턴과 사랑에 빠진 엘사는 얼굴도 모르는 귀환 남자와 결혼해야 한다. 노스헤이븐의 성가녀들은 그동안 결혼식 날을 위한 교육을 받아왔다. 마을이 주는 선물로 남편에게 아들을 낳아주는 것이 임무다. 엘사는 라이를 만나고, 라이는 떠나야한다고 한다.

위대한 형제 페레그린은 송라이트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 정체가 탄로나면 크리스설리드 하우스로 데려가 뇌에서 송라이트를 끊어낼 것이다. 엘사와 라이는 자유를 찾아 떠나기로 한다. 엘사의 오빠이자 친구인 파이퍼가 나타난다.

한때 가장 가까운 친구이고 사랑한다. 파이퍼에 의해 고발된 라이는 끌려가 머리에 납 띠가 채워진다. 라이는 엘사에게 살아남아 달라고 애원하지만 송라이트는 잦아들고 고요만 남는다. 비인간으로 조리돌림 기둥에 묶여 있는 것은 라이다.

라이는 수용소로 갈 것이다. 엘사는 송라이트로 슬픔과 분노, 서러움을 소리쳐 내보낸다. 송라이트로 한 소녀가 빤히 본다. 유감이라며 소녀가 다가오자 엘사는 달리기 시작한다. 파이퍼는 라이가 여자에게 말했다는 것을 안다.

그 여자가 동생일 줄은 꿈에도 모르지만. 라이가 솔직하게 말했다면 뭐가 달라졌을까? 비인간은 추방되어야 한다고 연설하는 파이퍼는 동생이 송라이트라는 걸 알아도 고발할까. 라이는 엘사를 지키기위해 다른 남자를 사랑한다고 했다.

위대한 형제 페레그린의 인간 남성의 정의에 따르면 욕망은 오직 여성만을 향해야 한다. 파이퍼는 충성심이 입증되고, 드디어 비행사가 된다. 수천 년 후의 미래, 멸망 이후 최악의 상황을 지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딱히 밝다고 할 수 없다. 형제단이라는 소수 남성 권력자들의 지배를 받는 과두정치 사회다.

소년들은 전쟁터로 내몰리고, 소녀들은 읽고 쓰는 법을 배우지 못하며, 남편도 국가가 정해 준다. 첫째 아내를 지정해주고, 둘째 아내는 선택하게 한다. 그리고 선택받지 소녀들은 군대의 창녀가 되는 것이다. 이런 개같은 세상이 있나.

바닷가 마을 엘사의 삶은 사랑과 빛으로 가득했다. 송라이트 능력이 있는 라이와 비밀 연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의 통제를 받지 않는 능력은 위협으로 간주되고, 박해의 대상이 된다. 엘사와 라이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강력한 토치 카이라는 심문관의 딸이다. 브라이틀랜드의 꽃 스완은 카이트의 비밀 토치다. 파이퍼는 라이에게 사이렌이 되어 살아 남으리라고 한다. 사령관의 둘째 부인이 된 엘사와 일촉즉발 송라이트가 탄로날 운명에 처한 카이라.

둘의 운명이 어디로 향할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송라이트는 초능력도 마법도 아니다. 단지 인간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능력에 빛을 비출 뿐이다. 텔레파시 능력이 위협적이라 느끼는 권력은 지성을 가진 집단이 있다면 통제가 힘들테니까.

이 지독한 디스토피아 세계관은 허구지만 지금과 많이 닮아있다. 라크와 나이팅게일. 두 소녀가 거대한 권력에 맞서 거짓에서 빠져나오며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라이는 살아 있을까? 세상은 한 번 더 암흑으로 물들어가고 엘사와 카이라의 빛은 점점 강해진다.

최악의 상황에서 끝을 맺은 <송라이트>는 토치 3부작의 첫 소설이다. TV로도 제작된다니 너무 기대된다. 책을 읽는 독자는 유토피아니까 맘껏 즐겨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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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전의 작은 기적 - 서평과 리뷰 글쓰기로 평범한 주부가 작가가 되기까지
글짱(장윤희) 지음 / 담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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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오전의작은기적 #글짱 #도서출판담다

독서빈 서평단 모집을 통해 신청한 책이다. 서평단 활동을 6년째 하고 있는 나로서는 서평단 하나가 삶을 바꿨다는 말이 와닿기도 하고..난 그동안 뭐했나 싶기도 하다. 배울점은 배우고, 또 아니면 말고.

글짱 작가님은 공저 포함 네 권의 책을 낸 작가님이다. 돈을 좇다가 넘어져 무기력에 주저앉아 있던 작가는 서평단과 체험단이라는 작은 기회가 책을 쓰는 이유가 되어주었다고. '평일 오전'이라는 시간 속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경험하며, 부지런히 움직인 시간을 담은 기록이다.

일상의 변화는 거창하게 시작되지 않았고 '서평단 모집' 단 한 줄의 문장이었다. 인생의 전환점은 거창함보다 사사로움이 더 힘찬 발동을 걸 때 발견된다고. 아침을 쓰기 시작하며 하루가 달라졌다는 이야기 속으로 안내하겠다.

첫 번째 장 <무기력이 만든 결핍>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뭐지? 예전의 나를 보는것 같다. 주부의 일상이 거기서 거기지만..다르다면 치킨은 1초의 망설임없이 클릭을 하지만, 장바구니의 옷은 계절이 지나도 그대로라는 거. 그리고 인스타는 책계정만 보기 때문에 남 사생활에 어떤 갈등도 없다는 거.

두 번째 장 <서평과 리뷰, 나를 깨우다>에서는 '서평단'이라는 작은 시작이 '동네 체험단'이라는 새로운 경험으로 일상의 폭을 넓혀 준 이야기다. 여기서 나도 올챙이적에 인친들의 도움으로 서평단의 길에 들어섰다. 좋고, 나쁜 경험들이 한꺼번에 떠오른다.

세 번째 장 <평일 오전, 글쓰기로 달라지다>에서는 그동안의 경험이 브런치 작가로 문을 열고, 작가의 꿈을 꾸게 한다. 서평이나 리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로 채우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희망은 뇌경색이 어둠이 아닌 다시 시작하는 빛이라는 긍정 마인드. 끊임없는 노력은 드디어 꿈을 이룬다.

반쯤 읽으니까 알겠다. 작가님과 내가 다른점을. 내가 왜 이천백날 서평만 하는지. 글짱 작가님은 용기도 대단하신것 같다. 평범한 주부에서 작가되기까지를 진솔하게 써내려간 기록이 넘사벽이다. 암..아무나 작가되나. 글 쓰는 짱윤.

네 번째 장 <두 번째 이름, 작가>에서는 좀 더 내밀한 가족 얘기가 나온다. 두려움을 건넌 용기의 기록이자 인생의 전환점이 된 책 출간과 더불어, 작가로성장하는 과정에서 경험한 성취의 순간들을 담았다.
'작가 글짱'이라는 두 번째 이름도.

마지막 장은 <오늘의 기록이 내일을 바꾼다>에서는 독서 모임 '이음'과 독후 활동, 책으로 이어진 인연들을 소개한다. 낭독모임 도란도란의 첫 리더가 된 사연도. 저돌적인 추진력도 작가님의 장점이다. 예순 둘이라도 마흔 둘에게 배울점은 배워야 한다. 깊이 반성하기보단 글짱님을 응원하겠다.

이천을 대표하는 이천삼절 도자기, 쌀, 글짱님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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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섬 - 훼손당한 자
표창원 지음 / &(앤드)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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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섬 #표창원 #넥서스 #앤드 #범죄소설

프로파일러 표창원이 선보이는 두 번째 범죄소설이다. 불편하지만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 끝까지 따라갈 이 몸이 두 눈으로 확인해보겠다.

공덕동의 한 원룸, 손가락 열 개가 잘린 피해자는 강혜봉, 32세의 일정한 직업이 없는 남자다. 소위 '직업 댓글 알바'로 생계를 이어가고, 악성 댓글로 여러 건의 고소 고발을 당한 상태에서 경찰서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아 강제구인 절차에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마포서 강력팀은 경찰청 이상범죄분석팀 ACAT소속 이맥 경사의 자료요청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
피해자 분석중 이 경장이 이상한 내용을 발견한다. 미국 대규모 온라인 여론조작 게시글들을 자동 번역한 것이다.

이 변호사집에 무단 침입한 사람은 십혁단에 대해 물어본다. 휴대폰으로 영상 하나를 보여주는데..강혜봉이 손가락을 절단 당하는 장면이다. 강력범죄자들을 변호하면서 자신이 피해자의 모습이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

강혜봉은 입을 다물다가 당했지만, 자신은 범인이 원하는 답을 주고 살아날것이라고 다짐한다. 십자군혁명단에 대해 속사포로 쏟아내지만 침입자는 정작 중요한 1%가 안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정답을 말하면 살려주겠다고.

이인권의 혀는 몸에서 분리된 채 책상 위에 버려진다. 백팩에서 사진엽서 같은 걸 꺼내 모니터에 기대 놓는다. 바다 한 가운데에 쓰레기가 쌓여 있는 사진이다. 엽기적인 사건은 또 일어난다. 서울리안 대표가 공공장소에서 안구가 적출된 채 살해된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손가락 절단 살인사건'과 '언론사 대표 피살 사건'은 모두 ACAT로 넘어온다. 모두 민감한 사건에 책임을 지기 싫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맥의 설명은 회의실을 박차고 들어온 서 순경으로 중지된다. 이인권 변호사가 혀가 잘려서 죽었다고.

목차에 따르면 손가락, 혀, 눈 그리고 목, 머리로 이어진다. 앞으로 두 번의 연쇄살인이 예고된 것이다. 이야기는 주인공 이맥을 중심으로 전편 카스트라토의 인물들과 이야기가 연결된다. 아마도 이번 소설이 후속편인가 보다.

천하의 배신자, 이맥의 쌍둥이 동생 이산은 자신을 쫓는 추격자들을 피해 자신을 버린 엄마 유진숙을 찾는다. 갓난 쌍둥이를 성당 사제관 밖에 버린 그녀에게 자신의 출생을 둘러싼 사연과 비밀을 밝히겠다는 의지로. 모자 상봉은 이루어질 것인가.

<카스트라토: 거세당한 자>에 남성 성기가 등장하는데 이어 <쓰레기섬: 훼손당한 자>에서는 신체의 온갖 부위가 다 등장한다. 훼손당한 자들은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할 놈들일까.

아빠 진현수 박사가 쓰레기섬의 배후 인물로 언론 보도가 나가자 경원이 발로 뛴다. 지문 채취 방법은 놀랍다. 추적해서 찾아낸 용의자는 현장에 증거 하나 안 남기면서 숙박업소에 자신 이름을 남겼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쓰레기섬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쓰레기를 치우는 것 보다 만들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프로파일러가 쓴 범죄소설이라 그런가. 술술 읽히고 흥미진진하다. 혹시나 소설속 사건들이 실제로 벌어진 사건일까 궁금했다.

다 좋은데 단점이라면 글씨가 너무 작다. 책 읽다, 눈빠지는 줄..이맥이 표창원이라는 느낌 때문인지 소설인지 실화인지 구분도 없어졌다. ACAT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소설임을 증명한달까.

프로파일러 이맥 시리즈가 계속 출간되길 바라며..제발 범죄는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길 바란다. 그리고 함부로 말 쓰레기, 글 쓰레기, 행동 쓰레기 만들지 말 것. 쓰레기섬에 잠식 당하기 싫다면.

강력한 메타포로 무장한 <쓰레기섬>은 범죄소설의 매력을 극대화하며 프로파일러의 시선은 역시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음 편에서도 경원의 성장을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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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통 ㅣ 은행나무 시리즈 N° 19
정용준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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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통 #정용준 #은행잎3기 #은행잎서재 #은행나무노벨라

봄인줄 알았는데 한껏 여름이 달려와 있다. 소설 <겨울통>은 사계절이 오롯이 담긴 사랑이야기다. 문장 엽서 굿즈가 동봉되어 있다.

나도 인하를 읽고 싶다.
나도 인하의 여백에 뭐라도 그려넣고 싶다.

인하를 사랑하는 누군가의 사랑이렸다. 오랜만에 사랑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이것저것 다 싫고, 사회도 싫고, 어른인 나도 싫은데 프로젝트에서 인하 씨를 파트너로 만난 것은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내가 힘들게 했던 일을 힘들지 않게 잘해낸다. 그의 부드러운 표정을 보고 있으면 절로 마음이 녹지만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반감이 솟구친다.

소랑군민을 위한 '나만의 이야기책'을 만드는 수업에 나는 이야기 파트를, 레지던시 참여 작가인 인하 씨는 그림 파트를 담당하고 있다. 내 수업에서와 달리 인하 씨의 수업에서는 집중하고 디테일까지 살려내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이상해진다. 아이를 귀찮아하는 나는 반성하게 된다.

그는 말할 수 없지만 누구보다 말을 잘한다. 왼손으로 패드를 들고 오른손으로 타이핑을 하면 실시간으로 음성이 나온다. 도서관 직원들과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에서 인하 씨는 농구를 하다 머리를 다쳐서 무언증이라고 밝혔다.

도서관장은 서양 고전을 쌓아 놓고 읽는다. 모르는사람이 보면 노학자로 보이겠지만 겨울통에 걸리기 전까지 책을 읽는 사람이 아니었다. 작년 여름 오른쪽 무릎에 겨울통이 왔고 결국 한쪽 다리를 잃었다. 나는 그 변한 모습이 오히려 좋았다.

인하 씨는 소랑도서관 레시던시 작가로 상주한 지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되면 떠날 것이다. 작가중 가장 정상에 가까운 사람이 인하 씨다. 나머지는 소랑을 떠날 때 똑같이 내게 물었다. 동아 씨는 소랑을 왜 떠나지 않나요?

나는 소랑이 좋다. 도서관이 좋고 산 중턱의 4층 빌라도 좋다. 인하 씨도 여기가 좋다고, 잠깐 머물러야 하는 게 아쉬울 정도라고. 나는 도서관 특강 이후 3년째 소랑에 머물고 있다. 운명처럼 소랑으로 돌아와 소랑의 주민이 되었다.

12월에 태어난 나는 겨울아이 동아다. 그렇다면 인하는 여름 사람일까? 그에게 관심이 생기고 사소한
것까지 연결 짓고 의미를 부여하는 내가 참 별로다. 심심함은 대체로 기분 좋은 감각이었는데 요즘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마도 사랑에 빠진 게지. 인하 씨가 소랑을 떠나면 등대지기가 사라지고, 아이들도 어른들도 아쉽겠지만 누구보다 아쉬운 건 동아다. 밥 한끼 안 먹고 헤어지는게 서운하다 말하고 함께 식사를 한다. 패드를 테이블에 놓고 손글씨로 대화를 한다.

인하 씨는 여름 사람이 아닌 어진 강. 둘은 동갑이고 악수를 나누며 반말을 하기로 약속한다. 만약에 내가 밥 먹자고 안 했으면..2차를 안 갔으면..그날 여기에서 안 잤다면 넌 소랑을 떠났을까?

비로소 사랑이 시작되려는 순간, 운명의 장난처럼 동아는 겨울통에 걸린다. 여름에 발병해 겨울이 되면 녹아 사라지는 병이다. 둘은 슬픔에만 잠기지 않고 남은 시간 있는 힘껏 사랑하기로 한다. 사실 동아를 지켜보고 원한 건 인하다.

겨울통이 흔한 병인가. 도서관장도 그렇고 동아도 그렇고..소설을 읽기전에는 세상 들어본 적도 없는 병명이다. 바이러스의 모양이 육각형 스노우 크리스탈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겨울통.

통증이 거의 없다는 겨울통이지만 사랑의 통증도 무관한 소설일까. 사랑할 수만 있다면 겨울통쯤은..
기적은 찾아올 것인가. 함께 극복하는게 사랑인지 아닌지 묻는다면 사랑을 아직 모르는 게 아닐까. 인하의 무모한 여정을 알게 된다면.

라면먹고 갈래요..는 사랑이 변하지만, 겨울통에 걸린 동아와 인하의 사랑은 변함없다. 변함없는 사랑의 위대함이 이 소설의 목적이다. 그리고 이런 소설은 태어나 처음 읽는다. 모두 겨울통을 앓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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