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산의 사랑 거장의 클래식 6
딩옌 지음, 오지영 옮김 / 글항아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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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의사랑 #딩옌 #글항아리 #문학동네 #서평단

처음보는 딩옌 작가는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중국 소수민족 둥샹족 출신의 여성 작가다. 책표지가 히잡을 쓴 이슬람 여성이 아닐까.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설산의 사랑 (雪山之戀)이 어떤 내용일지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속세의 괴로움>
샤오줘는 여러 해를 절에서 지냈고 매년 시험을 통과했지만 번번이 입전 의식은 치르지 못했다. 70여 년이나 출가수행을 하고 있는 어머니의 친고모 라오줘마에게 언제쯤 자신도 입전할 수 있는지 묻는다. 주소를 주며 아버지부터 만나고 와야 한다고 한다.

이제 와서 아버지를 만나라는 이유는 그래도 자식인데 사람도리를 아주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이유다. 다섯 살 때 절에 보내진 뒤 첫 외출인데 하필 세밑 추위가 한창 기승이다. 집마다 탁발하며 끼니를 해결하는 고된 여정에 행색은 걸인과 다름없다.

찾아간 집에서는 이미 13년 전에 이사를 갔다고 한다. 차를 얻어타고 고모인 쑤쓰화의 집을 찾아간다. 오빠가 집에 돌아오지 않은지 14년이나 됐다고 한다. 그리고 네 아버지는 회족이라고. 회족은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이자 최대 무슬림 집단이다.

쑤쓰화는 아버지를 찾는 일을 돕지만 고비를 맞는다. 위안메이는 샤오줘에게 석가모니도 평범한 삶으로부터 깨달음을 얻었다며 결혼을 권한다. 친척들은 밍한의 장점을 늘어놓고 똑똑한 쑤쓰화가 이 골치 아픈 문제를 잘 해결할 거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샤오줘는 아빠를 찾아 빨리 만나고 출가해서 비구니가 되고 싶다. 쑤쓰화가 겨우 찾은 소식은 장사하던 사람들과 다툼에서 죽음을 맞이했고 오빠가 매매한 옛 집의 우물 속에 있다고 한다. 경찰은 펌프로 물부터 퍼내고 시체를 인양한다.

시신은 쑤씨 가문 선산으로 향한다. 백골이 되어 만난 아버지다. 샤오줘는 왔던 길을 따라 절로 돌아간다. 한 번 죽었다가 육도윤회하여 다른 무언가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진홍색 승복으로 갈아입고 입고 온 옷은 전부 태워버린다.

예전 컨디션을 되찾지 못하고 알 수 없는 거리감을 느낀다. 잠시 절 밖으로 나갔다온 여파는 경당에서 공부할 때도 시간 낭비라 느껴진다. 예전에 배웠던 것도 무용지물 같고, 이미 혼란에 빠진 샤오줘는 자기 자신조차 설득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원한이 샤오줘를 찾아온다. 쑤쓰화가 세상을 떠났다고 전한다. 진홍색 승복 차림으로 도착한 샤오줘는 승복을 벗고 베일을 뒤집어쓴다. 고모는 새로 산 아파트의 창문을 닦다가 추락했다고 한다. 샤오줘는 절에 돌아가지 않기로 한다.

샤오줘와 밍한의 혼사가 성사된다. 샤오줘는 혼인 신고를 하기 위해 밍한의 등본을 보고 아버님이 아버지를 살해했다고 자초지종을 전한다. 밍한은 아무 죄가 없지만 이대로 살 수도 없어 떠난다.

설산의 사랑은 7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졌다. 표제작인 <설산의 사랑>은 마씨 집안이 운영하던 골동품 가게에서 일하던 점원 자시가 화재로 목숨을 잃자 조정 끝에 양측은 목숨값으로 합의를 보고 마전이 인질이 되고 고집세고 겁이 없는 융춰와 벌어지는..마전이 백번 천번 우러러보았던 설산같은 사랑이야기다.

이슬람 하면 떠오르는 알라, 라마단에 부처와 비구니까지 두 종교가 일상에서 부딪치며 사랑하고, 이별하고 공존하는 삶을 밀도 깊게 그려낸다. <UFO가 온다> 마저 종교로 마무리 한다. 라몐 명인의 <잿물>, 자식에 대한 형태 <늦둥이>, 기부는 사랑이라는 이슬람의 종교세 <자카트>

이야기속 인물들의 서사를 딩옌만의 색깔있고 간결한 문체로 그려내 조금은 낯선 이름들이 익숙해질 무렵 소설은 끝을 향해 가고 있더라는...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아프리카봉선화를 키우는 수선집 여자를 사모하게 된 튀쥔 이야기 <아프리카봉선화>와 어린 손님 얼만의 이야기 <자카트>다.

씨앗 한 톨이 발아하고 생장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힘처럼 평범한 삶 속에서 극적인 소재를 선택해 글을 쓰고 있는 딩옌 작가의 매력이 여기에 있다. 클래식한 느낌의 세련된 중국소설을 각자의 관점에서 즐겨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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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왈츠 로빈의 YA 역사소설
원유순 지음 / 안녕로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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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여름의왈츠 #원유순 #안녕로빈 #6월항쟁 #민주주의 #인권 #도서협찬

학교 졸업식때 특별 이벤트로 바이올린 축하 연주를 한 은수에게 엄마는 콩쿠르에 입상만 하면 예고 입학 때 가산점읆 받을 수 있다며 성화다. 콩쿠르나 예고 입학 생각만 하면 가슴이 옥죄어 온다.

엄마의 과한 열정이 부담스럽다. 아빠와 이혼후 목숨을 끊으려던 엄마가 활기를 찾은게 교습소 때문인지,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꼬마은수였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바이올린 연주자가 되고 싶었던 자신의 꿈을 연수에게 투영한 게 아닌가.

콩쿠르 예선이 열리는 연세대에 가기 위해 기차에 오른 은수는 어느덧 신촌역에 도착한다. 매캐한 냄새가 나더니 순식간에 눈물과 콧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린다. 말로만 듣던 최루탄 냄새를 맡는다.

은수는 딴 세상에 들어선 듯 잠시 멍하니 자리에 멈춘다. 서둘러 학교 강당 앞에 다다르자 이모가 시위로 인해 무기한 연기되었다고 한다. 이모를 보내고 갈피를 못 잡고 서 있는 은수에게 또래로 보이는 세련된 교복의 아이가 말을 건다.

아이의 묵직한 가방은 첼로다. 대전에서 왔다는 도연우는 바이올린과 어울리는 앙상블이라며 거리낌없이 말을 거는 당돌한 성격인 것 같다. 이목구비도 야무진 인상의 연우에게 호기심이 생긴다.

연우의 오빠는 전경인데 시위대의 화염병에 맞아 다쳤다고..오빠도 학생인데 이렇게 싸우는 건 시대의 비극이라고. 은수는 데모니 시위니 민주니 독재니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없다. 교정은 평화로워 보인다.

연우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심심한데 연주나 하자고 한다. 곧장 첼로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아다지오 G단조> 테크닉보다는 분위기를 살려야 하는 깊은 감성의 곡에 자신도 모르게 깊이 빠져든다

같이 연주하자는 은수의 채근에도 연우는 내키지 않아 잠자코 있는다. 평소라면 마음이 상했을 말을 해도 배시시 웃음이 나온다. 친해지면 가슴속에 담아 둔 속엣말도 털어놓게 될까, 그런 예감이 든다.

연우의 오빠 연성은 화염병에 맞아 다친 게 아니고 행방도 묘연하다. 은수의 새로운 선생님 명준은 세상과 거리를 두는 듯한 경직된 얼굴, 그 뒤에 감춰진 비밀이 마치 원주로 도피해 몸을 숨긴 이유가 잘린 손가락과 관계가 있을지 묘한 궁금증을 일으킨다.

그리고 명준의 존재가 꽤 특별하게 다가온다. 첫사랑의 아련한 마음과 우정만 그렸다면 그 여름의 왈츠는 통통튀는 청소년 성장소설로 책표지처럼 신선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이 되었을 것이다.

박종철과 이한열 열사, 5.18 광주사건을 다루고 있고, 민주화 운동에 나섰던 대학생들의 절망과 고통을 그리고 끝내 이룬 승리의 기쁨을 담고 있다. 87년에 나는 꽃다운 23살이었다.

언니는 서울에서, 동생은 인천에서 데모를 하고 돌아다녔다. 나는 직장을 열심히 다니며 특별 보너스를 받았다. 보도블록이 파헤쳐지고 유리창이 박살나서 받은 보너스다.

최루탄 파편이 허벅지에 박힌 동생도, 학교를 휴학하고 집에 들어오지 않는 언니도 엄마는 대학을 잘못 보낸 탓으로 한탄하셨다. 나도 조용히 물들어 있었지만 티를 낼 수 없었다. 그저 방관하는 수밖에.

작가는 정치에 무관심했던 자신이 부끄러워 내가 지켜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질문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연우와 은수라는 평범한 여중생들의 시선을 통해 87년 6월 항쟁의 사회 현실에 눈을 뜨고 현대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 청소년 소설을 집필하게 된다.

나는 그 여름 거리로 나섰던 언니랑 동생이 떠오른다. 옳은 일을 위해, 옳은 선택을 했던 지난날의 시간들이 아련한 추억이 되었다. 이제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는 세상에 살게 되었다고 믿는다. 고문을 자행했던 그 인간들 아직도 숨쉬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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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닿는 거리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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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닿는거리 #우사미마코토 #블루홀식스 #블루홀6 #서평단 #미스터리소설

연일 터지는 가족 살해 사건. 소설 속에만 등장했으면 하는 끔찍한 사건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언제나 현실이 상상을 앞서간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이번 소설은 우사미 마코토 여사의 가족의 의미를 묻는 미스터리다. 깊은 울림을 주는..생각이 많아지는 소설일지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보름달이 떠 있는 밤하늘을 보며 미유는 꾸물꾸물 움직이는 뱃속의 아이에게 이별을 고한다. 임신 사실을 전하자 준야에게 버림받고, 부모님께 쫓겨난 미유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위해 옥상에 올랐다.

제대로 빗지 않은 머리를 한 아이가 먹을 게 없냐고 한다. 없으면 돈이라도 달라고..아이를 찾아 나타난 소녀는 미유와 나이가 비슷해 보인다. 그뒤를 쫓아온 30대 후반의 여자는 소녀의 손을 잡는다.

그런 일을 해서 돈을 벌면 안된다고..사쿠라를 껴안은 마나미는 부모가 우리를 먹여 살리지 않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고 한다. 미유는 황량한 옥상에서 벌어지는 소동이 지극히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빈혈로 쓰러진다. 결국 죽지 못하고 병원에서 깬 미유에게 명함을 건넨 노나카 지사. 집을 나왔거나 집안 사정으로 머무를 곳이 없는 아이들을 돕는 일을 한다. 지사는 미유에게 감사하다고 한다.

마나미가 아동 상담소에 가겠다고 고집을 꺾었다고 한다. 미유를 도우면서 뭔가를 깨달았다고..고작 중학생 여자아이가 뱃속 아이를 걱정해 줬다는 것도 가슴에 사무치고 운명적인 뭔가를 느낀다.

그전처럼 평범하게 고등학교에 다녔다면 절대 알 수 없는 것들..미유는 자신이 도움이 됐다는 것도 와닿지 않는다. NPO가 아이들을 보호하는 곳이라는 추측이 들자 지사를 따라 나선다.

자신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을 만나니 모든 걸 털어놓고 싶어진다. 도움의 손길을 보낼 때 가차없이 등을 돌린 남자친구 준야. 화만 내고 아무런 도움도 안되는 부모님.

마음 둘 곳 없는 미유에게 지사는 '그린 게이블스'라는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해준다. 이야기는 그린 게이블스에서 만난 사람들의 각자의 사연들을 풀어내며 위탁 가정, 입양, 미혼모, 아동 학대, 빈곤 등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조명한다.

상처입은 사람들이 상처입은 다른 사람들을 보듬어 주며 조금씩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린 게이블스'는 빨간 머리앤의 초록색 박공지붕을 얹은 집이다. 매튜와 마릴라 오누이를 연상시키는 이카와와 가나에게는 진짜 반전이 숨어있다.

또 다른 형태의 꽤 복잡한 가족들이 만들어 가는 진짜 '가족'의 의미는 불안한 요즘 우리가 느끼는 진정한 어른과 사랑, 희망을 친절하게 느끼게 해준다. 만약 그린 게이블스가 존재한다면 나도 단골 손님이 되지 않을까.

바다보다 산을 더 좋아하는 내가 미타케 계곡 주변을 산책하고, 숲속을 정처 없이 거닐며 삼림욕을 한다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무엇보다 멋진 노부인 루이코와 험난한 여정을 통해 평온과 화해로 만들어진 그들이 만든 가족들을 만난다면 삶이 더 가치있게 느낄 테니까. 올바른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도 될테고.

미유를 비롯해 도루까지 모든 사람들의 사연들..특히 지사의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예전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을 돕고 있는 자체에 숙연해진다. 어떤 사명감이 느껴져서 일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인생을 크게 바꾸는 결정적인 요인은 결국 선택이다.

자신이 선택한 삶의 방식을 오롯이 믿고 살아가는 것.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그 속에서 꿈을 키워가는 것. 그렇게 만들어진 가족이 진짜가 아닐까. 자신이 도움을 받은 것처럼 남을 돕는 마음도, 변함없는 짠한 사랑도 슬픈 반전도 알차게 들어있는 소설이다.

달빛은 비록 약하지만 세상 모든 곳을 비추고 있다. 밤하늘의 뜬 달을 볼 때마다 달빛이 닿는 그 거리의 아이를 생각하면 미유는 더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 잔잔하게 스며드는 달빛처럼 사랑도 전해지길..감동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답게 울컥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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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충분히 괜찮은 하루야
효니 지음 / 부크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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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충분히괜찮은하루야 #효니 #부크럼 #에세이 #에세이추천 #도서협찬

요즘 에세이만 줄창 세 권을 만나보게 되었는데 이번책은 특별나다. 다정한 동물친구들이 주인공이고 그림책이기 때문이다. 너무 예쁜 색감과 그림체를 보고 바로 힐링책이란 느낌이 든다. 그럼 따뜻한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오늘도 충분히 괜찮은 하루야>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은 특별한 날이 아니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가볍게 산책하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을 갈아입는 나무를 그리는 거, 땀범벅이 되도록 운동을 하고 매일 조금씩 바뀌는 하얀 달을 보며 조용히 기타를 튕기는 거,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즐거운 순간은 매일매일 있다.

향긋한 봄과 사랑을 담아 타르트를 구워 먹으면 따뜻한 봄바람이 스며드는 계절을 즐기고, 여름날의 낭만을 주고받으며 행복한 캠핑을 즐기는 가운데 눈부신 계절을 즐겨보자. 붉은 노을을 등지고 춤을 추며 살랑살랑 몸을 흔들어 보자.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숨기지 않아도 된다.

나를 응원해 주고 부족한 나를 도와준 친구들 덕분에 어제보다 오늘 더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고맙다, 친구야..언제나 묵묵히 나를 지켜보며 감당해 준 부모님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넓은지 이제야 느껴진다. 진심을 담아 말하고 싶다, 사랑합니다.

화려한 선물 같은 날이 아니어도 우리가 다 같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멋진 파티가 된다.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이미 충분히 멋진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복잡하게 얽힌 생각과 걱정들은 잠시 내려놓고 저 멀리서 너를 부르는 밝은 세상을 바라봐. 몸이 점점 가벼워지고, 마음도 한결 편안해질 거야. 행복은 언제나 가까이에 있어. 네가 진심으로 바라기만 하면 돼." 응원의 메시지다.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을 소박한 자연 마을에서 몽글몽글 살아가는 귀여운 동물들의 이야기로 꽉 채운 이야기는 동화같기도, 그림책 같기도 한 일러스트 에세이다. 사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하루가 진정한 행복이다. 다만 불행이 찾아왔을 때 비로소 우린 깨닫게 된다.

평범한 일상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가 무사히 종착역에 도착했음을 깨닫기까지 오늘도 충분히 괜찮은 하루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글과 그림이 딱 들어맞으며 소중한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 이 책을 접한 독자는 충분히 멋진 하루를 보내지 않을까..다정한 마음이 행복한 꿈을 전해주니까. 어제도, 오늘도 충분히 괜찮은 하루였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빛나는 하루가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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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
조니 선 지음, 홍한결 옮김 / 비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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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일을멈추고바닷속으로 #조니선 #에세이 #비채 #비채3기서포터즈 #서평단

비채 서포터즈 책을 기다리다 못참고 문의를 했다..7월 책이 많이 늦어진 이유는 출간일 조정 때문이란다. 그럴수도 있지..마침 짧은 휴가를 잡고 바다로 향했다. 어쩜 제목처럼 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 풍덩 그렇게 휴식의 달콤함에 빠져 본다. 그럼 찰떡궁합 여행의 반려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이사> 짐을 빼고서야 침대 머리맡에 콘센트가 있었던걸 안다. 진작 알았으면 아까운 수면 시간을 많이 뺏기지 않았을 텐데..떠나는 마당에 아쉬움을 느낀다. 빈 공간에 목소리가 울려 퍼지게 원하는 대로 소리를 내보며 맨 마지막으로 기타를 싼다. 그렇게 방과 작별하는 게 가장 좋다.

<공백 채우기> 일이 세상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거짓 믿음이 굳어지면서 그 속에 점점 깊이 빠져든다. 틀어박혀서 일하고 글 쓰고 밀린 프로젝트를 하며 휑한 공백믈 열심히 채운다. 내게 부여된 목적과 충만함을 되찾는 월요일이 올 때까지. 공허감을 제대로 채울 수 없으리라는 불안감을 메우려는 것이다.

<우정> 우정이란 어때야 한다는 기준 같은게 과연 누구 또는 무엇에서 기인하는지, 그런 걸 어디서 배웠고, 왜 경험을 믿기보다 학습된 기준에 권위에 부여하는지.. 우정은 이런 것이어야 한다는 기대 때문에 지금 유지중인 우정을 오히려 망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충분하다면 충분한것이다.

조니 선은 너무 바쁜 것 같다. 아니 자신을 닥달하는 스타일 같다. 일 중독을 넘어서 제대로 쉬어본 적 없는 천재 작가의 유쾌한 휴식 분투기는 결국 책으로 만들어졌다. 에미상 노미네이트, 시나리오 작가, 베스트셀러 에세이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숨 가쁘게 달려왔다.

일에 몰두하고 무리하다가 지쳐 오히려 번아웃만 심해졌다. 그리하여 생애 처음으로 제대로 쉬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쉬는 동안에도 간단한 아이디어, 재미난 공상, 삶을 돌이키게 하는 단상이 떠올라 결국 한 권의 책으로 엮고 말았다. 쉬려고 결심하고 결국 쉬지도 못한 결과물이라니 아이러니하다.

쉬는 동안 만든 책이지만 식물키우기나 요리처럼 유머러스한 글과 <머물다가는 슬픔>처럼 진지한 성찰, 창작의 흔적 등이 고스란히 녹아든 '휴식 분투기'이다. 특히나 글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작가의 라인 드로잉은 이야기의 리듬을 더하고 독서의 즐거움을 배가한다. 세월이 흘러서 다시 만난 <선인장> 이야기 같은 경우가 그렇다.

이 책은 단순한 에세이를 넘어, 삶에 지친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일기장이자, 창작의 괴로움과 희열이
녹아있는 창작 노트이며, 독창적 아이디어가 가득한 낙서장이다. 과로와 번아웃의 언저리에서 오늘도 피곤해하는 이들에게 각자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힘과 위로를 선사하는 힐링 에세이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소진되어 도저히 제대로 일할 수 없을 지경이 되어야 어쩔 수 없이 하루를 쉰다는 조너 선. 스스로 녹초가 되길 짐짓 기대하는 습관이 들여버려 얼이 나갈 정도로 지쳐버리는 게 좋단다. 그래야 휴식 비슷한 걸 할 수 있으니까. 사실 사람도 배터리도 방전되면 작동 불능 상태가 되고 만다.

이럴때 충전이 필요한 법..휴식을 제대로 해야함은 당연지사다. 일을 테트리스하듯 하는 게 가능하다 할지라도. 유쾌하신 부모님을 닮아가는 모습이 인간적이라 너무 좋다.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미적대는 것이 기본인 식당은 한국에선 상상도 못할 곳이지만 뭔가 여유있고 정이 느껴진다.

조니 선 작가는 게임 마저도 일을 하는 게임을 한다.
새벽 3시까지 베개를 그리기도. 목소리 대화보다는 온라인 대화를 좋아한다. 식물 이야기와 그림이 많다. 일에 미쳐있기도 하고 일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리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 걸어 들어가서 상쾌하게 수영 한번 하고, 난해한 문제가 알아서 슬슬 풀릴 수 있게 한쪽에 내려 놓는다. 그리고 조니 선의 <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를 집어 들고 읽는다. 단순한 그림에 눈이 멈추고 사색에 빠져든다. 반려남과 반려견 그리고 반려책과 함께 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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