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코워커
프리다 맥파든 지음, 최주원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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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코워커 #프리다맥파든 #해피북스투유 #스릴러 #미스터리스릴러 #서평단

현재, 내털리는 영양 보충제 회사 '빅스드'에서 지난 아홉 달 동안 옆자리에 앉은 돈 쉬프가 출근하지 않아 불길하다. 돈은 지각하는 법이 절대 없다.

2주 전에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가장 친한 친구 킴 힐리의 봉긋한 배가 임신이 아닌지 의심스럽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정말로 임신을 하게 될 것이다.

책상 위에 처음 보는 장식용 거북이 인형이 올려져있다. 집어 들어 손안에서 이리저리 굴려보니 손가락에 뭐가 묻는다. 쇠 냄새 같은 게 난다.

아주 중요한 문제예요, 돈이 어제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궁금하던차 돈의 자리에 전화가 울려 받는다. '도와주세요'..한마디를 내뱉고 끊어진다.

지점장 세스에게 돈의 부재를 보고한다. 장담컨대 돈이 2시에 사무실에 오리라 본다. 시간에 정확한 사람이니까. 전화 속 간절한 목소리는 착각이라 여긴다.

거북이 인형 때문에 오싹하다. 돈은 2시에 세스와 미팅이 있으니 분명히 나타날 거다. 15분 후에 이번 주 내내 준비한 팟캐스트 인터뷰가 잡혀있다.

사귀는 중인 케일럽에게 돈을 봤는지 묻는다. 세스도 미팅에 돈이 안나타났다고 한다. 내털리는 돈의 집을 찾아간다. 그리고 침입한다.

카펫에 묻은 엄청난 피를 봤을 때 돈이 집 안 어딘가에 쓰러져 죽었을지도 모를 거란 생각이 든다. 산토르 형사는 흔적은 없고 혈흔만 있다고 한다.

그리고 어제 어디에 있었는지 묻는다. 아까부터 형사가 짓는 묘한 표정은 믿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것 같다. 심문을 당하는 기분이 든다.

최초의 신고자 내털리를 보는 시선이 이상하다. 내털리는 케일럽에게 어제 밤새도록 같이 있었다고 말해달라고 한다. 케일럽은 마지못해 알겠다고 한다.

돈 쉬프가 미아 호지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내털리가 우수한 영업사원이고, 매력이 넘친다고 한다.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내털리와 돈의 시점에서 과거와 현재가 교차해 나오는데 돈을 대하는 내털리의 태도가 달라진다. 미아도 시간을 할애할 가치가 없다면 거리를 두라한다.

이쯤되면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알 것 같은데 또 다 믿어서는 안되는 게 화자가 거짓말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산토르 형사가 찾아온다.

내털리의 지문이 돈의 부엌 칼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것도 칼꽂이에 꽂혀있는 칼에서. 형사는 조리대 위에 있던 와인잔에서 나온 지문도 묻는다.

한가지 더 돈이 이틀 전에 중요한 일로 만나자는 메일을 찾았다고 한다. 어째 내털리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 용의자 선상에 오른 것인가?

내털리는 팔수록 구리다. 직장 상사와 불륜에, 직장내 괴롭힘까지 한마디로 저질 인간이다. 그런데 돈이 맞아 숨진 시신으로 발견된다.

고래를 좋아하고 김밥만 먹던 변호사 우영우가 떠오르면서 단색 식사와 심하게 거북이를 좋아했던 돈을 누가 죽였을지 궁금해진다.

반전에 반전은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지만, 13년 만의 복수극이 이렇게 끝날 줄 몰랐다. 내털리나 돈보다 내가 더 사악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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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병과 마법사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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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병과마법사 #배명훈 #북하우스

십이 년 동안 성군이었던 왕이 폭군이 되었다. 저자에는 사람고기를 도축하고 사람의 머리가 대롱대롱 걸려 있다. 위는 그렇게 될 자였다..왕의 형인 영유는 윤해에게 담담하게 말한다.

십년 만인가, 스물일곱에 들어온 혼담이 당혹스런 윤해는 뼈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남편 될 자의 소문을 전해 듣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아버지께 묻는다.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나요?

나도 너도 살려고..자애롭게 대답하는 아버지다. 혼담은 뻔뻔하기 그지없다. 남편 될 자 종마금의 관작이 태사례까지 오르자 지참금도 올려 요구한다. 종씨 집안의 요구는 비위가 상한다.

집을 달라고 찾아온 종마금이 윤해를 보고 실망한다. 종마금은 숙부가 판 함정이고 마금이 달라는 건 숙부가 내놓으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마금이 다녀가고 호미의 손바닥 안에 뼈마디 세 개가 들어 있다.

혼절한 윤해는 꿈을 꾼다. 기억도 없는 엄마가 나오는 꿈속에서 실컷 운다. 종씨 집안은 준마 열 필을 추가하고, 종가에서 야회를 여는데 일을 거들라고 윤해를 불러들인다.

윤해가 마음에 차지 않는 마금은 함정을 파고 목숨을 노려 개들에게 신호를 보내고, 마음속에 분노가 인 윤해는 자신을 구하기로 마음 먹는다. 꿈을 꾸듯 정신이 아득해지고 곰개가 나타난다.

사냥개의 숨이 끊어지고, 종마금을 한입에 머리 전체를 삼켜버린다. 윤해가 운명으로부터 자신을 구한 날이다. 황당하게도 종가에서는 모든 참극을 윤해의 소행이라 우겨 아비를 대신해 북방으로 쫓겨난다.

푼풀이로 죽임을 당한 호미의 머리를 걸어 놓은 좌판을 보고 윤해는 소리 죽여 운다. 변경에 도착하기 전에 보고서를 통해 한음사가 토르가이에게 패배하게된 날 초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된다.

술름마리의 토박이 지주 한사량이 찾아 뵙기를 청한다. 부재 성주인 아비를 대신해 술름고리의 보병과 기병을 모두 거느리는 관리, 허수아비 역할 이상을 해서는 안 되는 직책의 윤해다.

한사량이 청탁의 대가로 보낸 선물을 물리고, 객사를 수리하라 지시한다. 본격적인 침공은 일어나지 않았으나 술름 방어군의 주력을 대파한 토르가이다. 윤해는 마지못해 전장으로 나간다.

한사량의 성화에 못 이겨 시험 삼아 휘를 들어본 것뿐인데 좌기대대감 다르나킨이 찾아온다. 자기가 보낸 서신보다 먼저 당도한 달낙현이다. 새벽 길잡이로 다르나킨과 거문담을 찾아가 본다.

괴나리봇짐을 메고 언덕쪽으로 뛰어가는 회색곰 두 마리가 나오는 꿈, 그리고 거문담 근처에서 곰을 봤다는 목격담. 분명 거문담에는 무언가 있었다. 윤해는 꿈에서 거문담의 목적을 알아낸다.

큰 싸움을 승리로 거둔 영특한 윤해에게 혼담이 오갔던 은난조가 찾아온다. 괴물을 소환해 종마금을 없애고 패잔병을 수습해 야인 연맹을 격파했다는 소식을 기뻐하며 거문담을 보러 왔다고 한다.

난조가 술름에 온 건 1021 때문에 비석을 찾아보려고 한단다. 마로하가 병사들 수를 센다. 1021. 커다란 물고기가 입을 벌리고 윤해가 떨어지기 기다리는 꿈이다. 어찌알고 낙현이 찾아온다.

거문담 한가운데 푸른 잉어. 낙현은 보초를 세워 두었다 한다. 이 사람은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오는 걸까? 거문담 아래에 정말로 문이 있다면 그 문이 열리는 바로 1021.

1021년마다 한 번, 거문담 한가운데에 놓인 문을 열고 이 세상으로 비집고 나오는 어두운 존재를 물리칠 마법을 연마하는 윤해. 하지만 소라울에서 온 토벌군이 먼저다.

마법사랄지, 제갈량이랄지 윤해의 능력은 차고 넘친다. 윤해는 칼날이고, 송곳이다. 어쩌면 봉황일지도 모른다. 연모하는 난조보다는 낙현이 더 애정어린 눈으로 보게 된다.

폭군과 괴물에 맞서 싸우는 마법사 윤해와 꺾이지 않는 기병은 완벽하지만 예정된 종말을 막을 수 있을까? 특별한 고리의 예언자 윤해에게 푹 빠지는 시간이었다. 배명훈 작가님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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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용의자
찬호께이 지음, 허유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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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용의자 #찬호께이 #범죄추리소설 #위즈덤하우스 #이벤트당첨

<고독한 용의자> 단어 맞추기 이벤트가 있었다. 정말 읽고 싶었는데 당첨..감사한 마음으로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숯을 태워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사건. 키다리와 아썬은 옷장 안에서 크기가 제각각인 원통형 유리병에 담긴 인간의 팔다리와 장기를 발견한다. 일선 경찰의 다급한 보고 직후 홍콩섬 총구 강력반 제2B팀에 사건이 배정된다.

팀장인 쉬유이는 기괴한 유리병들을 직접 본 뒤 살인자가 보내는 메시지를 생각한다. 이 방의 주인은 흉악무도한 변태 살인마처럼 보이지 않는다. 야윈 체형과 가느다란 팔다리는 가해보다 피해자에 가깝다.

이름은 셰바이천, 41세, 무직이다. 세메이펑은 옷장에서 보존 처리된 사람의 시신이 나왔다고 하자 믿지 못한다. 오랫동안 집에만 틀어박혀 지낸 애가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 시체를 숨긴단 말인가.

바이천은 20년 동안 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셰메이펑의 말에 쉬슈이는 멍해진다. 신고를 한 칸즈위안의 진술에서도 의문점을 발견하지 못한다. 왠지 범인은 가까이에 있을 것 같은게 의심스럽다.

언론을 통해 이 사건이 알려지자 홍콩 전체가 충격에 빠진다. 여론의 반응은 예상대로였지만, 수사 상황은 쉬슈이를 좌절에 빠뜨린다. 휴대폰과 하드 드라이브는 복구가 불가능하다.

시신이 거칠게 잘려서 부검의의 판단도 단서 찾기도 힘들다. 일단 셰바이천이 범인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제 남은 건 피해자의 신원을 찾고 그들이 피살된 경위를 확인하는 것뿐이다.

수사가 교착상태에 빠진 채 일주일이 지난 오후, 자치가 자기 노트북을 들고 쉬유이를 찾는다. '소설보다 더 기이한 현실? 토막 살인 사건 미스터리 명작 총정리'라는 영상 섬네일이다.

유튜버가 연쇄살인마가 유명 예술품을 모방한 시신을 보관하는 내용의 <살인 예술>책을 소개한다. 반 고흐의 <영원의 문>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남자 시선을 보고 낯익은 감정이 들었던 이유다.

자치가 더 중요한 게 있다며 영상을 클릭한다. 하버컬처에 올라온 영상에는 유명한 추리소설가 무명지가 소개되고 있었다. 바로 칸즈위안이었다. 칸즈위안을 떠보려고 서로 불러낸다.

하지만 수사의 허점만 드러내는 꼴이 된다. 쉬유이는 자신이 소설가를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한 시간 남짓 질문했지만 더 이상 트집 잡을 것이 없어 소득없이 돌려보낸다.

하지만 오늘 조사로 칸즈위안이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직감한다. 셰바이천의 범행 과정과 동기를 알아내려면 칸즈위안을 집중적으로 조사해야 할 것 같다.

칸즈위안이 토막 시신의 사진 앞에서 보여준 냉정함과 자기 작품의 연관성을 부인한 것은 객관적인 판단이었을까,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거짓말이었을까? 경찰에 대한 적대감에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

쉬유이는 수많은 의문이 머릿속에 맴돈다. 사실 '은둔족 살인마'는 존재하지 않았다. 희생양인 '은둔족'과 그의 유일한 친구인 '살인마' 이 조합이므로. 쉬유이가 생각하는 단 한 명의 용의자가 맞을 것인가?

칸즈위안과 셰바이천, 더듬이까지..쉬유이가 알게 될진실들은 진실로 놀랍다. 찬호께이 작가님의 작품은 처음이다. 왜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이제라도 알게되어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이 소설을 읽은 뒤에 <기억나지 않음, 형사>를 읽는다면 의외의 재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는 찬호께이 작가님의 말씀에 <망내인>이 담긴 장바구니에 얼른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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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잃어버린 심장
설레스트 잉 지음, 남명성 옮김 / 비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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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잃어버린심장 #설레스트잉 #비채

출생신고서야 아무렴 어떠냐고 버드라고 불러야 대답한다면 그렇게 부르라고 선생님께 강하게 나왔던 어머니다. 그러나 아홉 살이 되고 어머니가 사라진 뒤 그는 노아가 된다. 엄마는 우리를 떠났어, 아빠가 한 말은 그게 전부다.

네 엄마는 반역자야, 피어스는 엄마가 폭동을 일으켰다고 한다. 어머니가 아시아계로 파오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았다. 아버지는 이런 상황을 경고했다. 이제 우리랑 아무 관계없는 사람이라고 말하라고. 3년 후 버드는 정체불명의 편지를 받는다.

아버지랑 식당에 간 버드는 식당 밖에서 평화 방해 행위가 벌어지는 것을 보고 두려운 동시에 매료된다. 경찰차는 사라지고 길거리는 휑하다. 사거리 중앙 아스팔트에 스프레이로 하트를 감싸고 글씨가 쓰여 있다. '우리의 잃어버린 심장을 돌려달라'

어머니가 사라진 뒤 몇 달, 버드가 버스에서 좌석과 벽 사이에 끼워진 종이에서 보았던 문구다. 아버지는 PACT 반대 구호라고 했다. PACT를 반대하는 사람이 왜 존재하는지 그게 심장이랑 무슨 관계인지, 어떻게 심장이 사라질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새디를 만나기 전에는. 그녀의 부모가 PACT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집에서 쫓겨나 재배치되었다. 새디가 도서관에서 구한 신문에 어머니의 사진이 있다. '지역 시인 반역에 연루'. 버드는 그때 알았다. 어머니가 왜 떠났는지, 아버지가 왜 그랬는지.

주모자였던 어머니가 쓴 글이 PACT를 전복하자는 구호에 깊이 새겨져 전국에 퍼져 나갔다. 침대 베갯잇 속에는 편지가 들어있다. 아버지가 잠든 밤 편지에 고양이가 그려진 그림을 보며 어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를 떠올린다.

학교 컴퓨터를 이용해 고양이에 대한 검색을 한다. 어머니와 관련된 내용이 없자 전에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한 '마거릿 미우'를 쳐본다. 어머니를 불렀는데 검색 결과가 없다. '우리의 잃어버린 심장'을 친다. 아예 검색 페이지로 돌아가지 않는다.

플러드 선생님은 검색창을 보더니 노아를 위해 말한다며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한다. 미국 전통문화 보존법 PACT는 미국 우선주의로 인종적 차별과 편견을 바탕으로 두고 있다. 이에 맞선 사람들의 움직임이 공원에서 또 나타난다.

기자였던 엄마와 아빠가 붙잡혀가자 새디는 위탁가정에 맡겨졌다. 부모님을 찾아 같이 가자고 했던 새디를 생각하자 버드는 갑자기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떠오른다. 어머니와 살던 옛집을 찾는다. 동화처럼 들려주던 어머니의 이야기도 떠오른다.

시인이던 어머니는 이야기꾼으로 버드에게 남아있다. 어머니가 버드에게 들려준 이야기 속 누군가처럼, 인내심을 품고 기다리는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빼앗긴 아이들을 찾아 정보를 전달하는 일을 하는 도서관 사서에게 기차시간표를 받는다.

버드는 엄마를 무사히 만날 수 있을까? 3년 전 사라진 어머니를 쫒는 여정을 다룬 이야기는, PACT 체계의 감시와 통제, 배척의 구호가 메아리치는 근미래의 시대. 언어를 잃은 사람들, 흩어진 가족, 그속에 숨겨진 진실이 담겨있다.

미스터리로 시작된 소설은 디스토피아 소설로 끝맺는다. 슈퍼 히어로로 대변되는 미국의 영웅주의가 미국 우선주의로 표현되어 좀 더 적나라하게 미국이 가진 힘을 시대를 향한 경고로 그리고 있다. 세계 최강의 다인종, 다문화 국가임에도 백인 우월주의는 여전하고 미국계 아시안을 향한 차별도 여전하다. 특히 미국에 대한 자부심이 곧 PACT가 아닐까 본다.

보호와 안보를 구실 삼아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이런 PACT의 차별에 소리를 내는 주인공이 곧 작가이고 소설 이상의 혁명이라는 찬사에 걸맞는 소설이다. '위기'가 중국 짓이라 여기는게 문제의 시발로 그려지고 있어 코로나 때가 떠오른다.

책표지의 석류, 이선이 사다준 석류를 먹는 마거릿. 그 모든 잃어버린 심장의 조각들. 다른 곳에서 싹트기 위해 흩어진. 버드를 생각하면서 쓴 씨의 파장이 버드를 지키기 위해 이별을 선택하게 하고, 혁명을 자아낸다. 병뚜껑은 정말 대박이다. 열린 결말은 희망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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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인간
염유창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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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인간 #염유창 #재난 #스릴러 #미스터리
#부정 #복수 #해피북스투유 #서평단

제목에서 마이너스 인간은 부족한, 형편없는 인간을 말하나? 궁금한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시윤은 반성하는 척만 하는 머저리들을 대신해 반성문을 써줘야 한다는 것에 심한 자괴감을 느끼며 대필 업체에 몸담고 있다. 솜방망이 처벌에 일조한다고 생각하니 죄책감마저 생겼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면역이 됐는지 돈벌이 수단으로 기계적으로 반성문을 쓴다. 그렇다고 술술 잘 써지는 건 아니었다. 책도 몇 권 출간한 등단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마지막 보루인 책 대필은 죽어도 안 한다고 했는데 이 실장은 심리상담 관련 서적 의뢰로 시윤을 압박한다. 부양해야 할 가족을 생각해서 냉혹한 현실 앞에 자존심은 무릎을 꿇는다.

대필을 의뢰한 고객을 만나러 심리상담센터로 향한다. 60대 후반의 조찬식은 은퇴한 운동선수를 연상시킨다. 물 공포증 환자를 떠올리며 재난 트라우마와 관련된 책을 출간하고 싶다고 한다.

전공자들이나 볼법한 전문서적을 원하는 것 같아 거절한다. 조찬식은 트라우마 환자들의 감정과 고통 그리고 극복 사례를 책이라는 매개체로 선택했다고 의지를 전한다.

기획 의도에 시윤은 적극 도와주기로 한다. 재난 트라우마를 겪은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따오는 일에 부담감이 커져 아무 대꾸도 못하자 페이를 두 배로 제안한다. 1년 정도는 일을 안 해도 될 보수다.

시윤이 인터뷰할 대상자는 작년에 산사태로 아파트 한 동이 매몰된 포레그린뷰로 지하주차장에 갇혔던 재난사고 생존자들이다. 지하주차장이 침수돼 생존자가 없을 거란 예상을 깨고 여덟 명이 살아남았다.

참혹했던 기억을 완전히 떨쳐내기에는 1년이란 시간이 터무니없이 짧아 보이기도 하고, 당시의 공포와 충격에 힘들었을, 생사의 기로에 섰던 사람들의 상처를 끄집어내 들쑤시는 일이다.

가슴속에 응어리졌던 것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트라우마가 완화되거나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고 간절한 눈빛을 보내는 조찬식이다. 한번도 써본 적 없는 생뚱맞은 분야에 막대한 부담을 느낀다.

미국에 있는 수연의 신장 이식수술로 돈이 급하게 필요하자 시윤은 보수를 선불로 받고 일을 시작한다. 저서 작업의 핵심은 생존자들의 인터뷰다. 여덟 명 전원을 섭외해야 한다는 조찬식의 신신당부다.

여전히 포레그린뷰에 살고 있는 생존자는 안도진, 신지아, 박유선 세 명뿐이다. 나머지 다섯명은 재난 이후 다른 동네로 이사해서 우선 거주 중인 생존자부터 심리 상담을 핑계로 만나보기로 한다.

상담자 박유선이 지하 2층을 둘러보는데 걸린 시간도 그렇고 뭔가 숨기는 기분이 든다. 비상용 엘리베이터를 보고 기뻤으나 작동하지 않았다고. 긴박한 상황에서도 화장을 고치던 신지아에 반감을 표시한다.

한창 떠들던 박유선이 돌연 입을 다물자 시윤은 신지아를 만나러 간다. 냉소적인 신지아에게는 경력에 도움이 된다고 회유한다. 나머지 여섯명에게 거절의 메일을 받고 집단 상담으로 인터뷰를 제의한다.

1501동 생존자 여덟 명을 인터뷰 할수록 타인을 위해 목숨을 희생한 전경석의 죽음이 의심된다. 8인승 엘리베이터라니. 생존자가 8명일 수밖에 없다는 소리다. 찝찝함을 해소하기 위해 족치기로 한다.

살해당했다면 범인은 누구일까? 1년 전 침수된 지하주차장에서 일어난 사건의 진실은? 재난 인터뷰는 살인사건 취조로 변질되어 간다. 대필 소설가가 탐정이 되어 추리해가는 과정이 탐정소설같다.

거짓말로 감춰진 그날의 참혹한 진실이 드러나며 1년 동안 치밀하게 준비된 '죽음의 투표'가 다시 시작된다. 미스터리를 많이 읽다보면 예측가능한 클리셰에 반전이랄것도 없기 마련이다.

읽는내내 범인이 누군지, 시윤에게 주어진 일거리가 애당초 왜 시작됐는지 짐작 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빠져 읽게 되는 중독성이 있다. 마이너스 인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끝으로 재밌다,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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