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인간 #염유창 #재난 #스릴러 #미스터리#부정 #복수 #해피북스투유 #서평단제목에서 마이너스 인간은 부족한, 형편없는 인간을 말하나? 궁금한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시윤은 반성하는 척만 하는 머저리들을 대신해 반성문을 써줘야 한다는 것에 심한 자괴감을 느끼며 대필 업체에 몸담고 있다. 솜방망이 처벌에 일조한다고 생각하니 죄책감마저 생겼다.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면역이 됐는지 돈벌이 수단으로 기계적으로 반성문을 쓴다. 그렇다고 술술 잘 써지는 건 아니었다. 책도 몇 권 출간한 등단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마지막 보루인 책 대필은 죽어도 안 한다고 했는데 이 실장은 심리상담 관련 서적 의뢰로 시윤을 압박한다. 부양해야 할 가족을 생각해서 냉혹한 현실 앞에 자존심은 무릎을 꿇는다.대필을 의뢰한 고객을 만나러 심리상담센터로 향한다. 60대 후반의 조찬식은 은퇴한 운동선수를 연상시킨다. 물 공포증 환자를 떠올리며 재난 트라우마와 관련된 책을 출간하고 싶다고 한다.전공자들이나 볼법한 전문서적을 원하는 것 같아 거절한다. 조찬식은 트라우마 환자들의 감정과 고통 그리고 극복 사례를 책이라는 매개체로 선택했다고 의지를 전한다.기획 의도에 시윤은 적극 도와주기로 한다. 재난 트라우마를 겪은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따오는 일에 부담감이 커져 아무 대꾸도 못하자 페이를 두 배로 제안한다. 1년 정도는 일을 안 해도 될 보수다.시윤이 인터뷰할 대상자는 작년에 산사태로 아파트 한 동이 매몰된 포레그린뷰로 지하주차장에 갇혔던 재난사고 생존자들이다. 지하주차장이 침수돼 생존자가 없을 거란 예상을 깨고 여덟 명이 살아남았다.참혹했던 기억을 완전히 떨쳐내기에는 1년이란 시간이 터무니없이 짧아 보이기도 하고, 당시의 공포와 충격에 힘들었을, 생사의 기로에 섰던 사람들의 상처를 끄집어내 들쑤시는 일이다.가슴속에 응어리졌던 것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트라우마가 완화되거나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고 간절한 눈빛을 보내는 조찬식이다. 한번도 써본 적 없는 생뚱맞은 분야에 막대한 부담을 느낀다.미국에 있는 수연의 신장 이식수술로 돈이 급하게 필요하자 시윤은 보수를 선불로 받고 일을 시작한다. 저서 작업의 핵심은 생존자들의 인터뷰다. 여덟 명 전원을 섭외해야 한다는 조찬식의 신신당부다.여전히 포레그린뷰에 살고 있는 생존자는 안도진, 신지아, 박유선 세 명뿐이다. 나머지 다섯명은 재난 이후 다른 동네로 이사해서 우선 거주 중인 생존자부터 심리 상담을 핑계로 만나보기로 한다.상담자 박유선이 지하 2층을 둘러보는데 걸린 시간도 그렇고 뭔가 숨기는 기분이 든다. 비상용 엘리베이터를 보고 기뻤으나 작동하지 않았다고. 긴박한 상황에서도 화장을 고치던 신지아에 반감을 표시한다.한창 떠들던 박유선이 돌연 입을 다물자 시윤은 신지아를 만나러 간다. 냉소적인 신지아에게는 경력에 도움이 된다고 회유한다. 나머지 여섯명에게 거절의 메일을 받고 집단 상담으로 인터뷰를 제의한다.1501동 생존자 여덟 명을 인터뷰 할수록 타인을 위해 목숨을 희생한 전경석의 죽음이 의심된다. 8인승 엘리베이터라니. 생존자가 8명일 수밖에 없다는 소리다. 찝찝함을 해소하기 위해 족치기로 한다.살해당했다면 범인은 누구일까? 1년 전 침수된 지하주차장에서 일어난 사건의 진실은? 재난 인터뷰는 살인사건 취조로 변질되어 간다. 대필 소설가가 탐정이 되어 추리해가는 과정이 탐정소설같다. 거짓말로 감춰진 그날의 참혹한 진실이 드러나며 1년 동안 치밀하게 준비된 '죽음의 투표'가 다시 시작된다. 미스터리를 많이 읽다보면 예측가능한 클리셰에 반전이랄것도 없기 마련이다.읽는내내 범인이 누군지, 시윤에게 주어진 일거리가 애당초 왜 시작됐는지 짐작 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빠져 읽게 되는 중독성이 있다. 마이너스 인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끝으로 재밌다,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지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