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버트 영매탐정 조즈카 2
아이자와 사코 지음, 김수지 옮김 / 비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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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버트 #아이자와사코 #영매탐정조즈카2 #비채 #비채2기서포터즈 #서평단 #미스터리

2019년 발표한 <영매탐정 조즈카>는 5관왕을 기록하며 일대 신드롬을 일으키고 TV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아이자와 사코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인버트>는 영매탐정 조즈카2 되시겠다. 그럼 영매탐정 조즈카의 귀환을 두 팔 벌려 환영 해보자.

서두부터 살인 현장을 보여준다. 범인의 정체와 범행방법이 자세히 나온다. 젬레일스의 대표 요시다 나오마사의 죽음은 업계에서 뉴스로 떠오른다. SNS상에서 요시다의 인기는 상당해 향후의 행보에 불안감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나 젬레일스에는 고마키를 필두로 우수한 엔지니어가 많다. 오히려 실적은 지금까지보다 더 향상될 것이다. 담당 형사 이와치도가 알리바이를 묻는다. 근데 뭐 이리 친절하게 사건 경위를 들려주냐.
어쨌든 고마키의 알리바이는 철벽이다.

사건은 사고사로 처리되는 듯하고 경찰이 모습을 드러내는 일도 없지만 예상과 달리 잠을 이루지 못한다. 초등시절부터 골목대장 요시다는 질투의 대상이었다. 고마키의 부주의로 요시다가 다쳐 다리에 핸디캡이 생겼다.

그렇게 부채 의식을 느껴 요시다의 충성스런 심복으로 살아왔다. 고마키의 모든 공을 요시다가 차지하고 폭언과 모욕에 시달린 고마키는 요시다를 죽인 사실을 후회하지 않는다. 하지만 공포의 악몽은 질식할 것 같다.

그때 이사 온 옆집 여자가 벨을 누른다. 이십대 중반의 완벽한 외모를 가진 빨간 안경테의 여자를 보자 고마키는 숨이 멎을 것 같다. 여자는 큼지막한 눈동자로 고마키를 보며 조즈카라고 한다. 혹시 시끄러우면 말해달라며 사과를 들고 왔다.

옆집 여자 조즈카가 고마키의 삶속에 들어오며 모든 것이 변해버린다. 남자란 참 단순하다. 그저 예쁘고 친절한 여자를 보면 바로 착각을 해버린다. 의심을 해야지. 불나방이 되어 뛰어들면 어쩌자는건지. 더군다나 숙부님이 경시라니. 망한것 같다. 후방에서 지원해 주는 마코토도 있지 않은가.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고 낯선 여자 조즈카에게 시시각각 추적당하는 고마키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조즈카와의 추리 배틀을 통해 팽팽한 긴장감은 배가되고 장르적 재미는 극대화된 도치서술 기법의 추리소설이다.

불쌍한 고마키 사건과 더불어 전 교직원 추락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카운슬러 시라이 나나코로 위장 취업해 에리를 끈질기게 옥죈다. 마지막은 계획된 운노의 소네모토 살인사건. 이번 범인은 예사 범인이 아니다. 전직 형사를 상대하는 조즈카.

운노 빼고 왜 범인들이 불쌍한 느낌인지..인간말종은 죽어도 싸지 않나? 인간 쓰레기에 인권은 필요없다. 조즈카의 말투도 맘에 안든다. 뻑하면 '어라라'를 연발하는 멘트는 좀 구리다. 코난처럼 번뜩이는 순간적인 캐치 능력은 과히 최고에 절세미녀지만 딱히 정이 가는 캐릭터는 아니다. 이 또한 질투심에 찌든 독자의 발언임을 밝힌다.

영매탐정이면서 IT기술까지 마음껏 활용한 트릭과 추리로 전무후무한 캐릭터 조즈카의 매력을 한층 높였다. 충격적 반전으로 끝났던 만큼 후속편이 나오리라 못했던 팬들에게 전편을 능가할 역대급 반전을 주는 조즈카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아이자와 사코는 추리소설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의식해서 썼다고 한다. 미스터리의 재미를 많은 사람들이 느끼게 해주고 싶은 작가의 바람대로 이 소설은 왕초보 미스터리 독자들도 공감하리라 본다. 도치서술 소설의 장점이다.

미스터리 추리소설이 얼마나 재밌는지는 읽어봐야 안다. 또 약을 파는 느낌이지만 안 읽어보고 어찌 알겠는가. 그냥 읽어보고 판단해보라.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원초적이고 지능적인 장르에 시간과 눈이 혹사되더라도 책을 놓지 못할 것이다.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더라도 "저, 영감 같은 게 있어서요" 이런 영감같은 소리가 범인에게 먹힌다. 막판에는 어림도 없었지만 그래도 확실한 물증을 찾아내는 조즈카. 내겐 이 소설이 뜰것 같은 영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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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괴이 비채 미스터리 앤솔러지
조영주 외 지음 / 비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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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괴이 #조영주 #박상민 #전건우 #주원규 #김세화 #차무진 #미스터리앤솔러지 #비채 #비채2기서포터즈 #한국문학

다양한 책을 출간하는 비채에서 이번에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들을 대거 모아놓고 미스터리 앤솔러지를 펴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책속으로 들어가보겠다.

영감_조영주
영감이 떠오르는 카페 속 화자가 여자가 아니라 남자란 점만 빼면 실화가 아닌가 싶다. 실존 인물들이 등장하는 소설속 이야기도 이번 앤솔러지를 기획한 주인공이 실명 위기에서도 사건의 의문을 풀 기회로 삼았다는 점이다. 영감이 찾아와 목소리를 들려줄 때를 기다려 녹음기를 준비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무진 십자가 사건 앤솔러지' 자체가 실존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어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헷갈려서 읽었다. A의 사망 사건만 아니라면 그대로 믿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작가 후기를 보니 이런..더 소름끼친다.

그날 밤 나는_박상민
정직함이 무기가 되기도 상처를 주기도 한다. 아내가혈액암 판정을 받고 투병하다 떠나고 석달전 유나, 사랑하는 딸을 잃은 내게 진실을 위해 사는 사람들이 보낸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편지를 찢어버리는데...아버지라면 응당 딸의 죽음과 복수를 하려 할 것이다. '무진 십자가'사건의 택시 기사가 거사에 합류하게 되는 부분이 압권이었다. 예상치 못한 반전도 끝까지 재미를 놓치 않았다. 문득 한강 의대생 실종 사건이 떠올랐다.

도적들의 십자가_전건우
'무진 십자가'사건을 모티브로 차기작을 쓰려던 J작가는 편집자인 내게 잘난 척 하던 그날 이후 소식이 없다. SNS 중독인 J작가가 한 달 넘게 소식이 없자 찾아가는데...'도적들의 십자가'를 구상하던 작가가 미친게 아닐까 싶었는데 미쳐가는건 편집자다. 전건우 작가님은..다 이루었다.

십자가의 길_주원규
용산역에서 아홉살 난 소년 안을 만난 규는 누구도 타본 적이 없는 숭고한 결의를 위해 준비된 SUV 9인용 차량에 탑승한다. 처음엔 천천히 나중에는 규의 심리적 안정을 위협할 정도로 말 폭탄을 쏟아내는 안을 싣고 무진 채석장을 향해 가는데...십자가의 길은 고난의 길이다. 그럼 이미 얼굴마저 맛이 가버린 아홉살 안이 행한 길은 무얼까. 입맛이 쓰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_김세화
두 개의 십자가 사건을 어떤 방식으로 세상에 알리려고 했는지 상기하고 싶어 2011년에 쓴 무진 속보 기사를 찾아본다. 두 번째는 2년 전 경주 남산 사건인데...둘에게 예수가 될 수 있다고 말한 사람은 왜 예수가 되려 하지 않을까? 기자만이 아니라 나도 궁금하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예수의 유언이다.

파츠_차무진
민통선 안에 해병이 십자가 세 개를 세우고 거울의 각도까지 맞춘다. 나체가 된 해병은 면류관과 망치, 대못을 꺼낸다. 진통제를 먹어도 뼈가 부러지는 고통은 막지 못하는데...해병, 중사, 다저스 모자 셋 밖에 안 나오는데 마지막 반전까지 정말 재밌다. 파츠가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계속된다니 좀 그렇다.

아무것도 모르는 자들에게는 특별한 미제 사건이 사건의 가족들에게는 잊지 못할 뼈아픈 사건일 것이다. 일련의 괴이한 사건이 '무진'이라는 도시에서 발생한 '무진 십자가 사건'의 발단이다. 안개속 같은 '무진'이란 도시에서 어떤 기상천외한 사건이 일어나도 될 법한 느낌은 소설속 무진이 주는 아우라다.

더군다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점에서 장편같기도 하다. 따로 읽어도 좋지만 처음부터 쭉 읽는걸 추천한다. 여섯 작품은 미스터리, 호러, 추리 마지막엔 SF까지 다채롭다.

언젠가 모 가수가 가난하던 시절 음식 앞에서 이때가 아니면 못 먹는다 생각에 마구 먹었다는 얘길 했는데, 지금 아니면 못 읽을 거처럼 마구 읽어 대는 나는 안구통에 한쪽 눈으로 읽었다. 그래서 한눈에 반했다. 장강명 작가님을 따라하는건 맞지만 그냥 읽어봐라. 재밌다. 난 분명 재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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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키스의 말 - 2024 제18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배수아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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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키스의말 #배수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문지혁 #박지영 #예소연 #이서수 #전춘화
#한국문학 #은행나무 #도서협찬

제18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에서 수상작인 배수아 작가님의 <바우키스의 말>도 궁금했지만 예소연 작가님이 내겐 더 시선이 간다. 예스마담의 예가 아닌 나의 성을 가진 가진 작가님..기쁜 마음으로 책속으로 들어가보겠다.

바우키스의 말_배수아
모든 것은 우연히 들려온 말로부터 시작된다. 일행이 아니었는데 영원히 기억 속에 남는 한 조각이 된다. 그를 두 번째 만났을 때는 친척의 값비싼 만년필을 훔친 사실을 알고 추적하기 위해 따라다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는데...

신화속 '바우키스'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나그네를 정성껏 돌바준 바우키스와 그의 남편 필레몬은 소설 속에서 '나'와 '모형 비행기 수집가'에 비유한다. 한 그루의 나무라는 모형 비행기 수집가의 선물은 타이프라이터도 열쇠도 아닌 삶이 아닐까.

허리케인 나이트_문지혁
바닥에 물이 차오르자 망설이다 피터에게 전화를 건다. 허리케인으로 동네 전체가 패닉이라 한다. 피터의 차로 그의 펜트하우스에 도착해 랍스타와 와인을 먹으며 그와의 기억을 떠올리는데...좁혀지지 않는 신분과 계급차이가 심리적인 압박감으로 오더라도 결국 그런짓이 위안을 주진 않을텐데.

장례 세일_박지영
현수의 바람은 연명 치료를 증단한 아버지가 이왕이면 계약직으로 있는 장례식장에서 직계가족 할인을 받는 것이다. 현수가 근무하는 기간 동안에 친지상을 당한 직원이 있기 때문인데...인생은 타이밍이고 할인된 가격에 부담 덜어주는 게 존엄사라고 공정한 죽음 비용 계산 하더니 완벽히 불공정한 선의를 깨달아서 다행이다.

그 개와 혁명_예소연
아버지 태수 씨의 장례식 첫 조문객 성식이형은 태수 씨와 엄마의 85학번 민주화 운동권 동기다. 북조선의 지령으로 러시아로 떠났다 붙잡혀 오랜시간 복역했던 성식이형을 이제야 마주하게 된 것인데...상주 수민의 아빠의 마지막 지령을 지키려고 유자까지 데려오다니 대박이다.

몸과 무경계 지대_이서수
누룽지 언니는 쥐눈이콩의 첫사랑이다. 트랜스젠더라는 걸 어른이 되어 알게 된다. 단밤은 몸이 상품이라 한다. 단밤과 버스킹하는 청년을 구경하며 경계가 사라진 무대에 대해 생각하는데..무대에 오른 윤세진을 통해 몸이 하나의 경계가 되는 세상을 들려준다.

여기는 서울_전춘화
대학원에 입학 예정인 연길에서 온 영화는 아버지의 도움을 받고 회장님을 만나러 간다. 사무국장의 면접은 망한듯 한데 아버지가 또 힘을 싫어 결국 일하게 되는데...조선족 여성이 시민 단체에 근무하면서 자아를 찾아가며 서울에 녹아드는 이야기로 북한 마른 낙지가 꽤나 궁금하다.

수상작품인 만큼 심사평과 수상 소감이 서두에 실려있다. 베를린의 쇄기풀이 자라는 어느 오두막은 글을 쓰는 유일한 장소이고 이곳에서 작품이 탄생했다고 한다. 소설가이면서 번역가이신 배수아 작가님의 수상작 너무 근사하다.

그 개와 혁명은 82학번 언니가 운동을 열심히 하느라 집에 안들어오는 동안 보도블록 만큼 깨져간 유리창으로 특별 보너스를 받던 내가 운동은 한 명 만으로 제발 족하다고 느꼈던 시절이다. 예전 생각도 나고 향수에 젖는 시간이었다.

다른 작품들도 작가님들 마다의 색깔이 묻어나는 작품들이었다. 작가님들 내력을 보니 하늘에서 뚝 떨어진게 아니라 글을 쭉 써오고 수상 경험이 있는 실력자들이었다. 전춘화 작가님은 중국 길림성 출신이라니 어쩐지 영화가 곧 춘화같이 느껴질 정도로 교포의 시선이 잘 담겨 있었다. 여섯 작품은 현재 우리 사회의 다양한 면면과 문학의 결실을 확인할 수 있을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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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시체를 부탁해
한새마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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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시체를부탁해 #한새마 #바른북스 #미스터리 #스릴러 #책추천

#이키다의도란도란북카페에서 #별보리맘님이쏜다 한새마 작가님의 신간 서평단 모집이 있었다. 나도 좋아하는 작가님인데 얼마나 좋아하면 책까지 쏠까 부럽기도 하고 #칼리언니님이 책표지 일러스트를 했다고 하니 궁금하기도.. 한새마 작가님의 사인이 턱 하니 들어있어 귀하고 감사한 책이다. 반전의 여왕 책속으로 들어가보겠다.

무법천지의 바리케이드 안에서 숨어 지내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 <낮달>은 낮에 떠있는 달을 빚대어 못보고 지나치는 소외된 사람들을 담고 있다.

장애인인 중학생 딸이 자기를 강간하려던 놈을 죽였다고 한다. 엄마는 시체를 처리하지만 숨겨진 진실은 다른 이야기 <엄마, 시체를 부탁해>는 비뚤어진 청소년의 탈선과 보복을 담고 있다.

폐암에 걸린 아들의 배양소에 위협이 감지했다는 알람에 연구소로 달려가는 엄마는 뭔가에 부딪히고 <위협으로부터 보호되었습니다> 아들을 살리고자 하는 엄마의 욕망을 담고 있다.

산후우울증으로 아이를 죽였는지 자신이 왜 물에 빠져들어가는조차 모르는 차속의 여자 이야기 <마더 머더 쇼크>는 대반전을 보여주며 산후우울증, 살인개막장의 끝을 보여준다.

자살한 아들 시체옆에서 이불을 뜯어먹고 목숨을 연명한 노모의 이야기 <어떤 자살>은 다시 읽어도 대박이다. 완전범죄를 노린 어린 악마 이야기를 최고로 꼽겠다.

뺑소니 사고로 코마 상태에 빠진 김나연은 은채 엄마가 간병을 하고 있다. 미친 엄마에 그 딸 이야기 <잠든 사이에 누군가>는 <미친X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또라이 얘기여서 아직도 생생히 기억된다.

8월의 시드니 폭설에 느릿느릿 기어가는 밴에 유조차가 덮쳐 부부는 어찌 되었는지..시간은 과거로 과거로 돌아가고 <여름의 시간> 시간을 되감으며 사건의 진실을 보여준다.

일곱 편의 단편은 <괴이한 미스터리:저주>의 <낮달>, <계간미스터리>의 <엄마, 시체를 부탁해>, <미친X들>의 <잠든 사이에 누군가>, <황금펜상 수상작품집>의 <어떤 자살>, <마더 머더 쇼크>가 실렸던 작품들이다.

그래서 읽은 작품도 있고, 처음 접한 작품도 있다. 한새마 작가님을 반전의 여왕이라 부른 것처럼 단편 하나하나가 이야기 끝에 충격적이고 치명적인 반전을 담고 있다.

표제작인 <엄마, 시체를 부탁해>의 경우 중학교 밖에 안된 절음발이 딸이 엄마, 아빠 머리 꼭대기에 앉아 범죄를 저지른다. 일곱 편 모두 이처럼 자식과 엄마라는 인간관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엄마는 자식을 보호하고, 구하려 하고 허물과 치부를 덮으려 하기도 하지만 방임하고 악용하기도 한다. 자식 또한 인간인지 악마인지 악의 모습에 현실이 아니길 그저 소설이길 갈망한다.

한새마 작가님의 소설은 재밌다. 또 읽어도 또 재밌다. 반전의 여왕 맞다. 스릴러, 미스터리, 호러, 범죄를 버무려 맛난 읽을 거리를 뚝딱 차려냈다. 좀 더 강력하고 쎈 이야기로 다시 뵙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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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랜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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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랜드 #더글라스케네디 #밝은세상 #빅픽처
#정치소설 #첩보소설 #역사소설 #미국 #소설추천 #소설베스트셀러 #서평단

2036년 분단된 미국이라니..제목은 원더풀 랜드인데 과연 그럴까? <빅 픽처>의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 속으로 들어가보겠다.

채드윅의 클리블랜드 대학살 사건 이후 미합중국의 분리는 순탄하게 이루어진다. 12년이 지난 지금 하나가 둘로 나누어진 것에 대한 상실감은 크다. 하지만 소모적인 논쟁과 사회적인 갈등은 줄고 다만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하고 서로는 책임을 떠넘기며 치열하게 싸우게 된다.

독립기념일에 불꽃놀이 대신 화형식이 열린다. 이제는 갈라진 나라에서 샘의 친구 막심을 공개적으로 불태워 죽인다. 예수를 불경스럽다고 언급해서다. 저속한 풍자지만 샘이 살고있는 연방공화국에서 그런 언사를 했다고 죽이지는 않는다. 반면 공화국연맹에서는 신성 모독이다.

회의실 스크린으로 화형식 장면이 생중계 된다. 막심은 샘의 정보원이었다. 공화국연맹은 이성과 상식에 위배되지 않는 판단을 내리고 무엇보다 공정성을 중시한다는 듯이 위선을 떨다가 결국은 뒤통수를 때리는 개자식들이다. 야만적 행위를 즐기는 제도를 12사도가 만들었다.

정보국의 주요 임무는 공화국연맹이 연방공화국에 가하는 모든 위해와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는 것이다. 브레이머 부장이 샘을 뽑아주고 15년이 지났다. 부녀처럼 친근하게 보지만 여전히 상관일 뿐이다.

2008년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 밤에 샘의아버지는 미국이 새로 태어난 날이라 했다. 정신과 의사인 엄마는 바람이 나서 애인과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아버지의 삶은 상처투성이지만 샘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었다. 지금 샘은 정보국의 최상급 요원이 되었다.

브레이머 부장은 아버지 혼자 간직해온 샘 가족의 비밀을 들려준다. 케이틀린 스텐글.. 이복 자매는 공화국연맹 경찰국 특수 요원이다. 왜 하필 막심이 처형을 당하자 그 사실을 말해주는지. 아버지의 하나뿐인 딸인줄 알았는데 아니다.

케이틀린은 막심을 납치해 신성 모독죄를 적용해 화형당해 죽게 만든 장본인이다. 그리고 지금 케이틀린은 샘을 제거하라는 임무를 받았다. 샘에게도 케이틀린을 제거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43살에 자살 캡슐을 심은 샘은 변장 시술로 얼굴을 바꾸고 중립지대로 투입된다.

이제껏 한번도 본적이 없는 자매가 상대를 제거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상대를 제압하려는 불꽃 튀는 첩보전이 벌어진다. 공화국연맹 국민들은 자유를 억압당하고, 나라의 감시를 받고, 종교의 자유를 박탈당하고, 신을 부정하거나 모욕할 경우 화형에 처해진다.

연방공화국 역시 체내에 삽입한 정보칩 때문에 온 국민이 감시 당하기는 마찬가지다. 두 나라를 대신해 싸우는 이복 자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뿌리 깊은 갈등과 대립을 근본적으로 해소시켜줄 수 있는 법과 제도, 정책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소설은 샘과 케이틀린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화합을 이루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종교, 이념, 법과 제도 정부의 정책은 인간의 역사에서 파생된 보조적 산물일 뿐이고 우리가 추구하는 건 아니다.

12년 후 미래의 미국이 이리 된다면 앞으로 길이 남을 예언서가 될테다. 이 책을 등가교환의 법칙을 교훈 삼아 우리는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야 한다. 두 나라가 다 별로지만 기독교 독재국가보다 감시 국가가 차라리 낫지 싶다.

샘이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여성이란 점과 반전이 특별나지 않았다는 점이 내겐 특이점이다. 오히려 책을 읽는 독자들이 샘보다 먼저 눈치를 채지 않았을까 싶다. 마지막 장면이 샘의 외로운 홀로서기 같아 씁쓸하다. 작금의 한국사회를 떠올리며 빠져 들었던 백돌책이었다. 장강명 작가님의 추천작이니 믿고 읽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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