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랜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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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6년 분단된 미국이라니..제목은 원더풀 랜드인데 과연 그럴까? <빅 픽처>의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 속으로 들어가보겠다.

채드윅의 클리블랜드 대학살 사건 이후 미합중국의 분리는 순탄하게 이루어진다. 12년이 지난 지금 하나가 둘로 나누어진 것에 대한 상실감은 크다. 하지만 소모적인 논쟁과 사회적인 갈등은 줄고 다만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하고 서로는 책임을 떠넘기며 치열하게 싸우게 된다.

독립기념일에 불꽃놀이 대신 화형식이 열린다. 이제는 갈라진 나라에서 샘의 친구 막심을 공개적으로 불태워 죽인다. 예수를 불경스럽다고 언급해서다. 저속한 풍자지만 샘이 살고있는 연방공화국에서 그런 언사를 했다고 죽이지는 않는다. 반면 공화국연맹에서는 신성 모독이다.

회의실 스크린으로 화형식 장면이 생중계 된다. 막심은 샘의 정보원이었다. 공화국연맹은 이성과 상식에 위배되지 않는 판단을 내리고 무엇보다 공정성을 중시한다는 듯이 위선을 떨다가 결국은 뒤통수를 때리는 개자식들이다. 야만적 행위를 즐기는 제도를 12사도가 만들었다.

정보국의 주요 임무는 공화국연맹이 연방공화국에 가하는 모든 위해와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는 것이다. 브레이머 부장이 샘을 뽑아주고 15년이 지났다. 부녀처럼 친근하게 보지만 여전히 상관일 뿐이다.

2008년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 밤에 샘의아버지는 미국이 새로 태어난 날이라 했다. 정신과 의사인 엄마는 바람이 나서 애인과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아버지의 삶은 상처투성이지만 샘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었다. 지금 샘은 정보국의 최상급 요원이 되었다.

브레이머 부장은 아버지 혼자 간직해온 샘 가족의 비밀을 들려준다. 케이틀린 스텐글.. 이복 자매는 공화국연맹 경찰국 특수 요원이다. 왜 하필 막심이 처형을 당하자 그 사실을 말해주는지. 아버지의 하나뿐인 딸인줄 알았는데 아니다.

케이틀린은 막심을 납치해 신성 모독죄를 적용해 화형당해 죽게 만든 장본인이다. 그리고 지금 케이틀린은 샘을 제거하라는 임무를 받았다. 샘에게도 케이틀린을 제거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43살에 자살 캡슐을 심은 샘은 변장 시술로 얼굴을 바꾸고 중립지대로 투입된다.

이제껏 한번도 본적이 없는 자매가 상대를 제거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상대를 제압하려는 불꽃 튀는 첩보전이 벌어진다. 공화국연맹 국민들은 자유를 억압당하고, 나라의 감시를 받고, 종교의 자유를 박탈당하고, 신을 부정하거나 모욕할 경우 화형에 처해진다.

연방공화국 역시 체내에 삽입한 정보칩 때문에 온 국민이 감시 당하기는 마찬가지다. 두 나라를 대신해 싸우는 이복 자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뿌리 깊은 갈등과 대립을 근본적으로 해소시켜줄 수 있는 법과 제도, 정책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소설은 샘과 케이틀린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화합을 이루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종교, 이념, 법과 제도 정부의 정책은 인간의 역사에서 파생된 보조적 산물일 뿐이고 우리가 추구하는 건 아니다.

12년 후 미래의 미국이 이리 된다면 앞으로 길이 남을 예언서가 될테다. 이 책을 등가교환의 법칙을 교훈 삼아 우리는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야 한다. 두 나라가 다 별로지만 기독교 독재국가보다 감시 국가가 차라리 낫지 싶다.

샘이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여성이란 점과 반전이 특별나지 않았다는 점이 내겐 특이점이다. 오히려 책을 읽는 독자들이 샘보다 먼저 눈치를 채지 않았을까 싶다. 마지막 장면이 샘의 외로운 홀로서기 같아 씁쓸하다. 작금의 한국사회를 떠올리며 빠져 들었던 백돌책이었다. 장강명 작가님의 추천작이니 믿고 읽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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