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살인 사건 요다 픽션 Yoda Fiction 6
전건우 지음 / 요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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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살인사건 #전건우 #요다

요다 출판사에서 제목 이벤트에 당첨되어 온 책이다. 전건우 작가님의 작품을 다섯편 정도 읽었는데 술술 잘 읽히는 글을 쓰신다는 점이 뇌리에 박혀있다. 이번책의 책표지는 언젠가 타로 카드에서 봤던 '매달린 사람'으로 카드번호는 12번이다. 일부러 초록창을 통해 해석을 찾아보았다. 촉법소년과의 연관성이 있는 의미있는 그림일지 책속으로 들어가보겠다.

룸싸롱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혀가 잘리고, 안구가 파내어져 입에 담긴 엽기적인 현장의 흉기는 포크와 와인 오프너. VVIP를 비추는 CCTV는 이미 삭제뒨 상태지만 죽은 여성의 동료의 입을 통해 재벌 3세를 알아내고 모조리 뒤지고 찾아낸 결과 이남기를 긴급 체포했다. 미끼를 던져 자백을 이끌어 낸 조민준을 현승주가 칭찬한다. 현승주는 조민준의 경찰대학 몇 기 선배이다.

새로 넘어온 미성년 연쇄 살인 사건에 바로 투입된다. 첫 번째 희생자의 양손이 잘린 채 발견되었고 두 번째 아이는 발, 이번 세 번째 여학생이 혀가 사라진 사건이다. 네 번째 희생자가 나오기 전에 범인을 잡아야 한다. 그때만 해도 두 사람은 알지 못했다. 이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리라는 것을.

노숙자를 차도로 밀어버린 조승아는 촉법소년으로 20회의 심리 상담이 내려졌고 범죄심리학자인 윤민우와 첫 만남을 가진다. 사람이 죽는 걸 보고 싶었다는 조승아는 쓰레기 청소 챌린지를 했다고 한다.

조민준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한다. 그저 학습한 대로 행동할 뿐이다. 이 사회에서 타인과 어울려 살아가려면 이런 성향을 숨겨야 한다. 이미 초등학교때 벌어진 사건으로 자신이 남들과는 다르다는 걸 인식했다. 그때의 경험이 큰 교훈이 됐다. 자신의 기질을 숨기고 살기 좋고, 잘만하면 그 성향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경찰이 된 것이다.

조민준과 하유리가 희생자 김서희 여학생의 집을 찾는다. 그곳에서 윤민우의 명함을 발견한다. 유민우의 입을 통해 김서희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로 촉법소년이다. 살해된 김민수와 강현민 모두 상담자였다.이때 네 번째 사건을 예고하는 동영상이 뜬다.

이슈킹이라는 유튜버는 충격적인 연쇄 살인 사건의 희생자 셋이 사실은 다른 두 명과 함께 친구를 집단 폭행해 죽인 살인자라는 것이다. 범인에게 직접 제보를 받았다며 세 명의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한다. 경찰은 범인을 잡는 것과 함께 여론과도 싸워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명 도윤호와 박수호의 보호를 위해 신변을 확보해야 한다. 동시에 유력 용의자라 할 수 있는 죽은 아이의 가족을 찾아야 한다. 과연 가족이 범인일까? 유능하지만 반사회적 기질이 있는 조민준이 쫓는 정체불명의 범인 단죄자는 누구일까?

촉법소년 살인 사건에 분개하는 여론에 홀로 고군분투 싸우는 범죄심리학자 윤민우가 있다. 당신은 누구편에 설 것인가? 촉법소년이라는 사실을 악용하는 어린 악마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할까? 그동안 촉법소년에 대한 소설도 읽었고 드라마도 보았다.

뉴스에 보도된 믿기지 않는 엽기 살인도 알고있다. 형법 제 9조가 아이들의 죄를 벌하지 않는다면 촉법소년 범죄는 늘어날 것이고 사회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내 생각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말에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촉법소년은 아주 민감한 소재이다. 반전도 있고.. 사실 범인은 일찌감치 알아봤다. 범인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게 아닌지라 복수의 시선으로 봤다면 아마도 쉽게 예측했으리라 본다. 그럼에도 사건의 행방을 쫓아 빠져들다보니 결말이 오기까지 지루함이 없다. 범죄는 범죄를 낳고, 복수는 복수를 낳는 법.

그동안 전건우 작가님의 호러, 스릴러, 미스터리, 공포물을 접했다. 참으로 다양한 장르를 쓰셨지만 이번처럼 현실적인 이야기는 처음인 거 같다. 책표지의 남자는 성장의 시기가 다가온 촉법소년을 뜻하는게 아닌가 본다. 술술 익히는 마법을 또 경험하면서 다시 한번 생각이 깊어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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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유해한 장르다 - 미스터리는 어떻게 힙한 장르가 되었나
박인성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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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유해한장르다 #박인성 #나비클럽 #박소해의장르살롱 #미스터리장르파헤치기

박소해의 장르살롱이 출범 1주년을 맞고 18빈째 방의 주인공으로 모신 <이것은 유해한 장르다> 딱 제목만 봤을때 미스터리가 유해한 장르처럼 보인다.
그럴리가..미스터리를 사랑하는 독자로서 제목 자체가 미스터리로 보인다. 박인성 작가님은 문학평론가시다. 평론가가 본 미스터리 장르에 대한 안내서로 들어가보겠다.

미스터리의 세계가 구축되고 플롯이 전개되기 위해서는 우선 범죄를 구성하고 범죄자를 만들어야 한다. 그들은 다양한 동기와 방법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입힌다.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거나 적극적으로 압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미스터리. 정확하게 말하자면 미스터리는 유해한 이야기가 아니라 유해함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회적 관계에서 언제든지 출현할 수 있는 유해함을 상정하고, 그에 대한 면역력을 높여준다. 미스터리가 재현하는 수많은 트릭처럼, 밀실 내부에 자신을 가두고 드디어 안전해졌다고 착각하는 인물처럼 악의에 찬 칼날 앞에 무기력한 희생양은 없기 때문이다다. 그리고 밀실 사건의 범인은 결국 스스로를 가둔 자신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미스터리는 범죄를 다루는 장르이며, 가해와 피해로 이루어진 사회적 관계성에 기초한다. 범죄의 가능성 만큼이나 그에 대한 해결 가능성과 더 나은 사회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닫혀 있는 무균실의상상력을 벗어나 탐정의 시선으로 우리의 공통적 사회 현실과 세계를 재조립한다.

현재 성공적인 한국 콘텐츠들의 공통점은 미스터리 장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 미스터리는 가능성의 장르이며 독립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 미스터리의 특징은 언제나 동기와 사연의 세계
로 구성된 형식을 요구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이야기속으로 자세히 살펴본다.

1부와 2부는 계간 미스터리에서 연재된 글들을 토대로 한다. 1부는 미스터리 장르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은 장르로서의 미스터리를 돌아보면서, 사회적인 마스터플롯으로의 역할을 되새기는 것이다. 2부에서는 인접 장르들과 결합과 교차 속에서 미스터리의 장르적 갱신을 살펴본다. 3부에서는 'K-미스터리 리부트'라고 부를 수 있는 동시대적 한국 미스터리 작품들의 특징적인 경향을 소개한다.

한국 미스터리를 응원하기 위한 유익한 안내서이고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독자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이다. 박인성 평론가님의 아카데미 강의에서 넷플릭스의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를 거론하셨다면, 프롤로그에서는 '너의 모든 것'을 예로 들었다. 스릴러를 좋아해서 두 가지 다 시청한 사람으로 강의 내용이 무척 궁금하다.

3부 K-미스터리 리부트 중 도시를 떠나는 한국적 미스터리에서 박소해 작가님도 언급되어 있다. 미스터리라는 사회적 장르를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어 미스터리의 기본 이해로부터 얼추 매니아의 지식까지 미스터리 초심자도 값진 경험을 얻게 되는 신박한 책이다.

007 시리즈는 그저 첩보 액션 영화로만 인식되어서 그런가. 제임스 본드를 창조한 이언 플레밍을 가문의 수치로 여겼다는데 원인은 사실 제임스 본드가 신사답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작가 자신의 사생활도 책속에 반영되어 도박, 섹스, 술, 인종차별 기타 등등 책을 쓴 자체가 도박으로 돈이 떨어져서고 사인은 심장마비로 엄청 제임스 본드 못지 않게 달리신 분이라니 약간 실망이다.

또한 원작을 기반으로 한 첩보물이 이렇게 많았는지 몰랐다. 또 누아르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깊이 있게 설명해줘서 좋았다. 부적절 하다해도 홍콩 누아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영화광임을 이렇게 뿌듯하게 여기게 될줄도 몰랐는데 거론된 모든 영화와 만화를 봤다. 카우보이 비밥은 편지지 세트도 가지고 있었다.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읽었어야 할 3부 우리 작가님들의 책 중에서 아직 못 읽은 두 권이 있어 메모해 두었다. 추리소설로 철학하기가 어렵게 느껴진 반면 이번 책은 즐겁게 미스터리를 파고드는 시간이었다. 두 작가님이 공통적으로 다룬 작가님들도 계시고 역시나 미스터리와 추리는 떼려야 뗄 수도 없는 관계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미스터리가 여러 장르와 만나 빛을 내는 초석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나. 일반적인 무지에서 벗어나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 너무도 많다. 진행중인 장르살롱에서 얼마나 심도있게 다룰지 기대하고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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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편한 게 아니라 상처받기 싫은 거였다 - 관계에 지친 나를 보듬어주는 치유의 심리학
하정희 지음 / 한밤의책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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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편한게아니라상처받기싫은거였다 #하정희 #스몰빅미디어 #도서협찬 #치유심리학 #인간관계
#자기계발서 #심리학도서

스몰빅미디어에서 출간되는 책들은 대체로 마음의 위안을 주고 용기와 힘을 불어 넣어준다. 나이 먹는다고 주변에서 알아서 대우해주는 시대는 지났고 오히려 소외감이 더 가중되는 시대이다보니 늙어서 오는 서러움이 20대의 방황보다 덜 하지 않다. 이럴때 누군가가 전해주는 위로는 책을 통해서라도 확인받고 싶어진다.

인간관계에서 매번 거리 두기를 강조하는데 "사람이 힘들 때 한 발짝 물러나라!" 고 적당한 거리가 좋은 관계를 만든다는 책의 문구가 마음에 와 닿는다. 고슴도치처럼 날이 선 사람들에게 다가가면 가시가 박히기 마련이다. 반대로 내 가시에 누군가 무참히 찔릴 수도 있다.

하여간 책 제목처럼 상처 받기 싫어서, 혼자가 편한 게 아니지만 혼자 남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내 말 들어주는 친구 하나만 있어도 자살 확률은 낮아진다고 한다. 내 곁에 보듬어줄 친구 하나, 그리고 인간관계에 적당한 거리두기로 불안감 차단하기.

하정희 교수가 오랜 기간 상담을 해오면서 상담자의 고민이 특별한 사람이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 고민하는 문제들이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를 지치게 하는 관계를 돌아보고 그간 힘들었던 마음에 작은 위안을 받길 바란다고 한다.

지구와 달처럼 공존하는게 가능하다면 좋겠지만 인간관계는 변화무쌍하니 적절한 거리를 설정한다는 자체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가족, 연인, 친구, 이웃 등 다양한 관계에서 오는 고민을 해결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스트레스나 역경의 순간 우린 그 생각의 굴레에 빠져 긍정적 사고를 하기 힘들다. 이때 자신만의 동굴에서 나와야 한다. 산책을 하거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본다. 생각을 정리해서 일을 해결하는게 아니라 행동하다 보면 해결책이 보인다.

1.자신을 가장 가까이서 이해하고 위로해 줄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다.
2.긍정적인 감정만 집중한다고 부정적인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3.과거를 벗어나 현재에 에너지를 쏟자. 과거에 매달리는 것도 습관이다.
4.나답게 사는 것이 가장 멋진 것이다. 누군가엔 닮고 싶은 강점이 된다.
1장 <나쁜 감정도 내 감정이다>를 정리해 봤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실망, 배신, 분노가 쌓이면 몸에서 독소가 되어 나를 죽인다. 그때 그때 대화를 통해 털어내던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걱정과 분노의 에너지를 발산 시켜야 한다. 감정 쓰레기통을 비우고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언니하고 대판 싸운적이 있다. 처음 대화의 시작은 안부 인사부터 시작해서 속사정까지 거침없이 나누게 되었다. 한참 듣던 언니가 조목조목 따져서 잘못된 점과 고칠 점을 말하는데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왜 혼나는 느낌이지?

속상한 걸 들어 달라고 했지 판단하고 지적해달라고 한 게 아닌데...지금은 잘 지낸다기보다 더는 불편한마음을 받고 싶지 않아서 건성으로 안부를 전하고 속마음을 보여주지 않게 되었다. 정서적 소통 수준이 다른 사람한테는 마음의 빗장을 잠그게 된다.

차라리 좋은 책을 가까이하고 그 속에서 해답을 찾는게 정신건강에 좋다. 좋아하는 스님의 말씀을 듣는 언니가 있는데 항상 ○○스님 말씀이..하고 시작한다. 나는 하정희 교수님 말씀이..하고 시작해 볼까. 인간관계가 편해지는 마음가짐 5가지를 전한다.

1️⃣모든 사람과 친하게 지낼 필요가 없다
2️⃣가족이라고 해도 가끔은 미워질 수 있다
3️⃣사랑하는 사이에도 사생활은 필요하다
4️⃣조언은 할 수 있되, 변화는 상대 몫이다
5️⃣실망의 크기는 기대의 크기에 비례한다
경계를 침범하는 가까운 거리도 너무 먼 거리도 아닌
알맞은 거리를 지켜 행복한 관계가 유지되고 만들어 진다면 얼마든지 실천 가능하리라 본다. 인간관계에 지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사람을 대할 때는 불을 대하듯 하라. 다가갈 때는 타지 않을 정도로, 멀어질 때는 얼지 않을 정도로' -디오게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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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의 죽음을 기원한다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5
엘리자베스 생크세이 홀딩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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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너의죽음을기원한다 #엘리자베스생크세이홀딩 #키멜리움 #서스펜스 #심리서스펜스 #서스펜스스릴러 #심리스릴러 #베스트셀러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스릴러소설 #장르소설

키멜리움 출판사의 '잃어버린 보석 시리즈' 제5탄
<나는 너의 죽음을 기원한다>는 심리 서스펜스 스릴러의 거장 엘리자베스 생크세이 홀딩의 작품이다. 레이먼드 챈들러가 최고의 서스펜스 작가로 칭한 작가의 작품이라 바로 믿고 책속으로 들어가보겠다.

아내 조세핀의 눈물을 보고 나온 쇼는 더없이 마음이 심란하다. 그녀는 언제나 상황을 힘들게 받아들인다. 젊고 부유한 과부였던 그녀를 좋아했었다. 처음보다 덜 좋하지만 티는 안낸다. 어쨌거나 3년이란 시간 동안 인내하며 그에 응당한 보답을 해왔다.

가엾은 로버트는 그의 화가 친구다. 사립 고등학교를 다닐때 부터 그를 쭉 좋아했다. 자기보다 지적이고 월등하지만 자기만 그토록 많은 것을 누리고 산다. 진정 돕고 싶었고 조세핀이 못마땅해하지 않았다면 많은 것을 줄 수 있었을 것이다.

로버트에게는 로질린드 같은 쾌활하고 용감하고 예쁜 동지가 있다. 서로에 대한 헌신이 그지없고 그 괴로움도 함께 나눈다면 견디지 못할 것도 아니다. 쇼는 로질린드의 안내에 친구를 만난다. 두통이 있다는 로버트는 도화지를 산다고 따라 나선다.

로잘린드를 죽이고 싶다는 로버트의 말에 쇼는 충격을 받고 길에서 잠시 멈춘다. 맙소사 로버트는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러프 씨 집의 어린 아가씨한테. 로버트는 결혼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덫에 빠진 거였다고 덫이 풀리자 보이기 시작한다고.

로버트는 열정적인 불만을 쏟아낸다. 그녀의 밝고 멋진 미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일 년 넘게 그들 부부의 행복한 광경을 보는게 즐거움이었다. 그가 그림을 그려 판 피같은 돈을, 영혼을 팔아 번돈을 빼앗고 자신을 망가뜨린다고 한다.

엘시같은 어린 여자가 자기를 진심으로 받아줄 수 있다는 꿈을 꾸며 쇼가 엘시와의 저녁 자리를 함께 하길 바란다. 쇼는 서둘러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다. 더는 듣고 싶지도 추측하고 싶지도 않다. 쇼가 부럽다는 로버트는 선을 넘는 말을 한다.

"자네는 그녀가 죽기를 기원하고 있었어, 쇼. 그 질투심 많고 지배욕 강한 여자가 죽어서 자네에게 사라지기를 바라고 있었다고." 전혀 근거없는 비난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마음을 다잡지만 마음속에 뭔가 떠오르고 눈이 커다래진다.

술을 마신 쇼는 승강장에서 가방을 든 낯선 남자에게 말을 걸고 러프 씨의 집으로 간다는 소리에 태워준다. 쇼는 러프 씨의 부인을 아주 좋아했다. 조세핀이 그녀와 말다툼을 하고 골이 깊어졌지만 이 젊은이를 태워주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다.

러프 씨 부인의 환대에 희열감이 든다. 엘시 새킷 양을 소개해준다. 로버트가 사랑한다고 했던 그녀다. 모든 면에서 미성숙하고 우아하지도 않았지만 그런데도 뭔가 보기 드문 존재라는 것을 태초에 남자들이 죽고 못 살던 마법같은 존재라는 걸 느낀다.

친구사이인 쇼 델란시와 로버트 화이트스톤 두 쌍의 부부를 통해 평범한 사람이 자신의 내면을 통해 악을 발견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훌륭하게 탐구한다. 일상의 스트레스 속에서 내면의 악이 나약함을 어떻게 잠식하는지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여기에 기폭제로 등장하는 젊은 여성은 팜므파탈과 거리가 먼 우울하고 몽환적이다. 좋아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캐릭터는 관능적이거나 성적인 매력과는 거리가 멀지만 계속 지켜보게 하는 힘이 있다. 여자의속은 알 수 없고 여자는 질투의 화신이다.

아내의 의심과 질투가 한없이 지겹기만 할뿐 화조차 내지 않는, 외도를 한적도 없는 남자와 드러내 놓고 아내에게 적대감을 나타내며 어린 여자에게 마음을 뺏긴 남자. 여기 사고사가 아닌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진실은 속수무책으로 흘러간다.

남자가 가슴속에 죽음을 기원하면서 벌어지는 치명적인 이야기다. 백만장자의 앨리트 아들 휴의 예리한 눈과 판단력이 마음에 든다. 일련의 사망 사건을 정의감으로 풀어가는 휴는 천부적인 통찰력과 직감으로 다져진 판단력은 그를 배신한 적이 없다.

부부와 연인, 우정사이에서 일어나는 극명한 사고의 차이점과 사랑이 없는 결혼생활이 어떻게 파탄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끝으로 휴와 엘리는 참 잘 어울린다. 끼리끼리 만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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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리스트
재키 캐블러 지음, 정미정 옮김 / 그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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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리스트 #재키캐블러 #그늘 #미스터리이벤트
#심리스릴러 #스릴러소설 #스릴러소설추천

이젠 산호작가님 그림체만 봐도 알겠다. 꽤 두껍지만 500페이지가 안되니까 벽돌은 아닌걸로. 읽고 싶은 미스터리로 내가 꼽은 <살인 리스트> 얼마나 재밌을지 책속으로 들어가보겠다.

범죄 전문 기자 메리는 더 허브에서 준 선물을 핸드백에 넣고 에드워드의 관심을 외면한다. 그는 이미 크리스마스 계획을 이미 많이 알고있다. 그냥 같은 집에 사는 사이인 피터에게는 메간이라는 여자친구가 있고 피터는 혼자 사는 메간의 집으로 향한다. 다이어리를 뜯어보니 쪽지가 있다.

읽으시오. 옥스퍼드, 리사 죽이기

1월 1일 새해 첫날, 정오 뉴스에는 옥스퍼드에서 죽은 리사 터너에 대한 보도가 방송된다. 순간 가슴이 조여온다. 우편으로 도착한 다이어리다. 리사가 죽기 일주일도 전에 도착한 다이어리에는 날짜별로 명단이 적혀있다. 4월 1일 첼트넘, 메리 죽이기. 메리 뒤로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다. 만우절에 죽을 운명인가.

네 건의 살인이 적혀 있는 다이어리를 보자 순간 범죄 전문 기자 모드가 발동해 사진을 찍어둔다. 불현듯 포장지가 떠오르지만 이미 쓰레기더미 속으로 사라진지 오래다. 지퍼백에 다이어리를 넣어 경찰서에 도착해 개리스 리틀경사를 만난다. 미적지근한 경사의 반응에 기운이 빠진다.

메리의 왼쪽 귀와 뺨 그리고 오른쪽 손목에도 흉터가 있다. 수년 전 화재로 아버지를 앗아간 사고로 화상을 입은 것이다. 호기심이나 동정의 눈빛, 무례히 쳐다보는 시선이 싫었다. 하지만 피터만은 달랐다. 서로의 흉터를 보여주며 정신적인 사랑을 나누는 관계다.

몇 주째 너무 조용하다고 불평해 오던 와중이라 이 사건이라 제발로 굴러들어 온 것이 아닌가, 범죄 전문 기자에게 바라던 꿈만 같은 일이라고. 메리의 아버지는 유명한 범죄 소설가였다. 메리 어머니가 암으로 죽자 정처없이 떠돌며 메리를 혼자 키웠다. 메리만 한밤중에 불이나 혼자 살아 남았다.

경찰은 범인이 메리를 특정해서 다이어리를 보낸 이유가 자기 얘기를 써준길 원하는 미친 놈이 유명한 범죄 전문 기자의 관심을 끌려고 살인 협박을 하는게 아닌가 본다. 그리고 2월 1일을 지켜보기로 한다. 그리고 버밍엄, 제인 죽이기는 결국 장난이 아니었다. 연쇄 살인마일 가능성을 두고 수사하게 된다.

제인 홀랜드 사망 사건 뉴스를 직접 확인하자 메리는
심장이 떨린다. 카디프에 사는 데이비드 그다음이 자신의 차례다. 다이어리를 본 게 운일까. 이제 자신에게 닥친 살인 예고 통보는 메리의 생존이 달린 살인자와의 싸움이 된다.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려는 메리의 변화를 통해 우리는 미스터리와 스릴러를 넘나드는 여정을 함께 한다.

메리가 겪은 화재 사건, 그리고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 살인자의 동기와 피해자들과 얽히고 설킨 관계는 소름끼치는 반전으로 흥미진진한 서스펜스를 자아낸다. 범인 찾기를 하느라 메리의 주변 인물은 모두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봤다. 징징대는 목소리의 에드워드부터 다정한 피터까지. 사실 메리를 가장 의심했다.

원한 관계에서 비롯된 살인사건이 아닌가 싶어서. 그래서 찾았냐? 어림없는 소리다. 시어워터 작전을 수행하는 경찰과 다이어리 킬러, 비밀을 간직한 범죄 전문 기자의 스릴러 수사물이다. 중간 넘어 반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추리를 다시 시작해보았다. 반전이 거듭될수록 행복하길 빌게 되었다.

이 소설은 한 마디로 메리 앨리스의 생존기라 말하고 싶다. 죽음에 맞서는 용기, 살려는 자의 두뇌 싸움이 막판에 절정에 치닫는다. 다이어리 킬러가 영원히 함구하길, 무덤까지 가지고 갈 비밀을 간직하길 바라면서 즐겁게 읽었다. 책 표지 그림의 의미를 다시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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