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사유상이 지닌 아름다움의 특색은 사색하는 부처님으로서의 깊고 맑은 정신적인 아름다움이 인체 사실의 원숙한 조각 솜씨와 오묘한 해화를 이루어주는 데에 있다. (중략) 인자스럽다, 슬프다, 너그럽다, 슬기롭다 하는 어휘들이 모두 하나의 화음으로 빚어진 듯 머릿속이 저절로 맑아오는 것 같은 심정을 일으키는 것은 바로 그러한 부처님이 중생에게 내리는 제도를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넓고 얇은 금판자를 단순하게 오려 금실로 꼬아 맨 이 황금 보관의 기법은 매우 소박하고 간단한 것처럼 생각되지만 이것을 바라보고 있으면 각 부분의 높고 얕기와 크고 작기, 그리고 굵고 가늘기의 비례가 매우 적정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렇게 이루어진 전체적인 조형 효과가 매우 세련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즉 끈덕진 욕심이나 지나친 잔재주를 부림이 없이 매우 세련된 조화미와 보관으로서의 위엄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하겠다.
소백산 기슭 부석사의 한낮, 스님도 마을 사람도 인기척이 끊어진 마당에는 오색 낙엽이 그림처럼 깔려 초겨울 안개비에 촉촉이 젖고 있다. 무량수전·안양문·조사당·응향각 들이 마치 그리움에 지친 듯 해쓱한 얼굴로 나를 반기고, 호젓하고도 스산스러운 희한한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나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사무치는 고마움으로 이 아름다움의 뜻을 몇 번이고 자문자답했다.
이분의 그림과 추사체의 화제 글씨는 비할 것이 없으리만큼 잘 어울릴뿐더러 수묵으로 질풍같이 휘몰아쳐 그린 호탕한 붓 자국에 흐르는 시정의 멋은 이른바 시·서·화 일치의 경지를 유감없이 발휘한 느낌이다. 말하자면 사색이나 화의에 구김살이 없고,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그 청수한 그 인품마저 느끼게 해주니 과연 문인화가다운 화가였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