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예술은 세계상을 반영했다. 세계가 필연적 법칙에 따라 구조화된 우주로 여겨지던 시대에, 예술 역시 질서와 조화를 구현한 작은 우주로 간주되었다. 현대에 들어와 이 코스모스로서의 우주라는 관념이 무너진 뒤, 예술 역시 더 이상 아름다운 ‘조화‘를 추구하는 대신에 매우 난해하고 혼돈스런 모습을 띠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 예술은 현대 세계상의 그림인 셈이다. -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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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정신만을 보는 헤겔처럼, 근대 자연과학자들도 자연에서 거대한 수학책을 보았다. 그리고 수로 파악되지 않는 자연의 질적 측면은 간단히 무시해버렸다. 하지만 자연이 법칙의 총합인가? 겨우 방정식의 체계에 불과한가? 그럴 리 없다. 자연의 정말 자연다운 부분은 수식으로 씌어질 수 없다. 빛이 ‘룩스‘로 표기될 때 빛남은 사라진다. 소리가 ‘헤르츠‘로 측정될 때 울림은 사라진다. 무게가 ‘킬로그램‘으로 계산될 때 묵직함은 사라진다. 이렇게 자연의 고유한 질적 측면은 결코 정신으로 파악되지 않는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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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는 자연을 비추는 거울이었다. 그때 세계와 재현은 ‘닮음‘을 통해 굳게 연결되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재현의 원리는 파괴되었다. 세계는 해체되고, 재현은 사라진다. 세계는 견고함을 잃고 흐물흐물 녹아버리고, 화폭 위의 형상들은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 완전히 사라진다. 이게 세계의 상태이고, 예술의 상태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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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 2 (20주년 기념판) - 마그리트와 함께 탐험하는 아름다움의 세계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2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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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에 대하여 1% 더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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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으로 확실한 지식 체계에 도달하는 것, 논리적으로 수미일관하면서도 완전한 철학 체계를 구축하는 것, 이것은 오랫동안 철학의이상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만약 괴델의 ‘정리‘가 논리학이나 수학같은 형식 체계뿐만 아니라 인간의 지식 체계 전체에 적용될 수 있는거라면, 우리가 세계에 대해 가진 생각은 결국 어딘가에서 악순환에 빠져 있는 셈이다. - P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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