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로만 따지자면 초반에 비해 끝은 좀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초반에는 같이 생각할 주제를 먼저 던져놓고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반해 뒤로 갈수록 일방적인 설명이 많아져서 그 점에서도 좀 아쉬웠다. 그래도 어려운 서양철학사를 쉽게 풀어서 설명했다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기생충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세계가 어떤지 알고 싶으면 이 책을 읽으면 된다. 마지막장을 읽으면서 갑자기 매트릭스라는 영화에서 스미스 요원이 한 말이 떠올랐다. ˝인간은 지구의 바이러스이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이 책은 현재 국제정세의 추이를 잘 통찰할 수 있게 해주는 의미 있고 유용한 렌즈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어떤 패러다임도 영원히 유효하지는 않다(그런데 이 책은 처음부터 패러다임을 잘 못 설정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세계정세의 변화를 더 잘 해석할 수 있는 책을 찾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