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여름이면 군주와 대신들은 자문 기구를 대동하고 이따금 왕국을 돌며 모임을 열었다. 이 회합에는 하급 귀족과 사제들은 물론, 나중에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도시의 대표도 참석했다. 프랑스와 잉글랜드에서는 이런 특별한 모임을 의회(parliament)라고 불렀다. 결국 의회는 애초에 제도라기보다는 일종의 행사로 출발한 것이다. - P69
개방 사회라는 개념은 20세기 들어서야 철학자의 입에 오르내렸지만, 아테네는 이미 2,500년 앞서 민주주의에 투명성을 결합했다. - P28
선진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민주주의 기본 체제를 지키는 가운데 포퓰리즘 현상이 나타나지만, 신흥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포퓰리즘은 스트롱맨이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에 기초하여 통치하지 않고 자신을 지지하는 대중들에게 물질적 또는 정치적 혜택과 이득을 나누어 줌으로써 권력을 유지하려 한다.
이 책은 민주주의의 기원에서 발전 그리고 위기와 혁신까지 쉽게 읽을 수 있는 민주주의 입문서다. 그런데 이 책에서 민주주의의 혁신으로 제시한 헤테라키 민주주의의 개념은 명확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미국의 정치사회학자 배링턴 무어가 상기시켰듯 영국, 프랑스, 미국의 민주주의가 유혈적인 영국 청교도 혁명(1642~1651), 프랑스 대혁명(1789~1799), 미국 남북전쟁(1861~1865)을 통해서 이룩되었고, 이후에도 장기간에 걸친 시민권 확대 투쟁, 갈등과 타협, 경쟁과 합의의 과정을 통해 오늘날의 민주주의로 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