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람들이 나이 들어가는 현실을 사진을 통해서, 가장 은밀하고 괴로운 방식으로, 주시한다.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사람이든 자주 사진에 찍히는 공인이든, 어떤 사람의 낡은 사진을 바라보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뭔가를 느끼기 위해서다. 가령 그때에는 내가(그녀가, 혹은 그가) 얼마나 젊었던가를. 사진은 죽음을 낱낱이 기록해 둔다.이제는 사후에야 깨닫데 될 인생의 얄궃음을 한 순간에 담아둘 수 있다. 그것도 손가락을 단 한번 까닥이는 것만으로. - P1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메라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 사진에 찍히는 사람에게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도덕적 한계와 사회적 금기를 넘나들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여권이다. 그 사람의 삶에 끼어드는 것이 아니라 방문하는 것, 바로 그것이 누군가의 사진을 찍는다는 것의 핵심이다.
- P7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 최순우의 한국미 산책, 개정판
최순우 지음 / 학고재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 미를 표현하는 미사여구가 와닫지는 않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래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상황에 개입하지 않는 활동이다. 가솔린 통에 다가가는 베트남 승려, 몸통에 양팔이 묶인 이적행위자를 총검으로 찌르는 벵골의 게릴라 사진 등 인상적일 만큼 대성공을 거둔 동시대 포토저널리즘이 공포감을 자아내는 이유는 부분적으로 사진작가들이 다음과 같은 인식, 즉 사진이나 살아 있는 피사체냐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진을 선택하는 것도 타당하다는 인식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상황에 개입하면 기록할 수 없고, 기록하면 상황에 개입할 수 없다. - P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945년. 사진이 도덕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는 그에 상응하는 정치의식이 존재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정치가 없다면, 역사를 수놓은 살육 현장을 담은 사진일지라도 고작 비현실적이거나 정서를 혼란시키는 야비한 물건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