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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인생은
서영식 지음 / 오퍼스프레스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0522/pimg_7357691391424307.jpg)
요즘 마음이 딱 위의 구절같았다. 가만히 잘 있다가도 갑자기 서글퍼질 때도 있었고 그러다 이유없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사는게 뭐가 이리 복잡하고 어렵기만 하냐고 거울을 보며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이내 괜찮다며 다독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다가는 생각지도 못한 포인트에서 웃음짓고 삶의 의미를 찾는다. 사는게 다 이런게 아니겠냐며, 아무일도 없이 평탄하기만 하다면 죽은 삶과 같다는 결론을 내리며 나 자신을 위로한다.
이런 시기에 만난 『툭하면, 인생은』은 따듯한 시선으로 뭉클한 위로를 전해주었다. 색색의 예쁜 그림들과 함께 어우러진 책을 가만히 읽고 있으면 금새 빠져든다. 어쩌면 이리도 내 마음을 잘 읽어내는지 마치 나를 위해 만들어진 책인 양 필요로하는 위로들만 쏙쏙 골라 전달해주었다. 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나와 같은 고민으로 힘들어 하며 비슷한 상황에 놓은 사람들이 많으리라 예상된다.
"나를 견디게 하는 것은 내일이나 희망이나 하는 말들이 아니다. 바로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 당신이다."
"별거 아닌 일로 정색하고 쏘아붙이고 나면 늘 후회하죠. 때때로 오즈의 마법사에서 따뜻한 심장을 간절히 원했던 양철 나무꾼이 된 것처럼 심장이 없어져 버린 사람처럼 차가워지곤 해요.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차가운 세상에서 심장이 식어버린 건 아닌지 마음도 체온도 없는 양철 투성이 로봇이 되어버린 건 아닌지. 다시 찾아야겠어요. 따뜻한 내 마음의 온도."
때때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상대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받는 상처들로 인해 단단한 방어벽을 세우곤 했다. 그들이 내 가까이로 다가와 나에게 생채기를 내는 것을 보느니 차라리 오해해도 좋으니 멀찌감치 떨어져있길 바랬다. 적정한 거리가 아닌 나에게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거리 말이다. 그럴때면 내가 왜 이렇게 변해버렸는지 나 조차도 놀라게 된다. 심지어 내가 거리를 두고 있는 그 사람이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이 아닌데도. 그래서 저 문장이 특별히 와 닿았던 건 아닐까. 그렇지만 놀랍게도 나를 차가운 얼음처럼 만들어 버린 것도 사람들이고, 그런 나를 위로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도 주변의 사람들이다. 한 때 따뜻하기만 했던 내 마음의 온도를 회복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곰곰 생각해보면 나는 참 가진 게 많은데 기어이 없는 것만 드추어 내어 스스로 부족한 사람으로 만들고는 한다. 충분하다. 괜찮다. 다행이다. 이 행복한 말들을 너무 멀리두고 살았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닮은 어둠 하나쯤은 달고산다. 그러나 그 어둠은 거센 급류에도 떠내려가지 않고 절벽에서도 떨어지지 않으며, 칼에도 베이지 않고, 부서지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그대가 본 그대의 어둠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그대의 진짜 모습인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내 자신에 대한 위로를 전하는 메시지들도 가득했다. 남과 끊임없이 비교하고 그러다보니 내가 이미 충만하게 가지고 있는 것 보다는 내가 부족한 점에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스스로에게 따듯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했던 내가 안쓰럽기도 했다. 충분히 괜찮다. 이 만큼이면 충분하다. 그러니 다행이다. 하루에 한 번씩 이 행복한 말들을 전해보기로 다짐한다. 그리고 나를 따라다니는 내 진짜 모습일지도 모르는 어둠. 이런 부정적인 면이라고 해서 무작정 밀어낼 수만은 없다. 이 모습 또한 내가 걸어온 길에 대한 결과일 것이며 내 일부이기 때문이다. 이 문장을 통해서는 나의 어두운 면까지 따뜻하게 감싸안아 포용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분적인 내 모습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전부를 받아들일 수 있는 강인한 사람으로.
이렇듯 한 장 한 장 책을 읽어나가다 보니 이 책을 선물해주고 싶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얼마 전 고시에서 떨어졌다며 우울함을 감추지 못했던 후배에게,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친구에게, 그리고 각자의 삶을 살아내느라 오늘도 힘든 하루를 보냈을 모든 내 주변 사람들에게. 책이 주는 잔잔한 위로가 그들에게 큰 힘이 되지 않을까. 그렇다. 툭하면 인생은, 치이고 외롭고, 흔들린다. 그럼에도 이겨낼 수 있다는 긍정의 힘을 이 책과 함께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