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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하지 않을 자유 - 행복한 비연애생활자를 위한 본격 싱글학
이진송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읽는 내내 통쾌함을 느꼈던 책이다. 제목만큼 큰 범위의 자유가 아닌 딱 연애하지 않을만큼의 그 만큼의 자유가 필요했기에 더 공감가는 시선으로 읽어내려갔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순간부터 연애를 하지 않는 다는 것이 굉장히 큰 골칫거리가 되었다. 주변의 왜 연애를 안하고 있냐는 질문부터 능력 부족으로 혹은 어딘가에 하자가 있어서 연애를 하지 못한다는 불쾌한 시선들을 마주해야했기 때문이다.
몇몇 사람들은 주변 사람의 연애사에 대해 큰 호기심을 갖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그 덕에 명절이나 집안 모임에서 듣게 되는 결혼이야기 쯤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넘겨버릴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사실 예전이나 일찍 결혼하고 많은 아이들을 낳으며 가정을 꾸렸지 요즘은 결혼 적령기도 딱히 정해지지 않은 시대이다. 심지어 결혼을 하지 않은 채 혼자만의 싱글라이프를 즐기겠다는 사람들도 수두룩하다. 나 또한 결혼에 큰 관심은 없는 상태이다. 간혹 이런 나의 생각을 친척들에게 전할 때면 부모님 맘 고생 시키지 말고 빨리 결혼하라는 대답이 되돌아 온다. 내 삶을 선택할 자유마저 그들이 가져가는 것 같아 달갑지만은 않았다.
주변도 더 했으면 더 했지 덜 하진 않았다. 대체 뭐가 문제인 것 같냐며 추궁을 하기도 하고 괜찮은 사람이 있다며 소개시켜 주겠다는 말도 더러 들었다. 그럴 때마다 "난 문제가 없다. 사실 연애에 좀 지쳐 그냥 잠시 휴식이 필요한 것 뿐이다."라는 대답을 한다. 그러나 그들은 곧이 듣지 않고, 날 가만두려 하지 않았다. 연애를 하지 않으며 마치 큰 일이라도 나는 것 처럼 구는 태도에 대체 무슨 권리로 그러느냐고 핀잔을 주고 싶은 걸 참은 적도 꽤 된다.
그래서였는지 스물 일곱, 비 연애주의자를 지지하는 국내 최초 비연애 칼럼니스트인 저자의 이야기가 공감이 되면서 재미있게 읽혔다. 심지어 이런 독촉에 시달리다 못한 대만의 한 여자는 자기 스스로와 결혼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했다. 참 획기적이다. 홀로 웨딩드레스를 입고, 사진 촬영도 하고 신혼여행 계획까지 세운 그녀였다. 그러나 이런 참신한 발상에 조롱의 댓글들이 이어졌다. 애꿎은 남자를 희생시키지 않고 혼자 결혼해줘서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어쨌든 자신만의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사회적 통념을 깨버린 그녀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조금이나마 편해지고 싶어 선택한 '혼자'인데 이러한 시선들로 오히려 더 불편한 삶을 살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다만 내가 선택한 자유에 대해 이런 저런 걱정이나 우려가 아닌 존중을 받고 싶을 뿐이다. 다양성을 무시하고 획일화된 삶만이 옳은 길이라외쳐대는 우리 사회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마지막 부분에 연애하지 않는 자, 모두 무죄라는 그녀의 판결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는다. 연애를 하지 않는 다는 것 결핍이 아닌 그 외에 더 큰 무언가로 채워질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부디 많은 사람들이 깨닫길 바란다. 비연애 생활 때문에 주변으로 부터 스트레스 받는 사람은 물론 그런 상태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한 번 쯤 펼쳐보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