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고정 - 이제 계층 상승은 없다
미우라 아츠시 지음, 노경아 옮김 / 세종연구원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격차고정이라는 제목과 이제 계층 상승은 없다며 단단히 못 박고 있는 부제에 움찔했던 책이다. 2005년에 출간한 저자의 저서 『하류계층』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10년이 지난 현재 사회는 어떻게 변했으며, 사람들은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초점을 맞춰 서술했다. 결과적으로 빈곤층이 43%나 차지하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계층이 하락했다고 생각했으며 이 비율은 놀랍게도 중산층 보다 높았다.


 우리나라 또한 예외가 아니다. 한 신문 기사에서 마주한 계층 인식에 조사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을 빈곤층이라고 답했다. 심지어는 중위 소득 기준으로 봤을 때 고소득층에 속하는 인구도 절반은 자신들을 빈곤층이라 인식했고, 절반은 중산층 단지 몇 퍼센트의 사람들만이 고소득층이라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놀라운 결과아 아닐 수 없다. 이런 계층 하향 인식은 중산층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고 사회 안정망 시스템의 부족과 불안한 미래가 그 원인으로 꼽혔었다. 게다가 은퇴로 인한 60세 이상 중산층의 계층하락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최근 추세를 보면 선진국에서의 빈곤층은 더 확대되고 있다. 일본을 비롯한 미국, 유럽연합에서도 비정규직 비율 상승과 함께 빈곤층 비율 또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일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빈곤한 워킹 푸어의 문제도 언급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빈곤층의 확대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앗아가고, 경제 성장의 관점에도 마이너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사회의 현실은 분석한 이 책이 궁금했다. 


 책에서는 계층 상승을 위해서는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학력을 무시할 수 없는 사회이다 보니 남녀 모두 대학원을 졸업했을 때 그나마 계층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4년제 학사과정만 하더라도 치솟는 등록금에 학자금 대출이며 아르바이트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인데 석사에 박사과정까지 마치려면 상당한 비용이 요구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대학빈곤을 겪으며 여전히 어려움을 토로한다. 그렇게 돈과 시간을 들여 졸업장을 땄음에도 불구하고 내 맘에 차는 취직자리 하나 얻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심지어 취업시장에서는 고학력을 반기는 분위기도 아니다. 오히려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더 중시하는 추세다. 더이상 학력도 완전한 계층 상승을 보장해 줄 수 없다. 


 일본 역시 공무원이 각광받는 직업인가보다. 다른 직업에 비해 연소득이 많은 공무원은 결혼도 주택구입도 쉬웠으며 틈틈히 여행도 다니며 삶을 즐긴다. 이런 탓에 공무원은 하류화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겨 점차 공무원이 되길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현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해마다 높아지고 있는 공무원의 경쟁률을 보고 있으면 안정적인 삶을 최우선시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했다. 그러나 우수한 인재들이 그들의 재능을 살리기보다 안정성을 택하고 있는 현실이 과연 옳은 걸까? 결과적으로 인적자원 낭비에 더딘 사회 발전까지 연결되는 악순환에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점차 끼리끼리 어울리고 비슷한 집안끼리 결혼을 통해 관계를 맺다보니 그 격차는 커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심지어 소비 패턴에 있어서도 모든 부분에서 소비를 줄이고 있는 빈곤층에 비해 더이상 살 것이 없어 친구나 가족에서 선물을 즐겨한다는 상류층의 답변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점점 빈곤해져만 가고 있는 암울한 일본 사회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암담한 현실은 과연 일본만의 문제일까? 이것이 곧 우리가 마주하게 될 현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생각이 많아졌다. 희망 없는 미래만큼 가혹한 것은 없다. 피할 수 없는 문제를 맞딱뜨리고 나서야 후회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잘 알기에 적극적으로 원인을 찾고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만이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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