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언제나 바보 늙은이였던 건 아니야
알렉상드르 페라가 지음, 이안 옮김 / 열림원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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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어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나이들어간다는 건 꽤나 슬픈 일 같다.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것도 서러운데 가정에서, 사회에서는 쓸모없는 사람으로 취급하기 일쑤다. 집에서는 자식들 눈치보기에 바쁘고 아프기라도 하는 날에는 덜컥 겁부터 난다고 한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단물은 다 빼먹고 생산성을 운운하며 조기 퇴사를 강요한다. 이를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도 노년층은 소비는 하지 않고 부양의 부담감만 있는 골치아픈 존재인 것이다. 이렇듯 요즘 전 세계적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우려섞인 시선도 적지 않은데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할아버지를 표지에 담은 이 소설만은 꼭 다른 얘기를 할 것 같았다. 단순히 늙어간다는 건 삶을 마무리해야 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 얼마든지 즐거울 수 있으며,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유쾌한 메시지를 던져줄 것 같은 책이었기에 읽고 싶었다.



소설은 "처음부터 내가 의존적인 늙은이였던 것은 아니다."라는 레옹 파네크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소설 속 주인공인 레옹 파네크는 요양원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의 권유에 그렇게 서명을 한다. 고층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던 레옹은 고장난 커피머신의 전기누선으로 불이나 죽을 뻔한 경험을 했다. 그러나 다행이게도 위층 사는 청년이 그의 목숨을 구한 것이다. 그렇게 "프리므베르"라는 요양원 입성기와 함께 책은 그의 과거로 돌아간다. 



 태어날 때 부터 호흡기 문제로 생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끊임없이 병원을 드나들었던 탓에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하루도 편히 쉴 수 없었다. 아들을 살리기 위해 부모들은 꼼짝없이 일을 해야 했던 것이다. 결국 아버지는 나라를 파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일했고 그런 압박감을 견디지 못했던 아버지는 나날이 술에, 폭력에 그렇게 다른 사람이 되어만 갔다. 이런 모습 또한 그에게 영향을 끼쳤으리라. 공부에는 관심도 없고 그저 싸움질을 하며 도둑질을 일삼았던 레옹파네크는 결국 신분을 바꾸어 다른 곳으로 떠나며 도망치는 삶을 산다. 이렇듯 책은 그의 현재와 과거를 교차시키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가 요양원에서 만난 사람들도 하나같이 독특하다. 매력적인 엉덩이를 가지고 있는 레옹 파네크의 담당 간호사 마릴린도 그녀만의 스토리가 있었다. 책을 좋아하는 한편으론 재수없었던 현학쟁이 절친 잭, 온갖것들을 요양원으로 밀수해오며 자신만의 삶을 사는 로제, 레옹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는 카뮈부인, 오지 않는 자식들을 기다리는 라빌부인 등 여러 사람들과 함께 프리므베르에서 또 다른 인생을 맞이한다. 



 프랑스 소설 특유의 유머는 읽는 내내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어쩜 이리 재미있는 표현을 구사했는지 우리 실정에 맞는 번역인지 아니면 전 세계 공통적인 유머코드인지 원서로도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그런 재미와 동시에 생각할거리를 던져주는 책이기도 하다. 책 제목 그대로 현재 노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한 때는 그런 바보같은 늙은이가 아니었다. 그들 또한 자연의 순리대로 태어나고 성장하며 지금의 나이에 이르게 된 것일 뿐이다. "우리 늙은이들은 잉여의 존재들이다. 유감스럽지만 사실이다. 우리는 해체 단계를 넘어선, 세상을 성가시게 하는 존재들이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을 귀찮게 한다." 한탄의 어조로 자신을 바라보기도 하지만 레옹 파네크는 늙는다는건 어쩌면 행복일지도 모른다고도 말한다. 그 모든 것이 결국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되는 시기가 노년기라는 것이다.



 "노인의 기억은 역사책보다 소중하다."란 말도 기억에 남는다. 수많은 경험과 역경, 시련들을 이겨내며 자신만의 삶을 구축해온 그들이기에 그들의 삶 자체가 소중하고도 대단한 것이다. 또한 직설적인 표현과 비꼬기를 일삼는 레옹파네크의 삶을 보여주면서 책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에 독자를 빠뜨리기도 한다. 어떤 나이로 인생을 살던 결국 변하지 않는 것은 '나'라는 존재다. 과거의 내가 모여 현재의 나를 이루듯 그 모든 순간의 모습이 나이기에 쉽게 대답할 수도 없는 질문이다. 과연 나라는 사람은 누구일까. 우리가 평생을 살아가면서 답을 구하는 문제가 아닐까. 나이가 지긋한 주인공들의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나이가 든다는 것, 죽음, 그리고 내 삶 전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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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찐 병아리 날다 - 서툴지만 날갯짓만으로도 충분해
살찐 병아리 지음 / 렛츠북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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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필명, 살찐 병아리. 표지 속 날고 싶은 살찐 병아리가 모든 "우리"를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훨훨 날고 싶으나 가끔 벽에 부딪쳐 추락하기도 하는 그런 병아리 말이다. 삶의 굴곡을 겪으며 정점을 찍을 때도 있지만 나락에 떨어져 힘든 시기를 보낼때도 있기 마련이다. "C'est la vie" 라는 유명 문구처럼 삶은 그런 것이다. 저자도 순탄한 삶을 살아오지만은 않았다. 배신도 당해보고, 사기도 당했지만 꿋꿋하게 오로지 꿈 하나로 버텨온 그녀가 참 대단하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이야기를 가만히 읽고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 받는 기분이 들었다.


 사랑, 인생, 가족, 꿈이란 주제로 저자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이 저자, 생각보다 나와 공통점이 많았다. 대부분 사람들이 큰 차이 없이 비슷한 삶을 살고 있어 그런걸까? 그 중에서도 무늬만 어른이란 표현이 눈에 들어온다. "머리와 마음은 스무 살에 머물러 있는데 시간만 흘러 어느덧 우리 보고 어른이라고 하니 적응을 못 하는 거지." 공감했다. 그리고 어른이라고 완벽하란 법은 없다는 그녀의 말이 혼란스럽기만 하던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어른이라해도 똑같이 아프고, 똑같이 흔들리고, 똑같이 두렵다는 것. 단지 어른이란 타이틀이 주어지는 그 순간 드러내지 않고 견디고 감추며 그렇게 고달픈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무렇지 않게 내 감정을 드러내고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었던 그 때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지금은 그러기엔 이것저것 눈치볼 것도 신경쓸 사람도 많다.


 가족에 대한 얘기도 좋았다. 가족만큼 위로가 되고 나를 무한대 지지해주는 소중한 사람들은 없다. 알면서도 자꾸 엇나가고, 삐걱대는 아이러니한 관계이기도 하다. 그래도 그 모든 걸 참아주며 가족이라는 울타리안에서 이해하고 용서한다. 정말 한 가족으로 만나게 된 사람들과는 보통의 인연은 아닐 것이다. 운명 그 이상의 존재들. 책을 읽으며 다시금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기도 했다. 그리고 어릴 적 오빠를 잃은 그녀의 기억이 나에게도 아프게 다가왔다. 오빠를 향한 <하늘로 보내는 편지>는 할머니를 떠올리며 내가 일기장에 적곤 했던 글들과 비슷했다. 생각만으로도 금세 눈물이 차오르고 잘못한 일만 떠오른다. 미안하단 말과 용서해달라는 말이 주를 이루고, 사랑한다고, 다음 생에서도 꼭 다시 만나자는 말로 끝맺음을 하는데 저자의 편지도 그랬다. 그녀의 아픔이 그대로 전해지는 대목이었다.


 오랜만에 듣는 신화 얘기도 반가웠다. 중학교 시절 신화에 빠져 그녀처럼 팬클럽에 가입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룹이지만 멤버간 우정이 보기좋아 팬심은 현재까지도 여전하다. 힘들었던 시절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로 부터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던 저자는 얼마나 설레고 좋았을까. 나도 모르게 저자의 삶에 몰입해 마음으로 읽은 책이더. 이외에도 그녀의 꿈과 소소한 버킷리스트 등 비슷한 이야기가 많았다. 그리고 생각할 거리도 많이 던져주었다. 이렇게 좋은 내용임에도 유독 편집과 글씨체가 눈에 들어오지 않아 고생을 하기도 한 책이다. 좀 더 편집에 신경썼더라면 좋았을 걸 아쉬운 책이다. 서툴지만 날갯짓만으로도 날개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괜찮다는 위로를 던져주는 따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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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자본 - 로봇 시대 인간의 유일한 자본
이상민 지음 / 서울문화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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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읽은 『세상에 읽지 못할 책은 없다』가 독서 초보자를 위한 책이었다면, 이 책 『독서자본』은 독서 수준을 고려해 새내기부터 고수까지 각 단계별 독서법을 제시한다. 부제가 로봇 시대 인간의 유일한 자본이다. 이 책도 4차 혁명으로 접어드는 현재 독서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시작한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삶을 흡수하게 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독서다. 독서를 하면 지혜와 지식이 쌓이고 시야가 넓어지는 것은 물론, 창의성, 유연성도 기를 수 있다. 심지어 저자는 인생이 꼬일 때 독서로 풀어나가 보라고 조언한다. 나도 언느샌가부터 작은 고민이라도 생기면 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책 속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그런 탓일까? 책을 읽으면 사주가 바뀌기도 한단다. 정말 책을 읽으면 타고난 운명도 바꿀 수 있는 것일까?



 이 책은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장에서는 독서 자본 프로젝트 3000권 읽기에 대해 설명하고, 중반 세 장은 초보, 중수, 고수를 위한 독서법을 소개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가장 궁금했던 속독에 대해 다룬다. 저자는 하루에도 50권 책읽기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책 욕심이 부쩍 늘어난 요즘 어떻게 하면 많은 책을 소화할 수 있을지 배워보고 싶었다. 나는 1,000권 미만을 읽은 초보자 단계이기에 이 단계에 집중하며 읽어나갔는데 대게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었다. 어느 책이든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읽으라는 난독은 이미 내가 하고 있는 방법이었고, 재미있는 책부터 시작하기, 독서리스트 만들 기 등 새로운 아이디어는 없어 아쉬웠다.



 그럼에도 출판 시장을 이해하고 책을 고르라는 조언은 유용했다.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들은 물론 내용도 좋겠지만 마케팅도 단단히 한 몫 했다는 것과 이 또한 사업에 영역에 있기에 사회적 흐름을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 제목만 보고 책을 고르기 보단 어느정도 본문을 읽어보고 책을 선택해야 실패할 확률이 줄어든다. 알면서도 항상 책 표지에 끌려 집어드는 책들이 있다. 특히나 혹 하는 문구들로 유혹하는 자기계발서들이 그렇다. 막상 읽고나면 허무함이 밀려들 때도 있다. 표지만 그럴싸하게 만들어 놓고, 내용은 부실한 허울좋은 책들. 그래서 저자는 판매를 위해 과장해 쓰기도 한다는 머리말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참고해볼만 하다.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하게, 순수하게 책의 내용만을 가지고 나에게 필요한 책인지 아닌지를 가늠해봐야겠다.  


 

 또한 속독에는 왕도가 없음을 깨달았다. 저자가 하루에도 많은 책을 읽어나갈 수 있는 비결은 이미 그만큼 많은 지식이 쌓였기 때문이다. 다른 책들에서 접한 정보이기에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그래서 책 읽는 속도가 빨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이 초보자의 경우 속독에 욕심을 내지 말고 배우는 자세로 꼼꼼하게 읽어나가는 것을 추천했다. 속독은 2,000권 이상을 읽어 어느 정도 데이터가 쌓였을 때, 양질의 책을 선별하려는 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모든 일은 욕심부리지 말고 서서히 차근차근히 해나가야 한다. 독서 또한 마찬가지 일 것이다. 나에게 필요하고 유용한 책들 위주로 한 권, 두 권 읽어나가다 보면 양과 질이 모두 충족되어 활발하게 사고하는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책 또한 독서 관련 책을 꾸준히 접해온 사람들이라면 식상하게 느낄 수도 있다. 『세상에 읽지 못할 책은 없다』와 마찬가지로 독서를 해야하는 이유를 찾고 싶다던지, 동기 부여를 위해 읽는다면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어줄 것이다. 로봇이 우리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인간의 노동력를 대체하는 시대, 독서가 왜 필요한지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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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가 빨라지는 수학력 - 빅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기본 수학 통계·물리 수학
나가노 히로유키 지음, 위정훈 옮김, 오카다 겐스케.홍종선 감수, 기타미 류지 그림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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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 또한 나에게 애증의 과목이었다. 내 관심과 애정만큼 날 사랑해주진 않았던 과목. 이 책 제목을 보니 학창시절 수학 시간이 떠올랐다. 거의 한 해가 마무리 되어 갈 즈음으로 기억한다. 맨 마지막 단원에 자리잡고 있던 확률과 통계다. 당시 수학 선생님 약간의 과장을 더해 그동안 배운 그래프며, 삼각함수며 다 잊어도 좋으니 대신 지금 배울 이 단원, 확률과 통계만은 꼭 기억하라고 했었다. 기말고사도 끝났겠다 풀어진 아이들의 이목을 끌어 집중시킬 의도인 줄만 알았다. 그 때 곧이 듣고 더 열심히 했어야 했다. 


 휴대폰을 통해 공유되는 데이터, 거리의 수많은 CCTV, 사물인터넷까지 데이터가 넘쳐난다. 이를 기반으로 하는 빅데이터 기술이 도래하면서 사업 기회는 더 확대되었다. '하둡'이라고 불리는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빅데이터 관련 시장의 규모는 약 20조원 정도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통계는 더 중요해졌고, 데이터를 다루는 능력 및 통계지식은 필수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아마존 서비스이다. 지금은 우리나라 여러 사이트도 도입해 사용중이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빅테이터를 활용한 아마존의 사례는 엄청난 혁신이었다. 특정 고객의 구매 패턴, 주기, 관심사 등 여러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 새로운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편리하다. 자신이 필요한 상품들의 정보를 자동적으로 받아볼 수 있으니 시간을 들여 굳이 검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의 확대 속에 데이터를 분석하는 통계학과나 데이터 분석가라는 직업이 떠오르고 있다.


 컴퓨터를 통한 업무 증진에 따라 참 배울 것이 많아졌다. 기본적인 컴퓨터 언어들,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코딩, 그리고 통계학적 지식까지. 인문계를 나와 컴퓨터와는 거리가 멀던 나에게는 단번에 배울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직장인들이 통계학 스터디를 꾸려 함께 공부한다는 기사도 접한 적이 있다. 우리 생활 전반에 사용되는 실용적인 지식인 통계. 그 시절 수학 선생님의 말이 백 번 옳았음을 실감했다. 그렇기에 통계가 빨라지는 수학력이라는 이 책이 궁금했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통계를 내는 일에 물론 수학이 빠질 수 없기에, 초보자에게 꼭 필요한 개념들만 소개한다는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것만 같았다. 




 책은 가장 기본이 되는 평균부터 시작해 점차 분산, 편차, 산포도, 이차함수, 수열, 미적분 등 통계 관련 개념들로 확장해 나간다. 여렴풋이 기억에 남아 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부분도 있었고, 아예 처음 접하는 내용들도 있었다. 오랜만에 다시 학생때로 돌아가 공부하는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단순히 문제를 풀어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달달 공식을 외웠던 때와는 달리 실생활과 연관지어 공부하는 수학은 훨씬 더 재미있었다. 그러나 결국 수열과 시그마 부분에 막혀 <수학의 정석>까지 꺼내들었다. 




 통계 초보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꼭 필요한 수학 개념을 일러스트와 예제를 통해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각각의 개념들이 서로 어떻게 연관이 있는지 흐름도를 통해 보여주니 한결 이해하기 수월했다. 분명 책 하나로 완벽하게 끝낼 수 있는 분야는 아니지만 통계의 기본이 되는 수학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 책을 바탕으로 기본을 쌓아, 통계관련 자극증을 취득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시금 수학의 매력을 알게 해준 책. 요즘 시대 필독서로 읽혀져야 할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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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서른다섯, 늦기 전에 버려야 할 것들 - 내일을 바꾸는 8주 마음정리법
나카타니 아키히로 지음, 이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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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닷없어 서른 다섯이란 제목으로 더 늦기 전에 버려야만 할 56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세 사람을 위해 썼다고 한다. 해야할 일 때문에 좋아하는 일을 미루는 사람,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정확히 모르겠는 사람, 죄책감으로 현재 일을 그만두지 못하는 사람. 그 중에서도 특히 삼십대 직장인을 겨냥한 책이다. 이십대처럼 열정만으로 하고 싶은 일을 좇을 나이도, 사십대처럼 커리어에서 안정적인 위치에 있는 나이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어정쩡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기에 삼십대의 선택과 변화는 훨씬 더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삼십대가 아니어도 좋고, 직장인이 아니어도 좋다. 인생의 수많은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책의 큰 제목들은 여느 자기계발서와 다를 바가 없었으나, 막상 책을 펼쳐 읽어보니 그의 조언들은 실로 굉장했다. 한 자 한 자 마음 속 깊이 새길 수 밖에 없는 그런 가르침들로 가득차 있었다. 



 이십대 후반인 현재, 어쩌다 어른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정신적 성숙이 커져만 가는 몸의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버거웠다고 표현하는게 맞을까? 가끔은 이 나이로 살기에 내 생각, 내 행동이 너무 어린 것만 같다. 말 그대로 느닷없이, 얼떨결에 나이를 먹었고, 어른이라 불리는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래서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울 때도 많은데 서른 다섯이라고 크게 다를 건 없는 모양이다. 여전히 아이와 어른 사이에서 방황하는 시기. 이런 고민을 갖고 있기에 훗날 서른 다섯을 맞이할 즈음에는 한 뼘 더 성장한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고 싶어 선택한 책이다.



 그 중에서도 <어린아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기>라는 주제의 첫 번째 파트가 굉장히 궁금했다. 어른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하고, 그렇다고 마냥 어린아이라고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책은 칭찬받고 싶은 마음은 어린아이의 사고방식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즉, 남의 의견, 남의 시선에 신경쓰고 있다는 증거다. 칭찬에 얽매어 있는 한 다른 사람의 평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진정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자기자신에게 엄격한 태도를 취하며, 다른사람의 칭찬이 아닌 단점에 귀기울여야한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잘 모르겠을 경우, 이 질문에 답해보자. "내가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하고 싶은 일인가?" 앞으로는 배움과 일의 경계가 사라져 배움이 곧 학습이자 일이 될 거라고 한다. 생계를 위해 일 하는 방식, 내가 생각했던 일을 재정의 해볼 필요성도 느꼈다. 내가 좋아하고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일임에도 진짜 내 길이 맞는지 끊임없이 의심하게 되는데, 저 질문이 명쾌한 해답을 주지 않을까. 정말로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결국 많은 단점들을 안고서라도 하게 될테니 말이다. 그러니 보수에만 매달릴 것도 아니다. 



 


 저자는 일을 소개팅에 빗대며 큰 깨우침을 주기도 했다. 소개팅의 가장 바람직한 결과는 내가 그리던 이상형을 만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럴 확률은 굉장히 낮다. 열 번의 소개팅 가운데 한 번이라도 이상형을 만날 수 있다면 성공한 셈이다. 나머지 아홉 번은 실패가 아닌 한 번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자 배움의 기회로 삼는 것이다. 소개팅을 할 때의 마음가짐으로 일한다면 틀림없이 발전할 수 있을거라고 조언한다. 일을 선택하는데에 있어 재고 따지는 태도나 눈앞에 이익에 연연하는 마음을 버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하나 버려야 할 것이 있다면 효율만 따지는 태도이다. "비록 돈을 벌지 못해도 배우는 것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때가 있다." 한 가지 일을 완료했다고 해서 경험이 쌓이는 건 아니다. 일을 통한 배움들이 하나 둘 쌓여 나갈때야 비로소 하나의 일을 맡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저자는 영어 공부 또한 마찬가지라고 했다. 처음에는 낯선 문자와 문법에 힘들 수도 있겠지만, 계속 공부해나가면 받아들이는 속도와 양이 늘 수 밖에 없다. 특정 단계를 넘어서면 몇 배로 흡수할 수 있고, 다른 분야와 손쉽게 연결되기도 한다. 그래서 조급한 마음에 효율만 따진다면 쉽게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삶에 도움이 될 빛나는 이야기들이 많다. 서평에 다 담을 수 없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하루에 하나씩 읽고 버리면, 8주 후에는 한결 정리된 상태의 자신을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인생의 명확한 목표와 기준, 방향을 설정하는데 좋은 지침서이다. 취업난에 고생하는 대한민국 이십대, 불안한 미래와 고된 일에 지친 삼, 사십대까지 모두가 한 번쯤 읽어봤으면 한다. 저자의 버림의 미학이 당신을 새로운 삶으로 안내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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