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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집중력 - 하루가 달라지는
나구모 요시노리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할 일은 많고 상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요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관심이 많다.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도 많은데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알차게 시간관리를 하고, 집중력을 높여 해나갈 수 있는지 배우고 싶었다. 특히나 점심을 먹고 난 후 오후가 되면 나른해지는 덕에 집중하기란 더 쉽지 않은데, 목차를 슬쩍 훑어보니 점심을 굶고라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연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한국인의 힘은 밥심이라고 제 때, 영양을 갖춰 챙겨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배워왔는데 집중을 위해서라면 점심쯤은 거를 수 있어야 한다니. 오히려 더 예민해져서 집중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총 일곱 장으로 이루어진 책은 수면, 섭취, 뇌과학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어떻게 하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실 내가 알던 정보와는 많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 놀란 부분도 꽤 있었다. 그 첫 번째가 수면시간에 관한 것이었다. 하루 적어도 5시간 혹은 6시간은 수면해야 한다던지, 아니면 개인마다 필요로하는 수면시간이 다르다는 연구를 접해왔다. 그런데 책에서는 단 3시간 수면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한다. 확실히 밤을 새거나 오랜 기간 깨어있다보면 집중하기가 쉽지 않은데 논렘수면 상태로 3시간만 쉬어줘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 또한 몸의 컨디션이 따라줘야 가능하며 논렘수면 3시간과 렘수면 3시간을 합한 6시간이 건강한 수면 시간이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최상의 컨디션이라고 할지라도 3시간 수면은 부족할 것만 같다.
또한 야행성인 나는 항상 아침잠과 사투를 벌이는데 이를 위해 일요일부터 체내시계를 리셋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같았다. 주중에는 그렇게도 일어나기 힘들어하면서 주말과 같은때는 별다른 스케줄이 없는데도 눈이 번쩍 떠질 때가 있다. 즉, 일요일 아침 무언가 내가 들뜨거나 설레는 이벤트를 준비해 놓고, 완전히 체력을 소모한 후 일찍 잠자리에 든다면 다음 날 가뿐히 일찍 일어날 수 있다는 논리이다. 이외에도 밀린잠을 몰아자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사실 낮잠도 건강에는 좋지 않다고 한다. 몇몇 회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업무 증진을 위해 점심시간 후 낮잠 및 휴식시간을 갖는다고 하는데, 체내시계가 망가져 집중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독이다.
두 번째는 식사관련 내용이다. 읽기 전 목차를 봤을 때 부터 점심식사를 거르고 일하는 게 어떻게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했다. 많은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난 후에는 졸음을 느끼는데 이 같은 경우 거르는 것이 집중에 훨씬 더 좋다는 것이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더라도 바로 밥을 먹지 말라는 제목 또한 신기하기만 했다. 제 때, 많은 영양을 섭취해야 건강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한다. 공복도 아닌데 정도에 지나친 식사를 할 경우, 살이 찌고, 노화를 촉진하며, 수명을 짧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럼 대체 언제 식사를 해야하는 것일까?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때이다. 그러나 이 때도 바로 밥을 먹지 말고 꼬르륵 소리가 세 번 쯤 날 경우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공복을 경험할 때야 말로 진정한 에너지가 나온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전반적으로 참신한 생각들을 읽고 있어서 흥미로웠으나, 주장에 대한 근거가 미흡해 아쉬웠던 책이다. 뒷 부분으로 갈수록 일상생활 전반에서 어떻게 하면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얘기하고 있는데 '눈앞의 일에 집중한다.'와 같은 뻔한 내용도 아쉬웠던 부분 중 하나이다. 이런 종류의 책은 조금 더 타당한 근거와 실질적인 사례를 가지고 전달해야 와닿는데, 저자의 생각과 경험위주로 서술되어 있어 계속 반신반의하며 읽었던 것 같다. 책 장을 덮었을 때도, '이렇게 해봐야겠다.'가 아닌 '과연 이렇게 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몇몇 시도해볼 법한 아이디어들도 있었지만, 집중력을 지속하는 60가지 습관이라는 타이틀의 책으로는 부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