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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 프로젝트 - 우리 둘만 가고 싶은, 유럽 소도시 BEST 30
고서령.더바이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5월
평점 :
유럽이라하면 어디든지 좋은 나에게 허니문 프로젝트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유럽의 소도시라니 이 책은 꼭 봐야만 했다. 프랑스, 스위스, 독일, 체코 등은 물론 아이슬란드, 슬로베니아까지 유럽의 매력에 제대로 빠진 나는 세계일주가 무리라면 유럽 대륙만이라도 이곳저곳 다니고 싶어졌다. 게다가 한적하게 즐길 수 있는 소도시다. 남들 다가는 대도시가 아닌, 아기자기한 그 특유의 매력을 지닌 작은 도시들. 유럽여행을 하면서 신혼여행으로 가보고 싶은 장소가 두 곳 있었다. 서로 마주본 큰 바위들과 해안가가 잘 어우러졌던 에트르타와 남프랑스의 예술가 마을 생폴드방스다. 내가 듣기론 에트르타는 프랑스 신혼부부들이 선호하는 신혼여행지 1위라고 한다. 그림을 직접 그리거나 엽서로 제작해 파는 예술적인 생폴드방스도 잊을 수 없었다. 특히나 분수를 내려다보며 먹었던 점심을 잊을 수 없다. 감자칩이 이렇게나 맛있을 수 있냐며 감탄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책에는 내가 가보지 못한 나라들의 소도시들도 많지만, 프랑스 지역에 있어서 저자의 취향과 나의 취향이 거의 일치한다. 이로 미루어보아 나머지 나라들의 추천도시도 꼭 맞을 것 가아 읽고 싶던 책이다. 가만히 읽고 있으니 현재 결혼 할 짝이 없는데도 설렜다. 짝이 없다는 슬픔보다 나도 언젠가 누군가와 꼭 가봐야겠다는 상상으로 들떴다. 조금 과장해 말하자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사막도 지옥도 모두 천국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적어도 나는 그렇기에 혼자 머릿속으로 하나하나 루트를 짜며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마치 실제 여행계획을 짜는 것 처럼 동선을 고려해 여행지를 넣고 빼는 과정을 얼마나 반복했는지 모르겠다. 이런 신혼여행 계획이라면 하루종일, 아니 한 달 내내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저마다의 매력을 고이 간직한 여러 소도시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내 눈길을 끌었던 것은 노르웨이다. 복지천국이라는 타이틀과 피오르드가 가장먼저 떠오르는 노르웨이는 함께 같은 길을 걷겠다는 다짐 그리고 서약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곳 같았다. 결혼은 현실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험난한 삶이나 헤어짐을 생각하고 결혼하는 사람은 없지만 생각보다 결혼은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래서 가끔은 결혼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마냥 달콤하기만 하면 좋으련만 오랫동안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의 결합이기에 마찰은 생길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세 개의 트레킹 코스를 소개했다. 보는 것만으로 아찔하지만 그만큼 짜릿해보인다. 왕복 5시간 혹은 그 두배의 시간이 걸리는 코스도 있지만, 이 루트를 함께 걸어나가며 정복한다면 이 때의 힘들지만 아름다운 기억으로 결혼 생활을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의미에서 노르웨이의 3대 하이킹 코스를 꼭 접수하리라 마음먹기도 했다. 이런 곳에서 청혼을 받아도 평생의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 읽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한 책, 미래의 남편과 꼭 방문할 수 있기를 바라며 책을 덮었다. 뻔한 관광지인 파리나 로마, 런던이 아닌 새로운 곳을 느껴보고 싶은 신혼부부들 혹은 리마인드 웨딩을 한 부부들에게도 좋은 책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