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 베이비 미루 - 정착지 찾아 떠난 미루네 가족 여행이야기
최승연 글.사진 / 피그마리온(Pygmalion)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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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유목민처럼 떠돌며 사는 삶을 어떨까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다. 호기롭게 한 번 사는 인생, 어디서든 못살겠어라며 떠돌아볼까 싶다가도 항상 발목을 잡는 무언가가 생겨 그렇게 실행을 하지 못했던 일이다. 잠깐 잠깐 여행을 다니는 것이 아닌 진정한 노마드로, 이 나라에서 몇 달, 혹은 저 나라에서 몇 달 살아보겠다는 내 꿈을 한 참 어린 아장아장 걷는 미루가 이뤄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적잖게 놀랐다. 부부가 해외 생활을 했더라도 아이를 생각해서 한 곳에 정착을 하려는 마음도 있었을텐데, 오히려 반대로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할 생각을 하다니 대단하게만 느껴진다.



 얼마전 읽었던 세인트 존슨 대학교에 입학해 100권의 고전을 읽었던 저자가 떠올랐다. 저자인 조한별씨의 어린시절도 순탄하지 않았다. 다른 부모님들과는 조금 다른 교육관념을 갖고 있던 부모님 덕에 초등학교, 중학교를 오랜기간 빼먹은 채 여행하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부럽기만 했다. 어떤 부모가 그렇게 현재를 중요시하며 아이의 교육을 뒤로 미룰 수 있을까? 물론 어느 한 쪽의 방법이 옳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저자의 부모 나름의 확고한 교육철학이 크게 작용했으리라 본다.



 그래도 미루는 한 참 어린 아이이다. 이런 선택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으나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이기에 더 쉬운 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베를린, 베네룩스, 프랑스 등을 여행하며 다시 독일로 오기까지. 이 아가는 자기가 이렇게도 많은 나라들을 경험하며 돌아다녔다는 것을 기억이나 할까? 각각 가족이 정착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와 배경도 흥미롭지만 이 책의 매력은 귀여운 주인공 미루에게 있다. 아프기도 하고, 한 살이 괴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마냥 아이처럼 쿨쿨 낮잠을 자기도 한다. 나도 모르게 미루의 모습에 무장해제 된 채 읽었던 책이다. 걷지도 못하던 신생아 시절부터 조금씩 커가면서 자신의 두 발로 일어나고 걸어다니는 모습까지 해맑기만 하다. 미루를 데리고 하는 이 여행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부부. 여행의 목적이 참 예뻤다. 이웃과 함께 소통하며 소박하게 사는 삶. 그들의 꿈은 소박할지언정 타인과 다음 세대를 배려한다는 생각만은 그 무엇보다 크게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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