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풍선이 남작 - 에리히 캐스트너가 다시 쓴 옛이야기
에리히 캐스트너 지음, 발터 트리어 그림, 문성원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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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캐스트너의 동화를 오랫만에 읽었다
그의 모든 작품에 있는 트레이드 마크, 머리말을 보면서 .. 이번에도 역시~^^ 이래서 내가 캐스트너 아저씨를 좋아한다니까~! 다시 한번 인정!^^
유쾌한 삼촌이 말썽꾸러기 조카와 친구들을 모아놓고 재밌는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듯한 머리말이 역시나 정겹다~
믿기 힘든 황당한 이야기들과는 별개로 허풍선이 남작 뮌히하우젠은 200여년전 실제 있었던 인물이라고 하던데, 놀라운 입담을 자랑하는 남작의 모험담을 읽다보니 와, 정말 이런 지인 한 명 있다면 참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는 남작이 러시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겪은 각종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다
허풍이 굉장히 심해 과연 어디까지가 사실인 걸까? 의문이지만~^^
러시아로 여행중에 눈이 너무 너무 많이 쌓여 아무것도 안보인 상태에서 뾰족한 나뭇가지에 말을 매어놓고 잠들었다 일어났더니 말이 높은 교회 첨탑끝에 매달려 버둥대고 있었더라는 이야기부터 
술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절대로 안취하는 한 장군은 알고 봤더니 알코올 증기가 머리꼭대기까지 가득차면 모자와 함께 인공머리관 뚜껑을 들어올려 (전쟁때 머리관이 나갔다고 함..) 그 증기를 뭉게구름처럼 공중에 흘려보내더라는 이야기,
총알이 마침 떨어져 버찌씨를 장전해서 사슴뿔 사이를 맞췄더니 몇년 후 사슴 뿔사이에 커다랗고 멋진 벚나무가 자라고 있었다는 이야기,
전쟁중 적진을 살피기위해 날으는 대포위에 앉아 날아가다가 갑자기 겁이 나서 반대편에서 날아오던 적의 대포알로 옮겨타서 무사히 아군진영으로 올 수 있었다는 이야기 등등..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가 넘치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거기다 콤비 발터 트리어의 익살맞은 그림이 매페이지마다 함께 해서 보는 즐거움을 배로 더해준다
세권의 내용분량이 한 권에 합쳐진 반양장 큰책도 있던데, 실속파라면 그 책들이 좋겠고 나처럼 에리히 캐스트너의 팬이거나 소장할 예쁜 책을 좋아한다면 이 양장시리즈가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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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별이 참 좋아 (양장) 비룡소 아기 그림책 33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지음, 박해남 그림, 최재숙 옮김 / 비룡소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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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만 보고도 신뢰가 가서 망설임없이 책을 고르는 경우가 있는데,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여사도 나에겐 그런 작가다
<아기토끼의 시끄러운 하루>나 <엄마, 난 도망갈거야> <잘자요 달님> 같은 책들은 유명하기도 하거니와 우리 두 딸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이야기라서 이 작가분은 우리집에선 진작에 인기스타다
이 책은 요즘 학교 도서관에서 책빌리기에 맛들린 큰딸아이가 빌려와서 보게 되었는데, 비룡소 아기 그림책이 왜 초등학교에 있는진 모르겠지만^^;; 덕분에 둘째 아이가 아주 재밌게 잘 보고 있다
보니까 리듬감이 느껴지는 서정적인 시같은 글에 알록 달록 화사하고 볼거리가 많은 그림책이라서 아기뿐 아니라 좀 더 큰 아이들, 어른들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작가 이름은 못보고 빌려 왔다는데, 딸아이가 언뜻 보기에도 예쁜 그림이 맘에 들었었나보다^^
그림은 박해남이라는 분이신데, 오려붙인 듯한 기법에, 알록달록 시각을 자극하는 예쁜 색감과 숨은 그림찾기를 할 정도로 구석구석 세심하게 그려진 그림들이 참 맘에 든다
노란 새가 좋아하는 겨자씨, 무씨, 옥수수씨, 꽃씨, 요런 씨앗, 조런 씨앗.... 
멍멍이가 좋아하는 은 물고기, 금 물고기, 까만 물고기,아기 물고기, 귀염둥이 물고기, 요런 물고기, 조런 물고기....
고양이가 좋아하는 기뻐하는 사람, 슬퍼하는 사람, 느릿느릿 느린 사람, 불같이 화난 사람....
다양한 ’좋아하는 것’에 대해 리듬감있게 적힌 구절들을 하나씩 읊어보며 아이들와 함께 해당그림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과정이 즐거웠다
마지막엔 노란 새와 멍멍이와 고양이가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것이 나오는데,
그것이 바로 바로~~  별!
모두 함께 지붕위에 올라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며  "난 별이 참 좋아" 서로 이야기하는 듯한 모습들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동물을 한창 좋아하는 둘째아이가 몇번이고 계속 읽어달라며 특히 좋아라한다
아무래도 이 책은 한 권 사서 아이에게 자주 보여줘야할 듯 하다^^

노란 별, 초록 별,
붉은 별, 푸른 별,
난 별이 참 좋아.

저 멀리 보이는 별,
고요히 떠 있는 별,
반짝반짝 빛나는 별,
환하게 밝은 별,
난 별이 참 좋아.

깜깜한 밤하늘에
쏜살같이 흐르는 별,
네 눈동자에다
반짝여 주는 별.

난 별이 참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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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노트 에버그린북스 17
로제 마르탱 뒤 가르 지음, 이휘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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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성장소설 테마에서 처음 알게 되어 관심을 갖게 된 책이다
1973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티보가 사람들> 8부작 중 1부작에 해당되는 글인데, 1부작의 소제목 회색노트가 그대로 하나의 소설이 되었다
8분의 1 분량이라 아무래도 마무리가 개운치 않을까봐 좀 망설였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회색노트만으로 하나의 완전한 소설이 된다
정말 매력적인 작품이라 뒤이어 다음부작도 꼭 읽어볼 생각이다
회색노트는 자크 티보와 다니엘 퐁타냉의 격동적인 14살 청춘의 이야기다
(프랑스 나이니까 우리 나이로는 16살 가량 되는 것 같다)
전형적인 프랑스 부르주아 집안에서 부유하게 자라났지만 엄격하고 냉정한 집안 분위기에 억눌려 반항적이고 다혈질 기질이 다분한 자크와
자유로운 분위기의 프로테스탄트 집안에서 어머니의 애정을 받으며 자라났지만 항상 집을 비우는  아버지의 빈자리로 인해 뭔지모를  부족함을 느끼는  다니엘
집안 분위기며 종교, 성격, 생김새, 학교, 성적 등..   
하나에서 열까지 너무 다른 두 소년은 서로 다른 점을 동경하고 그에 끌리면서 둘도 없는 친구사이가 되고 회색노트에  비밀편지를 써서 교환하며 우정을 쌓아간다
하지만 노트가 자크 학교의 비노신부에게 발각되면서 일이 걷잡을 수 없어지고..
두 소년은 결국 자유롭게 숨쉬기 위해 자크의 주도하에 가출을 감행하게 된다
지금보다 미성년에게 훨씬 경직되어 있는 사회에 뛰어듦으로서 두 소년이 느끼게 되는 불안감, 후회, 그 외 생소한 감정들. 그렇지만 왠지모를 묘한 자부심..
그렇게 감정을 공유하며 두 소년은 짧지 않은 성장의 여정을 함께 한다
하지만 불완전한 그들의 짧은 여행은 곧 끝이 나고, 자크앞엔 예측하기 힘든 회색빛 미래가 다가오는 듯하다 
급히 다니엘에게 쓴 작별편지로 끝맺음을 하고 있는데.. 
과연 두 소년의 앞으로의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 
고전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정열적이고 아름다운 편지와 섬세한 심리묘사가 정말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 좋았던 본문 구절들 *
 
성실할 것!  모든 일에 성실하고 항상 성실할 것!
 아아
이런 생각은 얼마나 가혹하게 나를 쫓아다니는 것일까
나 자신의 안에서 가짜를 발견하는 듯 하면
나는 구역질이 치밀어 오르곤 했었다

  **

고민하고 사랑하고 희망하기 위하여
이 세상에 태어난 나는 희망하고 사랑하고 그리고 고민한다
나의 일생은 이 두 줄에 들어있다

나에게 살아가는 힘을 주는 것은 사랑
그리고 내가 가진 사랑은 하나
그것은 너.

**

어릴 때부터 나는 나의 마음 속에 끓고 있는 것을
나를 이해해주는 누군가의 마음에 쏟아넣을 수 있기를 바랬었어
나는 가공의 인물에게 수많은 편지를 썼었지
그런데 갑자기 하느님은
이 상상의 존재에게 육신을 주었어

그게 바로 너였어

어떻게 사랑이 시작되었는지는 모르겠어
매듭을 하나씩 더듬어 보아도 빠져나갈 수 없는 미궁에서 헤메일 뿐
그 시초를 찾을 수가 없어.

이 사랑처럼 숭고한 것을 생각할 수 있을까
사랑은 우리 두 존재를 따뜻하게 빛나게 하는 태양이야
이런 것은 도저히 글로는 표현할 수 없어
그만 쓸테야.

**

아듀!  벗이여, 아듀!
죽음 문앞에서 내가 마지막을 생각할 사람은 나의 벗, 너일 것이다
아듀!

                                
                                                         - 자크가 다니엘에게 쓴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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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웅진 세계그림책 16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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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유명한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우리 엄마>다
인기한창이던 때가 조금 지난 듯도 싶지만 막상 다시 읽어보니 역쉬~ 이 동화는 엄마들과 아이들에게 영원한 고전으로 남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화사한 꽃무늬 옷을 입은 엄마의 무한 변신과 아이의 천진난만한 눈으로 본 엄마에 대한 애정어린 소갯말들에 슬며시 웃음짓게 된다
아이에게 우리 엄마는...
못만드는 게 없는 굉장한 요리사에, 놀라운 재주꾼이고
예쁘게 화장하는 훌륭한 화가이며, 무거운 물건들을 한 번에 많이 들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여자란다
그리고 정말 감탄하는 듯 "정말 멋진 우리 엄마"라는 말이 아래에 붙는다
일류 호텔 주방장의 호화로운 요리는 아니더라도 어렸을 때 먹던 엄마의 손맛음식이 커서도 최고로 기억되는 걸 보면 정말 엄마는 굉장한 요리사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화장하면서 예쁘고 화사해지는 엄마를 보며 아이들은 그 놀라운 변신에 정말 훌륭한 화가라며 감탄하는 게 아닐까..^^
남들에겐 억척스럽고 안예쁘게 보이는 장 본 보따리 가득 든 엄마의 모습이 아이들에겐 슈퍼우먼처럼 비춰진다니 엄마라는 자리는 정말이지 얼마나 행복한 건지 모르겠다~^^
엄마는 내가 슬플때면 나를 기쁘게 할 수 있는 착한 요정도 되고 천사처럼 노래할 수도 있고 사자처럼 으르릉 소리 칠 수도 있다며 꽃무늬 옷을 입고 포효하는 사자얼굴 그림밑에 또 한번 "정말 정말 멋진 우리 엄마" 라는 글이 나올땐 빵~!! 정말 큰 웃음이 터졌다 ㅎㅎ
같이 보던 우리 딸아이가 으르릉 사자에 격하게 공감을 해서 살짜쿵 삐치기도 했지만~^^
때로는 꽃무늬 리본을 목에 매단 부드럽고 귀여운 고양이가 되기도 하고
뾰족한 코에 앙증맞은 작은 꽃리본을 매단 튼튼한 코뿔소로 표현되기도 하는 엄마.
아이러니하게도 꼭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 비유밑에만 "정말 정말 정말 멋진 엄마" 라는 말이 따라붙지만 이상하게도 이것이 보는 엄마 마음을 더 흐뭇하게 만드는 것 같다^^
엄마는 어쩌면 무용가가 될 수도 있었고 우주 비행사나 멋진 영화배우 또는, 멋쟁이 사장님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결국에는 "우리 엄마"가 되었다는 말엔 아이표 천진한 감사의 마음이 느껴져서..  에고..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져버렸다
엄마로서 힘들었던 그동안의 과정들에 크나큰 위로와 보상을 받는 기분이랄까.. 
얘들아 !
이제는 으르렁 대는 사자엄마보단 너희들을 자주 웃게 해주는 천사엄마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도록 할께~ 

엄마가 언제까지나 영원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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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가져온 깃털 - 그림 형제 옛이야기 베틀북 그림책 75
그림 형제 원작, 안느 롱비 그림, 이정민 옮김 / 베틀북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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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형제 옛이야기는 모두 서양권일거라 생각했는데 (그림형제가 독일사람이니까~) 이 이야기는 특이하게도 동양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같다
터키쪽 같기도 하고 중국쪽 같기도 하고...
참고할 만한 부연설명도 없고 내용에서도 힌트를 찾을 길이 없어 그 점 좀 아쉽지만 그림풍은 확실히 동양풍이다
옛날 어느 나라에 아들 셋을 둔 왕이 살았는데, 어느날 왕궁 꼭대기 망루에 오르는 것이 몹시 힘겹게 여겨지는 것을 계기로 왕은 아들 셋중 누구에게 왕위를 물려줘야하나 고민하기 시작한다
밤새 고민하다 아침이 오고 우연히 침실 바닥에 떨어진 새의 깃털 세개를 보고 묘안을 떠올리는데..
왕자들의 운명을 시험해보고 그에 순응하려는 뜻이었을까..?
세 깃털을 하나씩 불어 왕자들에게 각자 방향을 제시해주고 가서 가장 훌륭한 양탄자를 가져오라 명한다
최고의 양탄자를 가져온 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며..
옛이야기에는 황당해보이는 설정들이 간혹 등장하는데, 특이한 것은 그것이 이상하기보단 왠지모르게 신비스러워 보이고 깊은 뜻이 있어뵌다는 점이다
평소 어리숙하고 착하기만 한 막내동생을 얕잡아 보던 두 형들은 성의없이 대충 편안하게 과제를 해결하려다가 낭패를 보게 되고
매사에 성실한 막내왕자는 운좋게(원래 마음씨 착한 주인공에겐 천운이 따라주는 법이니까~^^) 땅속나라 개구리 대왕의 도움을 받아 최고로 훌륭한 양탄자를 구해와 왕위를 얻기에 이른다는~ 
하지만 계속되는 형들의 시샘과 불평으로 몇번 더 미션이 주어지는데, 결과는 항상 처음과 같이 막내왕자의 승~!
결국 왕위를 물려받고 아름다운 왕비를 맞이하여 막내왕자는 행복하게 오래 잘 살았단다
그림을 맡은 안느 롱비는 프랑스 사람이던데, 서양인의 눈에 비치는 동양의 모습은 이런 건가..  싶은게 그림이 참 독특하고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손오공과 여의봉을 연상시키는 그림과 괴이하게 생긴 개구리들, 거위탈을 쓴 농가의 처녀들, 침실안에 있는 연못에 비친 운치있는 정경 등등.. 
내용도 특이했지만 무엇보다 그림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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