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나무의 여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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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보다는 여운이 덜했지만 나름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녹나무의 파수꾼을 잇는 이야기인 녹나무의 여신은 전편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레이토가 그대로 등장한다. 전편에서는 레이토가 녹나무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그려지며 잔잔한 감동을 줬었기에 이번 작품은 어떤 감동으로 다가올지 읽기전부터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됐다.

녹나무의 파수꾼인 레이토는 좀처럼 설명할 수 없는 녹나무의 신비함으로 인간의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그러던 어느날 신사에 시집을 팔아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고 그 시집이 매개가 되어 알게 된 인물을 통해 이후 일어나는 사건의 정황을 눈치채게 된다. 물론 녹나무의 힘을 빌어서....

경지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레이토의 이모 치후네와 뇌종양 수술을 받고 자신의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예감하는 모토야, 잘사는 집 아들이었지만 가세가 기울어 부랑아처럼 살아가는 고사쿠, 집안 형편이 좋지 못해 월향신사까지 찾아와 시집을 팔아달라는 유키나, 녹나무 파수꾼이 되기전까지 자신이 그런 직업을 가지리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레이토, 이들의 이야기는 한 사건을 통해 얽히며 따뜻한 인간애를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너무 뻔한 내용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을 수 있겠으나 반대로 생각하면 모든 것이 빠르고 건조해지는 일상에서 이런 잔잔한 따뜻함이야말로 각박한 세상에서 좀처럼 느낄 수 없는 온기를 느끼게해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모두가 이렇게 고난스럽게 살아가고 있으니 비관하지 말고 어떻게든 힘을 내서 살아보자는 이야기로 다가왔다. 그렇게 장대하게 느낄만큼 내가 요즘 힘든건가?란 생각도 함께 들면서 그래서 더욱 격한 위안을 받으며 읽을 수 있었던게 아니었을까 자문해본다. 결국 나뿐만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느낄 고단함을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문장으로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작품이라 일상에, 모든것에 지친 사람들에게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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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토끼의 게임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김윤수 옮김 / 시공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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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인 도모키와 고스모, 평범하지만 모자랄 것 없이 자란 도모키와는 달리 늘 아버지로부터 폭력에 시달려온 고스모는 반항적인 데다 친구들에게 위협적이기까지 해서 도모키 외에는 친구가 없다. 아버지로부터 폭력에 시달리던 엄마마저 집을 나가면서 동생 가이아와 단둘이 남게 된 고스모는 따뜻한 부모의 정은커녕 제대로 된 밥 한 끼, 반듯한 옷 한 벌 입지 못하는 아이이다.

도모키 곁에 늘 붙어 있는 고스모 때문에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점이 도모키로서도 불만이지만 언젠가 고스모의 집에 놀러 갔다가 본 충격적인 장면 때문에 도모키는 고스모에게 매정하게 할 수 없다. 뭔가를 먹거나 놀러 가도 늘 도모키의 용돈에서 해결하고 가방이나 게임기 같은 것도 고스모에게 넘겨주는 도모키는 싫은 감정과 안쓰러운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고단한 생활을 이어나간다.

그렇게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매일 볼 수밖에 없었던 고스모와 떨어져 편안한 생활을 하던 도모키에게 고스모는 자신이 먼저 아버지를 죽이지 않으면 죽음을 당할 거라며 아버지 살해 계획에 도와달라고 이야기하고 어찌어찌하여 세운 허술한 계획을 실행하러 고스모에 집에 들른 도모키와 고스모는 고스모의 동생 가이아의 싸늘한 시체를 묻기 위해 집 마당을 파고 있는 아빠와 마주치게 된다.

가이아가 죽은 것을 보고 달아난 도모키와 고스모, 그 둘을 잡아 입막음하려는 고스모의 아버지 시게오는 자신이 순경이라는 직업을 이용해 도모키의 집을 방문해 은근슬쩍 행방을 떠보고 가이아의 죽음까지 도모키에게 떠넘겨 귀찮은 일을 마무리 지으려 하는데...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순경이라는 직업이 무색하게 집안에서는 가정폭력과 아동학대를 일삼는 폭군이며 아이들이 실종됐다며 담임을 찾아가 몹쓸 짓을 저지르는 등 제목의 늑대라는 표현이 너무 관대한 것은 아닌가란 생각이 드는 인물이다.

그렇게 시게오의 추격을 받으며 고스모는 고이 간직했던 엄마가 보낸 엽서의 주소를 찾아 도모키와 도쿄로 향하지만 그 둘을 맞이한 건 낯선 인물이며 번잡한 번화가를 돈도 없는 어린아이들이 악마 같은 인간으로부터 쫓기는 상황은 불쾌한 감정이 내내 달라붙어 있는 와중에도 가슴 졸이며 읽게 된다.

이쯤 되면 엄마가 살아 있기나 한 건가? 란 생각과 어차피 결말이 뻔한 내용은 아닐까 싶은 마음에 갈등과 고민을 거듭하게 되는데 늑대와 토끼의 이 게임은 과연 어떤 결말을 가져다줄지 궁금하다면 책을 펼쳐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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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다 리스트 - 술과 공간 그리고 오사카,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
마츠다 아키히로 지음 / 용감한까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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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4를 접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작년에 오사카 여행을 계획하며 평소 유튜브를 즐겨보는 남편이 오사카에 사는 마부장님 영상이 재미있더라며 오사카에 가면 마부장님이 찾았던 곳에 가서 먹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로 544를 접하게 되었고 그렇게 보기 시작한 영상이 재밌어서 푹 빠져들어 보게 되었었다.

하루 종일 회사에 묶여 있다 해방된 퇴근 시간, 몸은 피곤하지만 배도 고프고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쉬운 직장인의 하루 마무리로 향한 선술집, 혼자 왔지만 어느새 옆 테이블에서 나누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귀 기울이게 되고 슬며시 웃음 짓게 되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묘한 경험이 기다리는 선술집에 대한 환상은 544 영상을 보며 왠지 더욱 간절하게 다가와졌던 것 같다. 아무래도 고된 하루를 버텨내야 하는 직장인이기에 공감되고 통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에 더해 마부장님은 술을 참 맛깔나게 마신다. 잘생긴 배우의 뺨을 후려칠 정도의 CF와는 견줄 수 없을 만큼 맛깔나게 마시는 장면에 한밤중에 남편을 시켜 맥주를 사 오라고 시킨 적도 여러 번이었다. 재미있지만 그만큼 위험도? 가 높은 프로였지만 오사사를 보고 있노라면 나의 하루 피곤함도 싹 씻기는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들었는데 <마츠다 리스트>는 방송으로 본 느낌과는 또 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오사사 방송을 평소 즐겨봤던 사람이라면 마부장님의 술 마신 후 미간의 잡히는 주름을 참 인상 깊게 보지 않았을까 싶은데 딱 그 표정이 표지에 절묘하게 실려 있고 술만 맛깔나게 마시는 줄 알았더니 글 또한 맛깔나게 쓰셔서 책을 읽다 보면 여러모로 놀라게 된다. 방송만큼이나 책도 재미있었어 또 한 번 놀라기도 했다.

<마츠다 리스트>는 오사카에 사는 마부장이 애정 하는 가성비 가게가 실려 있다. 그렇다고 여행 책자처럼 휴일은 언제고 개점과 폐점 시간은 언제며 메뉴판 또한 공개되지 않는다. 그저 마부장님의 혀끝 감각에 춤추는 언어유희와 짤막하게 함께 한 사람과의 대화가 실려 있을 뿐이다. 그래서 더 정겹고 친근하며 푸근하다. 고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한잔 술에 훌훌 털어버리고 내일도 기운차게 살아보자며 다짐하는 이야기 같아 덩달아 파이팅 하게 되는 <마츠다 리스트>, 오사카 여행을 계획하며 보기 시작했지만 마부장님이 소개해 준 식당을 한 군데도 가보지 못했다. 가을 시즌이라 관광객이 너무 많았던 탓도 있었기에 유독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여행이어서 오사카에 다시 한번 가보자며 아쉬움을 달랬었는데 그런 아쉬움이 이 책을 펼치게 된 원동력이 되었던 것도 같다. 오늘 하루도 어깨 위에 내려앉은 피곤함을 풀지 못해 허덕이는 직장인들에게 시원한 맥주와 함께 위로가 되어줄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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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끝내는 해커스 일본어 문법 - 기초 문법부터 회화·JLPT까지 한 권으로 끝ㅣ문법 핵심 요약 노트ㅣJLPT N5-N3 기출 문형 자료ㅣ일본어 문법/어휘 무료 동영상강의ㅣ교재 MP3
해커스 일본어연구소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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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놓고 있었던 일본어를 다시 시작하면서 제일 고민스러웠던 것은 역시나 교재를 선택하는 일이었고 서점을 여러 차례 방문했음에도 이렇다 할 교재를 찾지 못해 꽤 오랫동안 시작을 못하고 있었더랬다. 일단 1년에 두 번 치르는 JLPT 날짜가 다가오니 등록은 하였으나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쉽게 피로해지는 탓에 기초 다지기조차 벼락치기로 다가온 이때 <쉽게 끝내는 해커스 일본어 문법>을 만나게 되었다.

아무래도 기존에 일본어를 공부했었기에 문법책이나 사전 등을 아직도 가지고 있지만 이미 이십 년이나 지난 교재들이라 최근 출간되는 문법이나 문제집들이 궁금했었고 해커스 하면 영어 강자라는 인식이 있었기에 솔직히 일본어 문법책엔 큰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문법책을 펼치자마자 기대 이상의 내용이라 언제 다하지란 걱정을 날려버릴 만큼 빠져들게 되었다.

문법 30일, 20일 플랜표가 있어 수험생의 시험 조절을 도와주고 있고 품사나 문장 성분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헷갈릴 때마다 잠깐씩 짚고 넘어가기 좋게 되어 있다. 사실 이 부분부터 타 출판사에서 보지 못했던 세심함이 돋보여서 해커스 출판사를 다시 보게 됐던 것 같다.

명사나 형용사의 현재형, 과거형, 현재 부정, 과거 부정, 의문형 등이 등장하는데 소개되는 내용만 보면 별거 아니라서 쉽게 넘어갈 수 있는데 문제를 풀 때 꽤나 혼동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타 출판사보다 큼지막한 포인트로 도식화하여 한눈에 보기 편하고 같은 예문들이 문법에 맞게 정리되어 있어 헷갈리지 않고 짚고 넘어갈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렇게 이해를 했다면 하단에 지금 배운 문법을 바로 적용할 수 있게 '바로 체크'란이 등장하는데 문법들을 이론상 짚고 넘어가서 챕터가 끝날 때 한꺼번에 문제를 푸는 형식보다는 바로바로 손으로 적으며 되새김할 수 있으니 더 오래 기억에 남아 공부 효과를 더 높여주고 있다.

20년 넘게 가지고 있었던 일본어 문법책이 있어 해커스 일본어 문법과 비교해 보았는데 기존 일본어 문법책은 다양한 문장을 소개하며 단어들이 많이 등장해서 초보자가 일일이 따라가기에 버거운 면이 있었으나 해커스 일본어 문법은 초보 문법에 맞게 한문이나 단어 등장 자체가 어려운 게 없어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공부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예전에는 많은 한자와 단어 등장이 곧 좋은 교재라는 인식이 있었기에 야심 차게 골랐지만 그것 때문에 도중에 포기하게 되는 일이 많았는데 이렇게 한눈에 보기 편하게 정리되어 있으니 오랜만에 공부하는 맛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색상이 들어간 교재를 선호하지 않는데 두세 가지 색으로만 연하게 포인트를 줘 핵심이 표현되어 있어 눈의 피로도도 낮고 헷갈리는 문법들을 찾을 때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일본어 시험을 앞두고 교재와 온라인 강의를 엄청 고민했었고 맛보기용 강의 등을 보고 수강을 했다가 서버 등의 문제로 환불을 받는 등 나름 고생을 했었는데 해커스 교재를 미리 만났더라면 고민하느라 쓸데없이 시간 낭비하지 않고 결정했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크다. 모쪼록 일본어 공부를 앞둔 수험생이라면 해커스 문법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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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경제공부 - 내 재테크에 바로 적용하는
문지웅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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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공부는 나이를 먹어도 게을리하면 안 되는데 먹고사는 게 바빠 오랫동안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 같다. 뉴스를 보면서 대충 요즘 경제가 이렇구나라고 흘려듣다 보니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것 같아 이 책을 펼쳐들었다. 수많은 경제 관련 책들 중 이해하기 편하고 제목에서부터 최소한이라고 단정을 짓고 있으니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기본이 되는 경제 이야기라 이해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경제 서적들이 그러하듯 금리나 환율 이야기로 시작하여 비슷한 수순을 밟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주택 담보대출을 받을 때 등장하던 용어가 하나 더 생겨났다는 것은 모르고 있었기에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만큼 내가 경제 관련에 관심이 없었다는 증거이기도 해서 어느 정도 경각심도 생겼고 최근 적금이 만기 되어 통장에 있던 금액을 예적금으로 다시 가입하면서 이자율이나 가입 요건 등이 헷갈려 당황스러웠던 기억도 있어 관련 글들이 나올 땐 이 책을 일주일만 미리 만났다면 좋았을걸 싶은 아쉬움도 들었다.

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을 늘 예의주시해야 재테크할 때도 도움이 될 텐데 큰 관심이 없으니 노후엔 뭘 먹고 사나 싶은 조바심에 경제나 재테크 관련 서적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주기적으로 들기는 하지만 역시 뭘 공부하고 계산한다는 것 자체가 귀찮아 놓기 일쑤였던 것 같다. 그러니 늘 노후 걱정은 제자리걸음이고 이런 생각만 하다가 결국 노후에 땅을 치며 후회하겠다는 불안감이 있지만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서 다음에...라며 넘겼던 적이 많았는데 아주 기본적인 것들부터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정리되어 있다.

누가 잡아 이끌어줘서가 아니라 악착같이 달려들어도 잘 안되는 것이 돈을 버는 일인데 삶에 대한 조바심과 불안감에 시달리면서도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경제 입문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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